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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의 좌판

김규항의 좌판

(우리 시대 에피큐리언들의 스물여섯 가지 생활양식)

김규항 (지은이)
  |  
알마
2014-04-15
  |  
1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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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의 좌판

책 정보

· 제목 : 김규항의 좌판 (우리 시대 에피큐리언들의 스물여섯 가지 생활양식)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85430188
· 쪽수 : 328쪽

책 소개

“현실이 그러니 적응하고 살아야지.” “변화? 안 될 거야, 아마.”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자본주의가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는 데 어느 정도 동의한다는 사람들마저 이렇게 말한다. 그럼에도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김규항이 인터뷰했다.

목차

들어가는 말 우리 시대 에피큐리언들의 스물여섯 가지 ‘생활양식’
01 ‘희망버스’ 시인 송경동 “희망은 가진 자들이 만든 질서를 넘어서는 용기다”
02 ‘강정마을 지킴이’ 신부 문정현 “나만이라도 래디컬의 하한선을 지키겠다”
03 판화가 이윤엽 “자기를 드러낸 예술은 모두가 민중예술”
04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이창근 “문화가 없는 노동자는 질 수밖에 없다”
05 다큐멘터리 감독 김일란·홍지유 “오독의 여지야말로 다큐의 힘”
06 유성기업 해고노동자 이정훈 “연대는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싸움”
07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박경석 “장애가 죄가 되는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
08 음악가 김두수 “룰이 깨진 경쟁을 넘어 다른 세상을 노래하다”
09 ‘기찻길 옆 작은학교’ 큰이모 김중미 “고난과 헌신? 나는 어릴 적 꿈을 이루었다”
10 만화가 이은홍 “자본주의 모순을 그린 역사만화로 아이들을 만나다”
11 학습지노조 재능교육 전 지부장 유명자 “불가능한 싸움은 없다, 우리가 연대한다면”
12 좌파 교육활동가 한형식 “체제를 위협하지 않는 저항은 저항이 아니다”
13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 모임’ 김하은·최덕규·박효미 “아름답지 않은 현실, 아이들이 살 세상이기에 덮어둘 수 없다”
14 기타리스트 윤병주 “구조에 내맡기지 않고 스스로 고민하는 삶”
15 ‘빈집’ 장기투숙자 지음 “가장 비싼 상품인 집을 갖겠다는 건 이웃과 소통하지 않겠다는 뜻”
16 문화활동가 신유아 “삶의 현장에서 벌이는 싸움과 그들을 돕는 예술활동은 하나다”
17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이종회 “사회주의는 몽상이 아니라 매우 현실적인 대안”
18 실험예술가 이한주 “실험예술은 시스템에 균열을 내는 행위이자 놀이”
19 대안교육 전문지 <민들레> 발행인 현병호 “소문난 모범생, 대학에서 배울 게 없어 교육운동가 되다”
20 밴드 ‘레나타 수이사이드’ 람혼·파랑·반시 “진보 취향이 유행하는데도 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까”
21 놀이운동가 편해문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
22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활동가 김혜진 “인간다운 삶을 향해 내딛는 보편적인 발걸음”
23 연극인 오세혁 “우물쭈물하는 사람을 한 발짝 나가게 할 희극의 힘”
24 노동운동가 한석호 “낡고 단단한 껍질을 벗고 무지개 사회주의를 향해”
25 다큐멘터리 감독 태준식 “사회를 거울처럼 비추는 나쁜 카메라”
26 전국언론노조 전 위원장 이강택 “새로운 것은 기발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간과해온 것”

