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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크리스마스 캐럴

찰스 디킨스 (지은이), 김옥수 (옮긴이)
  |  
비꽃
2016-11-20
  |  
8,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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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책 정보

· 제목 : 크리스마스 캐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85393278
· 쪽수 : 160쪽

책 소개

비꽃 세계 고전문학 7권. 찰스 디킨스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은 찰스 디킨스 문학의 백미이다. 화려한 문장에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작품이다. 현대문명에 대한 처절한 비판이며, 자본주의와 빈익빈 부익부, 그리고 인간소외에 대한 고발이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로 인간을 파악하며 대안을 모색한 작품이다.

목차

말리 유령 첫 번째 마당
첫 번째 크리스마스 유령 두 번째 마당
두 번째 크리스마스 유령 세 번째 마당
마지막 유령 네 번째 마당
끝나는 이야기 다섯 번째 마당
부록 - 작품해설

저자소개

찰스 디킨스 (지은이)    정보 더보기
1812년 영국 포츠머스의 해군 경리국에서 근무하는 하급 관리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가 열두 살 때, 호인이었으나 생활력이 없었던 아버지가 빚을 지고 투옥하는 바람에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구두약 공장에서 열 시간씩 일하게 되었다. 이때의 경험이 훗날 그의 작품에 큰 영향을 끼쳤다. 열다섯 살에 변호사 사무소의 사환, 법원 속기사를 거친 끝에 신문기자가 되어 의회에 관한 기사를 쓰게 되었다. 또한, 청소년기부터 고전을 탐독하면서 일찍이 문학에 눈을 떴고 이에 기자 생활을 하며 쌓은 경험이 더해져 풍부한 관찰력과 식견을 갖추었다. 1833년 잡지에 단편을 투고해 당선된 데 힘입어 계속해서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1836년 발표한 단편을 모아 《보즈의 스케치》를 출간했다. 그는 스물네 살에 신진작가로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했다. 다음 해에 완성한 장편소설 《피크위크 클럽의 기록》(1837)에는 그의 뛰어난 유머 감각이 발현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다음 작품인 《올리버 트위스트》(1838)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작가로서 확고한 위치를 확립했다. 그 후 영국과 미국의 각계각층 독자의 호응에 보답해 《니콜라스 니클비》 (1839)《골동품 상점》(1842) 〈크리스마스 캐럴〉(1843) 등 중.장편소설을 연이어 발표해 명성을 떨쳤다. 몸소 체험한 사회 밑바닥 생활상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세상의 부정과 모순을 용감하게 비판했던 그는 1850년부터 이전 작품과 성격이 조금 다른《데이비드 코퍼필드》(1850) 《황폐한 집》(1852) 《위대한 유산》(1861) 등을 집필했다. 이외에도 다수의 소설과 수필을 남겼다. 작품을 쓰는 일뿐만 아니라 잡지사 경영, 자선 사업, 연극 상연, 자작품 공개 낭독회, 각 지방의 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1870년 6월 9일 세상을 떠났다. 소박한 평민이나 교양 있는 사람들, 빈민층을 막론하고 누구나 동감하는 작품을 써서 생전에 폭넓은 인기를 누렸던 그는 현재 영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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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수 (옮긴이)    정보 더보기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임프리마 코리아’ 영미권 부장과 도서출판 ‘사람과 책’에서 편집부장을 지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파운데이 션』,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마음이 머무는 곳』, 『내가 처음 만난 셰익스피어』, 『천상의 예언』,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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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유령이 한탄하는 소리에 스크루지는 크게 낙담하며 사시나무처럼 덜덜 떨었어.
