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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209273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0-11-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생존신고서가 된 시_나민애 문학평론가
시는 슬픔의 바다에 기쁨의 물방울을 떨어뜨린다_요쓰모토 야스히로 시인
1
우리도
구하고 싶습니다
_한국
우주엄마_김혜순
사리의 시간엔_허영선
마왕거미가 펼쳐놓은_장옥관
신생국, 별의 먼지_엄원태
꽃병과 파도의 거리_이원
거짓말처럼_김소연
거리 좁히기_윤일현
적의 위치_이장욱
내가 무섭다_손수여
모든 것들은 그날을 꿈꾸기에 우는 것이다_김상윤
그것_오은
노모 일기·2_김욱진
여름밤 칵테일_황유원
노래_이삼례
2
이 도시가 죽은 사람을
바다로 버리기 시작한 것은 사월이었다
_유럽ㆍ영미
COVID-19에 관한 규칙_마이클 브레넌
차이가 있는 한,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과 병든 인간_필립 메이즈만
나는 샘이 될 거야_오렐리아 라사크
무슨 일이 있어도 재의 바다에 노를 놓쳐서는 안 된다_괵체누르 체레베이오루
마스크 없이_루이즈 뒤프레
뒤늦은 의회대표 질문_리커 마르스만
무제無題_스타니슬라프 르보브스키
새집에 덮개를 씌우다_마투라
아픔을 사멸하기 위한 블랙맘바의 독_얀 라우베레인스
어느 일기의 한 토막_호셉 로드리게스
새로운 음악_피오나 샘슨
이 모든 것이_아나 리스토비치
히포콘더_에드거 바서
우리는 돌아가는 장소에 속하는가? 아니면 죽는 장소에 속하는가?_니콜라 마지로브
호흡 연습_다니엘라 바르바라
3
나는 바이러스
맑은 후에 흐림 가끔 멸망
_일본
2020년 3월과 6월, 도쿄에 새로 생긴 전철역을 7월에 처음 찾았다_가니에 나하
구멍_야가미 기리코
기물진사가寄物陳思歌 세 수首_사토 유미오
내 집_사이하테 타히
네가 이 시를 쓰고 있다_가쿠 와카코
마스크맨_미야케 유스케
비행기구름_강한나
사랑 노래_야마자키 가요코
봉쇄_모리야마 메구미
코로나의 달을 둘러싼 단카 열 수_요쓰모토 야스히로
지구에 스테이하는 우리들은_이토 세이코
가미神를 죽이는 이야기_교 노부코
귀곡鬼哭_요시카와 나기
필요한 가게_오사키 사야카
하늘_호소다덴조
4
적어도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고
_중국, 홍콩, 타이완
2020, 보이지 않는 것_천이즈
2020년의 아픔을 만지다_샤오샤오
꿀_류와이통
도시의 코로나 바이러스_록 훙
먼 끝_천위홍
밤의 노래_추안민
비 오는 날의 우울_크리스 송
사람이 불에 탔다_위요우요우
생장의 힘_치우화둥
항역抗疫시대_쨍젱헝
예술은 잘 모르겠는데 / 열 가지 질문_타미 라이밍 호
진혼가에서의 발췌_재키 유옌
역자 후기
바이러스의 재난 앞에서 너무나 무력한 문학_김태성 번역가
지구에서 스테이!_요시카와 나기 번역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코로나 프로젝트 시집 ≪지구에서 스테이≫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적혀있다. 무서운 꿈을 꾸고 나서 아침에 울었다는 이야기. 꿈마저 못 꾸는 건 더 무섭다는 이야기. 그리고 걱정 말고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소망까지. 이제 악몽은 너무 커져서 서로의 꿈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는 숨쉬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당신 역시 가끔 악몽을 꾼다. 때로는 현실이 악몽인지, 악몽이 현실인지 헷갈리면서 꾼다. 우리의 꿈은 다르지만 다르지 않다. 나는 이 사실을 믿고 다른 사람의 다른 꿈 이야기로 마음을 식힌다.
멸종과 폐허가 다가온다는 사실을 누구나 경고하고 누구나 경계한다. 그 경고와 경계가 구체화된 게 코로나19라고 다들 수군거린다. 수군거림이 아파서 우리는 모였다. 혼자서는 너무 춥고 깜깜하니까. 나 여기에서 이렇게 꿈꾸고 너 거기에서 그렇게 꿈꾸었다. 생존신고서를 쓰듯 시를 모았다. 혼돈의 시기에 적은 힘으로 싸우는 전술을 게릴라라고 부른다. 꿈꾸기 영역에 게릴라가 있다면 그들은 바로 여기 모인 시인들일 것이다.
어둠의 시기엔 어둠의 언어가 되어 만나자.
시를 쓰고 읽는 눈빛도 빛의 하나여서,
이 어둠 속에서 반짝반짝 점멸한다.
_나민애 문학평론가(들어가는 말, <생존신고서가 된 시> 중에서)
금지되어 있었는데 결국
전혀 신기하지 않다고 밝혀진 그 무엇을 버리는 것처럼
어떤 자는 죽고 또 우리들 가운데 어떤 자는
계속 걸어서 친숙한
우리들의 종언으로 들어간다 혹
그 길이 모래밭이었다면
비가 적은 올해 봄이
발자국쯤은 남겨주겠지
_피오나 샘슨, <새로운 음악> 중에서
이름이 들렸다
분명 내 이름인데,
내 이름은 흔하지 않은데,
선뜻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거기 있었다
입매가 사라지니 눈매가 매서워졌다
표정을 알 수 없어서
서로가 서로를 경계했다
귀를 더듬으니 마스크가 사라지고 없었다
코와 입을 가린 채,
사람들이 일제히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나는 벌거벗은 사람이 되어있었다
_오은, <그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