저자소개

김규항 ()    정보 더보기
사회문화 비평가이자 교육운동가. 사람들이 정치나 경제 고민에서 벗어나 저마다의 작은 일상에 골몰하는 세계를 소망한다. 시스템의 본질에 대한 천착, 간결한 문체와 통찰력 있는 문장의 글을 써왔다. 근래에는 저술에 집중하면서 현대예술 분야 사람들과의 협업도 시도한다. 2003년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를 창간, 발행인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예수전》 《B급 좌파》 《혁명노트》 등이 있다. 《자본주의 세미나》는 장기화하고 깊어지는 자본주의 위기를 현상만으로 비판하는 것을 넘어 근본 원인을 성찰한다. 자본주의의 체제 구조 및 작동법칙을 밝혀, 오늘날 역사 속의 한 생산양식으로서 자본주의가 늙고 노쇠했음을 드러낸다. 새로운 세계가 생겨나는 이행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변화의 주역은 선구자나 성난 비판자가 아닌, 스스로 사유하는 개인들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페이스북 /gyuhang 홈페이지 gyuha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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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01 ‘희망버스’ 시인 송경동 “희망은 가진 자들이 만든 질서를 넘어서는 용기다”
저는 참 행복한 사람이죠. 말씀대로 많은 사람이 자본의 감옥에 갇혀, 또 생존의 감옥에서 매달려 힘들게 살아가잖아요. 이런 세상에서 육신은 좀 묶여 있을지 몰라도 심적으로나 양심적으로는 혼자 놓여나서 산다는 게 오히려 미안하고 과분하다는 생각을 해요. _13쪽
제가 ‘현장에 있는 유일한 시인’ ‘노동운동과 결합하는 유일한 시인’이라는 말을 듣는 게 기분 좋아지는 순간, 아마 내가 썩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진짜 저명해져야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용산4구역 철거 현장 싸움을 예로 들면, 60여 명이 망루에 올라갔는데 거기에는 자기 지역이 아닌데도 올라간 철거민들이 있었어요. 그 새벽 망루에 올라갔던 평범한 사람들, 그 순간 인간적 연대와 유대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사람들. 저명해야 할 사람들은 바로 그들이죠. _23쪽

02 ‘강정마을 지킴이’ 신부 문정현 “나만이라도 래디컬의 하한선을 지키겠다”
제가 래디컬의 하한선을 지키는 이유는 하나예요. 예수 때문입니다. 예수가 가난한 이웃, 고통받는 이웃들과 함께하라고 가르쳤고 내가 동의했으니까요. 민주화운동이든 반反이명박 운동이든, 무슨 이름을 달았건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거스르는 것이라면 저와 구분 지을 수밖에 없는 거죠. _34쪽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게 평화입니다. 그러나 저절로 오는 평화는 없습니다. _36쪽


03 판화가 이윤엽 “자기를 드러낸 예술은 모두가 민중예술”
재미와 즐거움이죠. 현장은 물론 슬픈 일투성이이지만 제가 뜨면 사람들이 좋아하고 그러면 저도 좋아요. 현장이 제 그림에 힘을 주고 제가 현장의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거죠. ‘내가 뜨면 싸움은 이겨’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떠벌리고 다녀요. 요즘 싸움이라는 게 이겼다고 해도 애매한 절충과 타결인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파견미술가들이 싸움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게 전 좋아요. _45쪽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소수의 부자들이 아니라면 산다는 건 언제나 힘들고 만만치 않아요. 그러나 행복이라는 건 큰 게 아니잖아요. … 저는 어릴 때도 가난했지만 행복했고 지금도 부자가 아닌데도 행복한 걸 보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_46쪽

04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이창근 “문화가 없는 노동자는 질 수밖에 없다”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 생활이라는 게 그런대로 안정적이잖아요. 그래서 멀쩡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더라는 거죠. 어떻게 ‘웰빙’을 즐길 건지가 아니라 내가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 건지, 아이 교육은 어떻게 할 건지, 이런 게 전혀 없더라는 거죠. 교육문제만 해도 만약 우리가 공동체적인 활동을 하면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는 교육을 고민하고 시도해왔다면 똑같이 맞아도 데미지가 달랐을 거예요. _53쪽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게 있긴 해요. 파란 잔디 위에서 5,000명이 모여서 조용히 책을 읽는 거예요. 주제가 만일 ‘삼성 비판’이라면 삼성 문제와 관련한 모든 책과 자료를 다 모아서 앰프나 확성기는 일절 쓰지 않고 조용히 그걸 읽는 거죠. 저놈들이 정말 아파하는 일을 함께 해보는 거죠. _58쪽

