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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스테이

지구에서 스테이

(세계 18개국 56명 대표 시인의 코로나 프로젝트 시집)

김혜순, 김소연, 오은, 피오나 샘슨, 천이즈 (지은이), 김태성, 요시카와 나기 (옮긴이)
&(앤드)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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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스테이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지구에서 스테이 (세계 18개국 56명 대표 시인의 코로나 프로젝트 시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209273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0-11-30

책 소개

일본 쿠온출판사에서 기획ㆍ출간한 <지구에 스테이地球にステイ!>(2020.9.30. 출간)를 번역해 한국어판으로 재출간한 시선집이다. 일본에서 한국문학을 소개하기 위해 설립된 쿠온출판사는 코로나 대유행을 주제로 세계 코로나 프로젝트 시집을 기획해 발간했다.

목차

들어가는 말
생존신고서가 된 시_나민애 문학평론가
시는 슬픔의 바다에 기쁨의 물방울을 떨어뜨린다_요쓰모토 야스히로 시인

1
우리도
구하고 싶습니다
_한국
우주엄마_김혜순
사리의 시간엔_허영선
마왕거미가 펼쳐놓은_장옥관
신생국, 별의 먼지_엄원태
꽃병과 파도의 거리_이원
거짓말처럼_김소연
거리 좁히기_윤일현
적의 위치_이장욱
내가 무섭다_손수여
모든 것들은 그날을 꿈꾸기에 우는 것이다_김상윤
그것_오은
노모 일기·2_김욱진
여름밤 칵테일_황유원
노래_이삼례

2
이 도시가 죽은 사람을
바다로 버리기 시작한 것은 사월이었다
_유럽ㆍ영미
COVID-19에 관한 규칙_마이클 브레넌
차이가 있는 한,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과 병든 인간_필립 메이즈만
나는 샘이 될 거야_오렐리아 라사크
무슨 일이 있어도 재의 바다에 노를 놓쳐서는 안 된다_괵체누르 체레베이오루
마스크 없이_루이즈 뒤프레
뒤늦은 의회대표 질문_리커 마르스만
무제無題_스타니슬라프 르보브스키
새집에 덮개를 씌우다_마투라
아픔을 사멸하기 위한 블랙맘바의 독_얀 라우베레인스
어느 일기의 한 토막_호셉 로드리게스
새로운 음악_피오나 샘슨
이 모든 것이_아나 리스토비치
히포콘더_에드거 바서
우리는 돌아가는 장소에 속하는가? 아니면 죽는 장소에 속하는가?_니콜라 마지로브
호흡 연습_다니엘라 바르바라

3
나는 바이러스
맑은 후에 흐림 가끔 멸망
_일본
2020년 3월과 6월, 도쿄에 새로 생긴 전철역을 7월에 처음 찾았다_가니에 나하
구멍_야가미 기리코
기물진사가寄物陳思歌 세 수首_사토 유미오
내 집_사이하테 타히
네가 이 시를 쓰고 있다_가쿠 와카코
마스크맨_미야케 유스케
비행기구름_강한나
사랑 노래_야마자키 가요코
봉쇄_모리야마 메구미
코로나의 달을 둘러싼 단카 열 수_요쓰모토 야스히로
지구에 스테이하는 우리들은_이토 세이코
가미神를 죽이는 이야기_교 노부코
귀곡鬼哭_요시카와 나기
필요한 가게_오사키 사야카
하늘_호소다덴조

4
적어도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고
_중국, 홍콩, 타이완
2020, 보이지 않는 것_천이즈
2020년의 아픔을 만지다_샤오샤오
꿀_류와이통
도시의 코로나 바이러스_록 훙
먼 끝_천위홍
밤의 노래_추안민
비 오는 날의 우울_크리스 송
사람이 불에 탔다_위요우요우
생장의 힘_치우화둥
항역抗疫시대_쨍젱헝
예술은 잘 모르겠는데 / 열 가지 질문_타미 라이밍 호
진혼가에서의 발췌_재키 유옌