“내 말 잘 듣게! 나한테 주어진 시간은 다 되었으니까.”
마침내 유령이 커다랗게 말하자, 스크루지가 대답했지.
“알겠네. 하지만 너무 가혹한 말은 말아주게! 억지로 듣기 좋은 말도 말고, 제이콥! 부탁이야!”
“자네가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내가 자네 앞에 어떻게 나타났는지 모르겠네. 지금까지 내가 수없이 나타나서 옆에 앉았지만, 자네는 한 번도 몰랐거든.”
듣기 좋은 말은 아니야. 그래서 스크루지는 덜덜 떨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고, 유령은 계속 말했어.
“나는 지금 속죄하는 마음뿐이라네. 그래서 자네한테 경고하러 왔어. 아직 자네한테는 나 같은 운명에서 벗어날 기회와 희망이 있어. 내가 만들어낸 기회와 희망이지, 에버니저.”
“예전에도 자네는 항상 좋은 친구였어. 고맙네!”
스크루지가 대답하자 유령이 다시 말했어.
“자네한테 유령 셋이 찾아올 거야.”
스크루지는 아까 유령이 그런 만큼이나 침통한 표정을 짓더니, 덜덜 떨면서 따져 물었어.
“바로 그게 자네가 말한 기회와 희망인가, 제이콥?”
“그렇다네.”
“그……그렇다면 관두는 편이 좋겠네.”
“유령을 안 만나면 자네는 내가 걸어간 길을 피할 수 없어. 첫 번째 유령은 새벽 한 시를 알리는 종이 울릴 때 나타날 걸세.”
“유령 셋을 한꺼번에 만나는 거로 끝낼 순 없을까, 제이콥?”
스크루지가 넌지시 묻는데도 유령은 자기 말만 했어.
“두 번째 유령은 다음날 같은 시각에 나타날 거야. 세 번째 유령은 그 다음 날 밤 열두 번째 종소리가 자정을 알리며 잦아든 다음. 이제 나는 다시 안 나타나. 하지만 자네는 내가 한 말을 명심하는 게 좋을 거야!”
유령은 말을 마치더니, 탁자에서 보자기를 집어 얼굴을 처음처럼 동그랗게 묶었어. 보자기로 위턱과 아래턱이 맞물리도록 묶을 때 이빨이 날카롭게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스크루지는 그 점을 깨달았지.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고개를 드니, 초자연적인 방문객이 꼿꼿이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거야, 쇠사슬을 둘둘 감아서 팔에 걸친 모습으로.
유령이 뒤로 물러나는데, 걸음을 디딜 때마다 창문이 저절로 조금씩 열리다가 창가에 도달하는 순간에 활짝 열렸어.
유령이 가까이 오라고 손짓해서 스크루지는 그렇게 했어. 두 걸음도 안 될 거리에 이르자, 말리 유령이 손을 들어서 더는 다가오지 말라고 경고하는 거야. 스크루지는 그 자리에 멈췄지.
순순히 복종하려고 그런 게 아니라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서야. 유령이 손을 치켜드는 순간에 허공을 이상하게 가득 메우는 소리, 탄식과 통곡이 뒤엉킨 소리,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구슬프게 흐느끼며 자신을 책망하는 소리 같은 게 들렸거든. 말리 유령은 잠시 귀를 기울이다가 애달픈 장송곡을 따라 부르더니, 둥둥 떠서 황량하고 어두운 밤하늘로 나갔어.
스크루지는 호기심을 못 이기고 창문으로 쫓아가서 바깥을 내다봤어.
공중에 온갖 유령이 가득 들어차서 안절부절못하고 이리저리 떠돌며 앓는 소리를 뱉어냈어. 하나같이 말리 유령처럼 쇠사슬을 몸에 둘렀어. 쇠사슬이 없는 유령은 하나도 없었지. 개중에는 쇠사슬이 서로 겹치기도 하는데, 공직에 있다가 이중으로 죄를 지은 것 같아. 대부분이 살아생전에 스크루지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유령이야. 늙은 유령 한 명은 예전에 아주 친하게 지내던 사이로 하얀 조끼 차림에 쇠로 만든 흉측한 금고를 발목에 찼는데, 어느 불쌍한 여인이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문간에 앉은 모습을 내려다보고도 무엇 하나 도울 수 없다는 사실에 비참하게 우는 거야. 모든 유령이 고통스러워하는 건 가난한 인간을 자비로운 마음으로 돕고 싶어도 이제는 영원히 그럴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지.
그런데 이렇게 많은 유령이 안갯속으로 사라진 건지 안개가 수의처럼 휘감은 건지 모르겠지만, 유령들 모습과 울부짖는 소리가 서서히 사라졌어. 어느새 밤하늘은 스크루지가 집으로 걸어올 때랑 똑같게 변했지.
스크루지는 창문을 닫고 말리 유령이 들어온 방문을 살폈어. 자기 손으로 채운 이중 자물쇠도 그대로고 나사가 빠진 흔적도 없어. “엉터리!”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려는데, 바로 입을 다물었어. 이상한 감정에 휘말린 탓인지, 일과에 지친 탓인지, 사후세계를 엿본 탓인지, 말리 유령과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나눈 탓인지, 시간이 너무 늦은 탓인지, 그만 잠자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아 침대로 곧장 가서 옷도 안 벗고 그대로 곯아떨어졌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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