05 다큐멘터리 감독 김일란·홍지유 “오독의 여지야말로 다큐의 힘”
경찰 진압 과정의 팩트뿐 아니라 그들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말하고 싶었어요. 일방적으로 철거민만 옹호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면 철거민을 ‘순결한 사람들’로 재현할 수밖에 없거든요. 이러면 옴짝달싹 못 하게 돼요. 철거민은 욕망을 가질 수도 없고 비극적 상황만 반복해야 하는 거죠. _66쪽
찰나적이고 뜨거운 분노도 중요하죠. 그런데 그 분노를 성찰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분노에 이끌리는 게 아니라 분노를 ‘핸들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려면 이 시대에 우리가 왜 분노하는지, 어딜 향해 분노해야 하는지를 성찰해야 하죠. _66~67쪽

06 유성기업 해고노동자 이정훈 “연대는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싸움”
‘경기도 어려운데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 아니냐’ ‘비정규직은 100만 원도 못 받는데 지들은 살 만하니까 야간노동도 안 하려고 하는구나’ 같은 이야기들이 있다는 걸 압니다. 정서적으로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게 분명한 이상 우린 야간노동을 없애야 합니다. 노동자는 가진 게 몸뚱이뿐인데 야간노동은 그걸 망가트립니다. _82쪽
자본과 지배계급은 그렇게 탐욕스럽고 이기적이면서도 노동자와 대립할 땐 철저하게 공조하지 않습니까. … 우리가 그들에게 밀리는 이유는 언제나 우리가 그들만큼 연대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연대하는 건 양보나 희생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한 싸움입니다. _85쪽

07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박경석 “장애가 죄가 되는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
자본주의는 경쟁과 속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뒤처지는 사람은 죄인 취급을 받으니, 장애인은 용서받지 못할 죄인인 셈이죠. 장애인운동이 자본주의와의 싸움이라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지만, 장애가 죄가 아니라 하나의 정체성으로 인정받는 세상으로 가려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본주의 체제와 반목할 수밖에 없습니다. _90쪽
노들야학에서 학생들과 이야기할 때가 가장 재미있고 행복해요. 저는 해병대 출신에다 1980년대 그 엄혹한 시절에 대학을 다니 면서도 데모 한 번 안 한 날라리였어요. 그게 정상적인 삶인 줄로만 알던 제가 이렇게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는 것도 노들야학 덕이고 동지들 덕이죠. _97쪽

08 음악가 김두수 “룰이 깨진 경쟁을 넘어 다른 세상을 노래하다”
욕망 덩어리로서의 삶. 욕망이라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삶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무한한데도 그걸 개척하지 않고 남 따라서 더 높아지고 더 많이 가지려는 삶.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좋은 것들은 다 가라앉아 버리고 물질적인 것들만 눈앞에 떠 있어요. 그런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게 늘 아쉽고 불편해요. _105쪽
자본주의는 자유로운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체제라고 하는데 실은 룰이 깨진 경쟁이라 사람들의 상태를 최악으로 만들어요. 자본주의가 인간을 훌륭하게 만드는 사회체제가 아니라는 것과 다른 세상을 상상하는 건, 적극적인 좌파가 아니더라도 상식적인 거라 생각해요. 어쨌거나 그런 체제 속에서 살아간다는 건 불쌍한 일이고 한편으론 그런 체제 속에서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참 존경스럽죠. _108쪽

