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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5734163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14-07-10
책 소개
목차
책을 열며
#1. 호기심
#2. 강해야 산다
#3. 불꽃 같은 사나이
#4. 낯선 사람들
#5. 박정혁
#6. 강한 남자
#7. 엄마
#8. 무에타이 선수
#9. 개막전
#10. 월드 그랑프리
에필로그.. 친구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열아홉이요."
순간 철중의 미간이 약간 찌푸려진다. 말도 안 된다는 뜻이었지만 성주는 아직 그 표정을 눈치채지 못했다.
"열아홉이면 고 3 아닌가? 왜 그 나이에 구두를 닦고 있어?"
"아, 저, 그, 그게……."
"……너 혹시 가출했니?"
성주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꼴딱 삼켰다. 동시에 앞으로 그에게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음, 그래……."
대답 없이 고개를 푹 숙이는 성주를 보며 철중은 고개를 가만히 끄덕여본다. 어떻게 얘기해 주어야 이 아이에게 나쁘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나는 말이지……."
"……."
"강해지고 싶었어."
"네?"
뜬금없는 한마디에 성주의 눈이 커졌다. 그가 그러든 말든 철중은 여전히 허공에 눈을 주고 있었다. 잠시 그의 입술이 한일자로 다물어지고 영원히 열리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던 입이 벌어지며 말이 새어나왔다. p.59
정혁의 시선은 천천히 지금 서 있는 링을 한 바퀴 둘러보고 체육관 구석구석으로 옮아져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진우의 눈에 정혁이 슬퍼보였다.
"링 위에서의 모습은 한 사람의 인상을 대변한다. 링의 모습은 세상의 모습이야, 약육강식의 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주지."
"……."
"강한 것과 이기는 것은 다르다. 강한 사람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사람이 강하다. 그걸 알아야 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이해할 수 있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알쏭달쏭한 말이었다. 강한 자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하다?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문제를 놓고 따진다면 이해할 수 있겠니?"
"그러니까……. 강한 게 먼저냐 이기는 게 먼저냐고 묻는 건가요?"
"그래, 맞다. 모든 것은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진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애초부터 강한 사람은 없어. 아무리 강해도 남에게 지면 그는 더 이상 강자가 아니야. 다시 말해서 강자가 되겠다고 다짐할게 아니라 이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해라. 그럼 넌 강해진다. 강해졌다고 해서 상대를 얕보지도 마라. 상대를 얕보는 그 순간부터 너는 더 이상 강자가 아니야. 패자일 수밖에 없지. 우리 속담에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안다는 얘기가 있다. 누가 이기고 지느냐는 싸워봐야 아는 거야. 자신이 강하다고 상대를 얕본다는 건 그만큼 상대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뜻이야. 어쩌면 상대는 너보다 너를 더 잘 아는 사람일 수도 있어. 너보다 강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소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