역자 후기
바이러스의 재난 앞에서 너무나 무력한 문학_김태성 번역가
지구에서 스테이!_요시카와 나기 번역가

저자소개

김혜순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9년 『문학과지성』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또 다른 별에서』(1981), 『아버지가 세운 허수아비』(1985), 『어느 별의 지옥』(1988), 『우리들의 음화』(1990), 『나의 우파니샤드, 서울』(1994), 『불쌍한 사랑 기계』(1997), 『달력 공장 공장장님 보세요』(2000), 『한 잔의 붉은 거울』(2004), 『당신의 첫』(2008), 『슬픔치약 거울크림』(2011), 『피어라 돼지』(2016), 『죽음의 자서전』(2016), 『날개 환상통』(2019),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2022),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2025), 시 산문집 『않아는 이렇게 말했다』(2016), 산문집『여자짐승아시아하기』(2019), 시론집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2002), 『여성, 시하다』(2017), 인터뷰집 『김혜순의 말』(2023), 합본 시집 『김혜순 죽음 트릴로지』(2025) 등을 펴냈다. 1989년부터 2021년 2월까지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재직하며 수많은 시인·작가를 배출했다. 2026년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명예교수이다. 김수영문학상(1997), 소월시문학상(2000), 현대시작품상(2000), 미당문학상(2006), 대산문학상(2008), 이형기문학상(2019), 대한민국문화예술상(2019),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2019), 스웨덴 시카다상(2021), 삼성호암상 예술상(2022),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2024, 시 부문), 독일 국제문학상(2025) 등을 수상했고, 영국 왕립문학협회 국제작가(2022), 미국 예술·과학 아카데미(AAAS) 회원(2025)으로 선정됐다. 주요 시집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어, 일본어, 스웨덴어, 폴란드어, 덴마크어 등으로 번역되어 세계 곳곳에서 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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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어릴 적에는 회색을 가장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갈피를 못 잡고 언제나 오락가락 정신없었다. 변덕이 죽 끓듯 했고, 머릿속으로 그 죽을 끊이다가 새까맣게 태워먹기 일쑤였다. 빨간색이라는 이유로 피와 고깃덩어리를 무서워했고, 같은 이유로 사과와 우체통을 마음에 두었다. 같은 빨간색이라도 채도와 명도에 따라 다채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았다. 부잣집 아이들처럼 은색과 에메랄드색이 포함된 64색 크레파스를 갖고 싶었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원색은 좋아했지만 원색적인 말은 싫어했다. 한마디로 평범했단 소리다. 특히 푸른색에 열광했는데, 등굣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시간 날 때마다 휘파람을 불었지만 쇳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을 묵묵히 인정하게 되었다. 키는 쑥쑥 자랐지만, 노래방에서는 외려 키를 낮춰야만 했다. 시험을 망친 날에는 하늘이 노래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청포도 맛이 나는 연두색 사탕을 아작아작 깨물어 먹는 일이 잦았다. 이십대에는 하늘과 바다를 보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대신, 빨간색이 식욕을 돋우는 색이라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 선홍색 꽃등심이 회색으로 변할 때는 왠지 모르게 서글퍼졌다. 더이상 나는 회색을 동경하는 어린아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20년 넘게 쓰고 있던 색안경들을 손수 하나씩 벗었다. 하얀 종이에 까만 글자들을 채워넣는 일은 어느새 인생의 커다란 부분이 되어 있었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개중 빨간 펜이 가장 무시무시하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다. 서른이 된 지금은 연두색을 가장 좋아한다. 먼셀 표색계에서 5GY 7/10에 해당하는 바로 그 색 말이다. 연두라는 말에는 모종의 가능성이 담겨 있다. 앞으로 더 짙어질 거라는 희망도 있고 무럭무럭 자라나 누군가에게 그늘을 선사해주겠다는 당찬 의지도 있다. 무엇보다 연두는 철들지 않아서 좋다. 철이 들면 색은 짙어지고 무거워지고 참을 수 없이 끈적끈적해진다. 나는 아마 평생 철들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레드와 옐로의 계절을 지나 화이트와 블랙의 계절을 거쳐 그린과 블루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고유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색다르게 사는 법이 필요한 때가, 또다시 찾아든 것이다. 2002년 『현대시』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 『없음의 대명사』, 청소년 시집 『마음의 일』,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다독임』 『초록을 입고』 『뭐 어때』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등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 시인수첩작품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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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이즈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53년에 