09 ‘기찻길 옆 작은학교’ 큰이모 김중미 “고난과 헌신? 나는 어릴 적 꿈을 이루었다”
도시빈민들도 삶의 방식은 보통 중산층 시민들과 별로 다르지 않아요. 소비하는 거죠. 이 사회에서 내가 뒤처지지 않게 사는 방법은 남들이 가진 걸 갖는 거니까. 그런데 이게 물 위에 켜놓은 양초처럼, 위는 화려하지만 밑은 뿌리도 없어요. 다들 빚더미에 눌려 살아가요. 우리가 처음 왔을 때와는 전혀 다른 가난이죠. 우리는 사라져버린 뿌리를 다시 심는 싸움을 하는 셈이에요. 더 지루하고 더 지난한 과정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더 가난한 사람들을 포기할 수 없고. _115쪽
무기력함 속에서도 아주 잠깐씩 반짝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 반짝이는 순간을 보는 것, 그 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저희의 희망이죠. _116쪽

10 만화가 이은홍 “자본주의 모순을 그린 역사만화로 아이들을 만나다”
다들 하도 불안해하니 나도 불안해해야 하는 건가 싶어서 내 아들이 가진 ‘스펙’을 정리해봤어요. 그야말로 엄청났어요. 나보다 기타 잘 치지, 컴퓨터도 도사지, 좋은 친구는 내 10대 때보다 더 많지, 주변에 좋은 어른들도 많지. 내가 걔보다 나은 건 현찰을 좀더 갖고 있는 것 하나더라고요. 그리고 아들이 음악을 하겠다는 게 정해져 있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 도대체 내가 뭘 불안해해야 하는지 모르겠던데요. _130쪽
성공인가 실패인가의 기준은 내가 행복한가죠. 음악으로 뜨고 대박 나서 돈 많이 벌고 유명해져도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꽝이잖아요. … 친구들과 술 먹고 놀면서 가끔 당구도 치고 그렇게 살면 돼요. 사실 저는 은근히 그런 상상을 해요. 아들이 면사무소 옆에 작은 가게라도 하나 열어서 기타 작업도 하고 노래도 만들고 아이들도 가르치고 하는 모습. 부담이 될까 싶어 한 번도 말한 적은 없지만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요. … 얘가 밥 먹고 뒷자리를 깔끔하게 처리 안 한다든가 제 옷가지나 잠자리를 정리 잘 안 한다든가 하는 것들 보면 불안해요. 남하고 어울려 살면서 남에게 피해 주고 욕을 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_131~132쪽

11 학습지노조 재능교육 전 지부장 유명자 “불가능한 싸움은 없다, 우리가 연대한다면”
처음에 노동조합을 만들고 파업할 때 부모들과 공감대가 형성됐었어요. ‘내 아이 가르치는 선생이 이렇게 열악한 상황이구나, 이게 개선이 되어야만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겠구나’ 하는 생각들이 있었어요. 한 달 넘게 파업을 했는데 엄마들이 기다려주는 거예요. 늘 돈에 쪼들리면서도 아이들 교재 한 권 안 하면 뭔가 뒤처진다고 조바심 내던, 그렇게 교육열 높던 엄마들이 90퍼센트가 넘게 저희를 기다려줬어요. _140쪽
이렇게 살지 않았으면 조금은 편하게 살 수 있었겠죠. 그런데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볼 수 있었을까요. 이명박보단 노무현이 훌륭하고 나경원보단 박원순이 훌륭하다는 생각 말고 뭘 할 수 있었을까요. 이렇게 살아온 덕에 인간과 세상에 대해 많은 걸 배웠고 성장할 수 있었어요. 노동자로서의 계급의식과 세상을 보는 관점을 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체득한 것도 스스로 대견하고요. … 제가 얼마나 큰 부잔데요. 투쟁으로 만난 이 소중한 인연들, 저를 위로하고 제 삶을 정화해주는 이 사람들이 얼마나 큰 재산인지 몰라요. _143~144쪽

