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 평양 60

작가의 말


1장 부탁 * 013
2장 김일성종합대학 교수가 되다 * 037
3장 오사카의 여름 * 073
4장 고난의 행군 * 089
5장 베이징이여 안녕 * 111
6장 15호 관저에 초대받다 * 137
7장 사랑의 그림자 * 155
8장 아, 6·25 * 199
9장 천우신조 * 233
10장 가족과의 재회 * 261
11장 추억의 저편 * 281
12장 평양의 봄 * 311
13장 내 사랑 인혜 * 331

서울 생각, 평양 생각, 인혜 생각..... 오래된 흑백영화처럼 한 장면씩 떠올랐다가 사라져간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 많은 사연들..... 그저 지나간 추억의 한 자락으로 치부해버리기엔 너무도 진한 여운이 남는다. 암울했던 일제 치하의 어린 시절, 행복했던 고교 시절, 아름다웠던 연애 시절, 조각나고 굴곡진 20대, 천당과 지옥이 교차한 30대, 안정되고 영광스런 인생의 후반부.....

보따리를 꺼내 다시 대낮처럼 밝게 불이 켜져 있는 주체사상탑 밑으로 갔다. 떨리는 손으로 인혜의 옛날 편지를 꺼냈다. 탑의 꼭대기에서 이글거리는 횃불보다도 더 강렬하고 더 뜨겁게 타오르는 나의 심장이 심한 박동소리를 냈다. 지금 이 순간만은 이념도 사상도 도덕도 체면도 다 벗어던지고 오롯이 인혜의 남자로만 가슴이 불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