타이완 동부 화롄에서 태어나 가오슝사범대학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홍콩에 유학하면서 중국 시문의 전통을 몸에 익혔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타이완 굴지의 신문인 「연합보」에서 부간주임으로 근무하다가 현재는 국립사범대학 중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청삼』, 『신혼별』, 『내 젊은 시절의 연인』, 『불안한 거주』, 『변계』 등 9권의 시집을 비롯하여 산문집과 평론집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중산문학상, 룽허우기금회 타이완 시가상 등 중요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이 영어, 일어, 한국어 등으로 번역 소개되었다. 폭넓은 시야와 경험으로 동서양 시가 미학의 장점을 두루 공유하면서 서사와 서정을 하나의 용광로에 제련해 내는 타이완 시단의 전형적인 중견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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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샘슨 (지은이)    정보 더보기
영국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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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성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에서 출생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타이완 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학 연구공동체인 한성문화연구소(漢聲文化硏究所)를 운영하면서 중국 문학 및 인문저작 번역과 문학 교류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문화번역 관련 사이트인 CCTSS 고문, 《인민문학》한국어판 총감 등의 직책을 맡고 있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고전의 배후』, 『방관시대의 사람들』, 『마르케스의 서재에서』 등 140여 권의 중국 도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2016년 중국 신문광전총국에서 수여하는 ‘중화도서특수공헌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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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카와 나기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인하대학교 국문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경성의 다다, 동경의 다다』 등이, 옮긴 책으로 『일본 우익 사상의 기원과 종언』 『사과에 대한 고집』 『친애하는 미스터 최』 『그 순간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공역) 등이 있으며, 박경리의 『토지』(공역), 최인훈의 『광장』과 김혜순, 오규원, 신경림 시인의 작품 등을 일본어로 번역, 소개했다. 김영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번역으로 제4회 일본번역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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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코로나 프로젝트 시집 ≪지구에서 스테이≫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적혀있다. 무서운 꿈을 꾸고 나서 아침에 울었다는 이야기. 꿈마저 못 꾸는 건 더 무섭다는 이야기. 그리고 걱정 말고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소망까지. 이제 악몽은 너무 커져서 서로의 꿈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는 숨쉬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당신 역시 가끔 악몽을 꾼다. 때로는 현실이 악몽인지, 악몽이 현실인지 헷갈리면서 꾼다. 우리의 꿈은 다르지만 다르지 않다. 나는 이 사실을 믿고 다른 사람의 다른 꿈 이야기로 마음을 식힌다.
멸종과 폐허가 다가온다는 사실을 누구나 경고하고 누구나 경계한다. 그 경고와 경계가 구체화된 게 코로나19라고 다들 수군거린다. 수군거림이 아파서 우리는 모였다. 혼자서는 너무 춥고 깜깜하니까. 나 여기에서 이렇게 꿈꾸고 너 거기에서 그렇게 꿈꾸었다. 생존신고서를 쓰듯 시를 모았다. 혼돈의 시기에 적은 힘으로 싸우는 전술을 게릴라라고 부른다. 꿈꾸기 영역에 게릴라가 있다면 그들은 바로 여기 모인 시인들일 것이다.
어둠의 시기엔 어둠의 언어가 되어 만나자.
시를 쓰고 읽는 눈빛도 빛의 하나여서,
이 어둠 속에서 반짝반짝 점멸한다.

_나민애 문학평론가(들어가는 말, <생존신고서가 된 시> 중에서)


금지되어 있었는데 결국
전혀 신기하지 않다고 밝혀진 그 무엇을 버리는 것처럼
어떤 자는 죽고 또 우리들 가운데 어떤 자는
계속 걸어서 친숙한
우리들의 종언으로 들어간다 혹
그 길이 모래밭이었다면
비가 적은 올해 봄이
발자국쯤은 남겨주겠지

_피오나 샘슨, <새로운 음악> 중에서


이름이 들렸다
분명 내 이름인데,
내 이름은 흔하지 않은데,
선뜻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거기 있었다
입매가 사라지니 눈매가 매서워졌다
표정을 알 수 없어서
서로가 서로를 경계했다
귀를 더듬으니 마스크가 사라지고 없었다
코와 입을 가린 채,
사람들이 일제히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나는 벌거벗은 사람이 되어있었다

_오은, <그것> 중에서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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