12 세미나네트워크 ‘새움’ 한형식 “체제를 위협하지 않는 저항은 저항이 아니다”
지식인은 변절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체제에 편입되기도 하 지만 대부분은 ‘자기도 모르게’ 편입돼요. 스스로는 현실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믿는데 실은 체제에 봉사하고 있는 겁니다. 사회적으로 보면 체제에 대한 봉사와 기득권을 교환한 것이고요. 개인의 인격이 아니라 지식사회학의 관점에서 시스템을 보는 게 중요해요. _154쪽
노동운동이나 진보정치가 어려움을 겪고 대중이 자유주의 세력의 기만에 휩쓸리는 경향도 거세지만 한편으론 다른 모색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분명한 것 같아요. 저희 회원들이 학생 위주에서 일반인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도 그런 변화겠죠. 《자본론》 세미나를 해도 책만 보는 학생들보다 일반인들의 이해도가 월등합니다. 자기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이니까요. _155쪽

13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 모임’ 김하은·최덕규·박효미 “아름답지 않은 현실, 아이들이 살 세상이기에 덮어둘 수 없다”
엄마들이 아이 초등학교 들어갈 땐 다 일류 대학에 가길 바라고 뭔가 남과는 다르게 살 길 바라지만 그렇게 되는 아이는 반에서 고작 한 명 될까 말까 하거든 요. 저희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곤 해요. “이게 너와 네 친구들이 살 세 상이다.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화려하고 멋진 삶은 특별한 소수의 삶일 뿐이다. 늘 염두에 두고 있어라. 어느 노동자들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면 ‘저건 저 사람들이 뭘 잘못해서 그래, 잘못 살아서 그래’라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생각하면 안 된다. 바로 네 문제이고 너희가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 한다.” _162쪽
책을 읽은 아이들이 마트에서 일하는 분들이 전과는 달 리 보이더래요. 전엔 시식 코너에 놓인 먹을거리가 눈에 들어왔다면 이젠 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대요. 우리가 이런 식으로 하나씩 아 이들에게 던져주면 자라면서 더 깊게 생각하게 될 거라 기대해요. _163쪽

14 기타리스트 윤병주 “구조에 내맡기지 않고 스스로 고민하는 삶”
음악으로 돈을 못 버니까 다른 돈 버는 일을 한다고 보는 분 도 있겠지만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서 돈 버는 다른 일을 만든 거거든요. … 내가 이 고생을 하면서 라면 먹고 고작 몇만 원 받고 음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이미 음악이 좋아서 하는 상태는 아닌 것 같아요. 이런 말이 인디음악인들의 권리 투쟁을 하는 분들에게 오해를 살 수도 있고 또 성공 위주로 생각하는 사람들 에게는 패배자의 말처럼 들릴 수 있을 거예요. 패배도 포기도 아닌 현실을 정확히 보려는 거죠. _175~176쪽
구조에 대해 말하는 게 중요한데 그 방식이 좀 공허하다고 할까요. MB를 욕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요. MB가 벌이는 부조리한 일들의 작은 버전이랄까, 직접 내 삶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선 다를 게 없고 비굴한 경우를 많이 봐요. … 결국 그런 상태에서 외치는 ‘MB 아웃’은 현실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겠죠. 저는 그런 작은 버전들이 먼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게 좍 돼서 위에까지 올라가는 거지, 그런 게 안 돼 있는 데 구조만 탓한다고 좋은 정치나 좋은 예술적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_178쪽

15 ‘빈집’ 장기투숙자 지음 “가장 비싼 상품인 집을 갖겠다는 건 이웃과 소통하지 않겠다는 뜻”
집이 가장 비싼 상품이 되고 집을 마련하기 위해 경쟁한다는 건 내 집의 문이 굳게 닫힌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웃도 없고 친구도 없는, 문을 여는 유일한 사람은 도둑이죠. 집은 내 가족을 위한 것이라 고 하지만, 이런 상태라면 집은 내 가족 간에도 계산은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자라게 하죠. … 독립이 뭔지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독립이 단지 다른 사람과 같이 살지 않고 혼자 살아가는 거라면, 자본이 엮어주는 관계 로 살아가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가족에게 돌아가라거나 혼자 살아가는 자유를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고요. 억압적인 인간관계가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독립해야죠. 하지만 자본관계로부터도 역시 독립해야 한다는 것이죠. 독립은 홀로 살기가 아니라 새롭고 진정한 가족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_185~186쪽

16 문화활동가 신유아 “삶의 현장에서 벌이는 싸움과 그들을 돕는 예술활동은 하나다”
노동자들은 악기를 만들면서도 뮤지션들을 접할 기회는 없었어요. 뮤지션들이 연대하고 함께하니 그렇게 즐거워할 수가 없었어요. 뮤지션들도 ‘내가 사용한 악기가 이렇게 힘들게 일해서 만들어졌구나’ 되새기며 즐거워했고요. … 기타를 만들지만 기타를 칠 줄 아는 노동자가 없었어요. 그런데 투쟁을 하면서 밴드도 만들고 이젠 공연도 해요. 싸움이 어떻게 귀결되는가와 별개로 그들의 삶에 작은 기쁨과 힘이 된 것 같아 참 좋아요. _201쪽
‘너무 힘들겠다’ ‘정말 고생한다’는 말을 늘 듣고 살고 또 그런 면도 없진 않지만, 현장에서의 순간순간들은 너무나 신나고 재미있었어요. 잘 아는 노동운동가가 자기들 운동의 내부나 상층조직과 사업을 벌일 땐 진행이 너무 더디고, 진행하다가 폐기되는 경우도 많은데, 문화적인 연대사업을 하면 진행도 빠르고 역동적이라고 해요. 장난스럽게 젠체하며 “노동과 문화는 사실 하나야”라고 말해주었죠. _201~202쪽

17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이종회 “사회주의는 몽상이 아니라 매우 현실적인 대안”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죠. 사람은 존재조건이 가치를 규정하는 속성이 있어요. 대중성을 위해서, 현실성을 위해서, 여러 명분과 핑계들이 있지만 떠나면 내 의지와 무관하게 가치를 재구성하게 되죠. 그걸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 제가 지키려 한 가치는 결국 인간에 대한 의리겠지요. 35년 동안 수많은 동료들이 떠나갔고 그들이 우리를 조롱하거나 막아설 때 배신감과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후회는 없어요. 경제적 문제라든가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그 가치를 포기했다면 저는 불편해진 게 아니라 불행해졌을 거예요. _217쪽

18 실험예술가 이한주 “실험예술은 시스템에 균열을 내는 행위이자 놀이”
전 당연한 걸 당연하게 생각할 뿐인 걸요. 돈 벌리는 것, 유행하는 걸 배척하자는 게 아니라 그게 돌아가는 방식이 잘못되었다면 다른 방식을 상상하고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돈이 없으면 어떻게 사나, 겁내기 전에 당연한 고민을 생략하면 내 삶이 무너진다는 걸 먼저 겁내야죠. _226쪽

19 대안교육 전문지 <민들레> 발행인 현병호 “소문난 모범생, 대학에서 배울 게 없어 교육운동가가 되다”
남보다 한 발짝이라도 앞서려고 바동대기보다 자기 페이스대로 걸어가는 사람을 기르는 게 중요합니다. 한마디로 자기답게 살자는 거죠. 그러자면 아이에 대한 믿음이나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중요한데, 부모가 자기 삶에 자신이 있으면 설령 검증이 되지 않았더라도 아이의 미래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도 역시나 불안감에서 아주 자유롭기는 힘들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같이 공부도 하고 서로 용기를 주면서 버티는 거죠. 대나무들이 비바람에 쓰러지지 않을 수 있는 게 서로서로 지탱해주기 때문이죠. _239쪽

20 밴드 ‘레나타 수이사이드’ 람혼·파랑·반시 “진보 취향이 유행하는데도 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까”
음악의 정치성이 옮겨 가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두리반 철거 현장에 저희를 비롯한 많은 밴드들이 참여했잖아요. 그 대부분의 밴드가 사회적인 밴드라고 하기는 어려운데 사회성이 강하게 표출되었죠. 과거처럼 각자 밴드들이 직접적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기보다는, 각자 추구하는 바는 다양한데 그들이 어디에 함께 모이는가에 따라 그 공간이 어떤 곳인가로 새롭게 규정되면서 어떤 정치성이 표현된다고 할까요.
과거처럼 정치성을 표방하는 밴드는 잘 보이지 않는 반면에 “거지 같은 세상” 같은 가사는 어느 밴드에서나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예를 들어 ‘브로콜리너마저’는 저항적인 밴드라고 할 순 없지만 <졸업>이라는 노래에는 “팔려 가는 서로를 바라보며”라는 가사가 나와요. 과거의 저항성은 선언된 것이라면, 이젠 선언 없이도 저항할 수 있게 된 거죠. 심지어 내 음악에 정치성이나 저항성이 하나도 없더라도, 두리반 철거 같은 상황에 내가 문제의식을 느낀다면 공연으로 동참하는 거예요. 진화라고 생각해요. _251~252쪽

21 놀이운동가 편해문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
게임의 진짜 해악은 폭력이나 선정성이 아니죠. 아이들은 어느 만큼은 폭력적이고 선정적이에요. 남자애들은 개미를 보면 밟아 죽이고 성적인 것에도 관심이 많죠. 게임의 진짜 해악은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한 관심 없음’입니다. 정말 무서운 해악이죠. 게임중독은 놀아야 나아요. 부모님들 만나면 늘 그러죠. “다 소용없고요, 어릴 적엔 노 는 게 남는 거예요. _261쪽
누구나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려면 행복의 냄새와 느낌을 알아야 해요.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행복의 냄새와 느낌을 알고 자유와 해방의 아름다움을 깨우칩니다. 해방된 인간은 어려서 놀았던 아이죠. 그래서 잘 논다는 것은 자본에 가장 극렬하게 저항하는 최선의 선택지입니다. _266쪽

22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활동가 김혜진 “인간다운 삶을 향해 내딛는 보편적인 발걸음”
하루이틀 보는 일이 아닌데도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깊은 존경심을 갖게 돼요. ‘비정규직은 법으로 노동권이 부정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길 가능성이 없다, 그런데 싸운다, 왜 싸우는가, 이게 옳으니까 싸운다, 내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니까 싸운다’는 거잖아요.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7년을 싸웠어요. 많은 사람이 7년을 싸워서 이기면 도대체 누가 싸우려 하겠느냐고들 해요. 그러나 그들에겐 이기고 지고를 넘어 싸우는 행위 자체가 주는 의미가 있었죠. 법적으로도 질 수밖에 없고, 제도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자본과의 관계에서도 힘이 없지만 내가 옳으니까 싸운다면서 버티고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잘못된 고용형태라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고 저항할 마음을 가질 수 있죠. _274쪽

23 연극인 오세혁 “우물쭈물하는 사람을 한 발짝 나가게 할 희극의 힘”
장기투쟁하는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조끼를 늘 입고 있는 걸 보면 예쁘게 차려입고 싶을 텐데 조끼가 지겹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파업하는 중년의 건설노동자들이 술 취한 모습을 보면 용역들이 무서워서 저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거꾸로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 사람은 다 그렇잖아요. 뭔가를 하려고는 하는데 겁이 나거나 소심하거나 우물쭈물하거나. 연극의 시작이라고도 하는 원시 동굴벽화도 짐승이 무서우니까 그림을 그려 용기를 낸 거잖아요. 같이 힘을 모아 이렇게 찌르면 된다고. 지금 그 짐승이 지배체제일 수도 있고 자본일 수도 있지만 항상 시작은 그런 것 같아요. 제 작품이 하는 일은 우물쭈물하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한 발짝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한번 힘을 내보자’ 말하는 거죠. _286~287쪽

24 노동운동가 한석호 “낡고 단단한 껍질을 벗고 무지개 사회주의를 향해”
세상은 다양한 생각과 사고방식과 삶의 양식이 어우러진 상태인데 제가 몸담았던 노동운동·좌파운동이 너무나 경직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이중화하는 현상을 보여왔습니다. 집회장이나 언어나 글로선 아주 단선적으로 세상을 재단해버리면서 자기 삶에선 자본주의적인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거죠. 아파트 평수를 넓히고, 아이를 더 좋은 학원에 보내서 시장경쟁력을 올리고, 주식이나 부동산에 몰두하고. 이런 이중성이 극복되려면 우리가 무지개처럼 펼쳐져야 한다는 거죠. _296쪽

25 다큐멘터리 감독 태준식 “사회를 거울처럼 비추는 나쁜 카메라”
이명박 이후에 ‘양심적인 시민들’이 많이 생겨난 것 같아요. 그분들이 노동문제나 투쟁 현장에 관심을 갖는 건 좋은 일이고 제 작품이나 이쪽의 다큐들이 그분들에게 조금씩 도움도 되었고요. 그런데 그분들이 노동문제에 진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면 무엇보다 노동자로서 자신들을 조직하고 싸우고 해야 하는데요. 그게 아니라 영화를 보고 울음이나 분노나 이런 것들로 쫙 한번 소비해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_308쪽
급진주의자란 뭘까, 좌파란 뭐 하는 사람일까, 곰곰이 다시 생각해봤어요. 결국 ‘끊임없이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이구나 싶어요. 박근혜가 되든 문재인이 되든, 아니, 노동자 후보인 김소연이 되든, 좌파는 끊임없이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이 아닐까, 그렇게 세상의 문제와 진실을 사람들에게 알려내는 사람이 아닐까요. 결국 좌파의 숙제는 얼마나 잘 시끄럽게 떠드는가이겠죠. 아름다운 시끄러움, 감동적인 시끄러움…. _313쪽

26 전국언론노조 전 위원장 이강택 “새로운 것은 기발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간과해온 것”
언론의 공정성, 편집권 독립, 이런 주제들이 근본적인 구조의 변화 없이는 참 공허한 이야기들일 수밖에 없다는 걸 싸우면서도 늘 생각해요. ‘파업을 하고 싸워서 사장을 바꿔낸다. 그러면 자유주의 정권 시절의 조금 나은 상황으로 간다는 건데, 이게 정규직 언론노동자들에겐 분명히 나은 상황이지만 사회 전체에, 국민에게 정말 의미가 있는가.’ _319쪽
저놈들이 버티기로 나오면 이길 수 없다는 게 판정이 난 거죠. 애초부터 주어진 한계가 있다는 게 문제인 거죠. 그걸 돌파하는 싸움을 해야 합니다. 그 싸움은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부수고 나아가는 싸움이죠. 그게 없으면 한 발자국도 더 못 나아간다고 봐요. 선택은 둘이에요. 주어진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가 자유주의 정권 교체라도 되면 조금 나아진 상황을 맞느냐,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부수고 나아가면서 근본에서부터 새롭게 출발하느냐. … 새로운 것은 기발한 게 아니라 실은 우리가 간과해온 것 아닐까요. 우리는 우리 편한 대로 세상을 구성해서 바라보는 습관이 있고 간과해온 현실이 참 많죠. _325~3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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