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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한국전쟁 이후~현재
· ISBN : 9791186061855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2-01-03
책 소개
목차
한국경제 ‘기적의 역사’는 어디서 시작되었나
제1장_ 철에서 미래를 발견하다: 6·25전쟁과 독일 유학 준비
대학 첫해에 찾아온 전쟁 / 부산 전시연합대학 / 미군 통역하다 특수강에 눈떠 / 다시 서울로 / 산업은행과 독일 유학 시험 동시 합격 / “산업은행 월급 받으며 유학 가라”
제2장_ 대한민국의 100년 미래를 준비하다: 독일 유학과 박정희와의 첫 만남
DAAD 장학 프로그램 / 독일의 철강산업 / 뮌헨 공대 / 세계적인 석학을 놀라게 한 박사학위 논문 / 뮌헨에서의 만남 그리고 결혼 / 퇴수회와 재독한인회의 탄생 / 「한국의 철강공업 육성방안」 / 무산된 종합제철소 프로젝트 / 박정희 대통령 독일 방문 / 종합제철소 기획안을 대통령 손에
제3장_ 홍릉의 과학자들: KIST 유치과학자 1호
최형섭의 안목 /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연구소 설립 / 11년 만의 귀국 / 대통령의 KIST 챙기기 / KIST 건물을 세우다 / 개발도상국의 새로운 모델
제4장_ 꿈이 현실이 되다: ‘한강의 기적’의 첫 단추, 포항제철 설립
세계가 비웃은 한국의 종합제철소 구상 / “우리 힘으로 종합제철소를” / 미래를 내다본 103만 톤 수요 예측 / 대일청구권자금 협상 최일선에서 / 일본을 한 수 가르치다 / 기본설계 변경 없이 연산 10배로
제5장_ 중화학공업을 일으키다: <한국 기계공업 육성방안>과 >중공업 발전의 기반>
안보 위협 속 중공업화 박차 / 4대 핵심공장 / 무(無)에서 유(有)를: 조선소 프로젝트 / 국방산업의 기틀을 만들다
제6장_ 100년을 내다본 자동차산업 구상: 최초의 고유 모델 ‘포니’ 산파역
최초 중공업차관보 / 국산 자동차산업 구상 / “자전거도 못 만드는 나라에서…” / 자동차 기술 독립을 외치다 / ‘자동차 차관보’ / 국민차 포니
제7장_ 선진국 진입의 기반, 국가표준: 한국표준연구소와 국가표준 헌법
표준의 중요성 / 존슨 대통령의 선물 / 한국표준연구소 초대 소장 / 산업화 넘어 선진화로 / 대한민국 시간 독립 / 박정희 대통령의 마지막 방문 / 세계 최초로 헌법에 국가표준 명문화
8장_ 죽는 날까지 나라 사랑: 대한국인 김재관
교단으로 / 국가표준 정착을 위해 / 묄렌도르프와 노르베르트 베버의 재발견 / 그 는 세상을 떴으나, 우리와 함께 있다
우정 김재관 박사 약력
참고문헌
쓰고 나서
추모와 추천의 글_ 이상희·채영복·정낙삼·김명자·신성철
저자소개
책속에서
유학생들을 조찬에 초대한 박정희 대통령이 비장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들께서 혹시 저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기탄없이 해 주십시오.”
박정희를 바라보고 있던 유학생 일행이 일제히 김재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미 유학생들은 김재관이 그동안 준비한 「한국의 철강공업 육성방안」을 박정희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로 계획하고 있었다.
김재관은 초조한 마음으로 대통령을 향해 천천히 발을 내디뎠다. 그의 손에는 책자가 세 권 들려 있었다. 그중 하나가 「한국의 철강공업 육성방안」이었다. 그는 두 손으로 책자를 박정희 대통령에게 건넸다.
대통령은 책자의 제목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각하, 철강은 산업을 일으키기 위한 필수이고 기반입니다. 자금이 많이 들어 지금 당장은 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할 사업입니다. 제가 쓴 계획안입니다. 혹시라도 국가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기쁘겠습니다.” (2. 대한민국의 100년 미래를 준비하다)
(KIST 초대 소장 최형섭은) 미국 전역에 흩어진 한국 출신 연구원들을 만나러 다녔다. 주말도 없이 강행군이었다. 그렇게 해서 1차로 30명을 선발했다. 다시 2차, 3차 인터뷰를 진행한 끝에 최종적으로 18명이 선정되었다.
놀라운 일은, 미국에 있지도 않았던 김재관에게 KIST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느냐고 자리를 제안한 것이다. KIST의 제1호 해외유치과학자 18명 중 미국이 아닌 국가의 유학생은 김재관이 유일했다. 그 배경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있었다. 다른 과학자들은 모두 KIST에서 선발하고 영입했지만 유일하게 김재관은 박정희 대통령이 최형섭 박사를 통해 직접 불러들였다.
박정희 대통령은 뮌헨에서 김재관을 만난 일을 잊지 않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서 제일 필요한 것은 바로 철강산업. 독일 방문 때 한국에 가장 시급한 철강산업 계획안을 전달한 36세의 유학생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김재관은 제1호 유치과학자가 되었다. (3. 홍릉의 과학자들)
일본과의 협상이 다시 시작됐다. 일본 측 철강 전문가들은 최첨단의 전 공정 생산공장 설립을 요구하는 김재관 때문에 곤혹스러웠다. 실제로 철강재 생산의 전 과정을 아는 전문가만이 요구할 수 있는 사항을 전부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철강공장을 세워야만 장차 독일이나 일본의 철강산업과 어깨를 견줄 수준이 될 수 있었다. 한국에 김재관과 같은 세계적인 철강 전문가가 있다는 사실에 일본 측은 놀랐고, 결국 김재관의 해박한 철강 지식에 굴복하고 한 발 물러섰다. 김재관의 승리였다.
제철소 공사가 시작되었다. 당시 종합제철 건설 에 관한 우리나라 전문가는 단 한 사람, KIST의 김재관 박사뿐이었다. 조강 베이스 103만 톤, 용광로 1호기, 압연공장, 후판공장 등 초기 주요 시설의 배치 역시 김재관 박사가 직접 포항에 내려가 허허벌판 대지 위에 도면을 보면서 박은 말뚝들이 표준이 되었다. 김재관의 신사업계획은 향후에 500만 톤 이상의 규모로 제철소를 확장할 것에 대비하여 공장 배치를 설계함으로써 새로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경우에도 기존 공장의 조업이 지장을 받지 않도록 했다. 신사업계획의 공장배치도가 20년 뒤 1989년 시점에서도 별다른 변경 없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훗날 이 분야 전문가들은 김재관 박사가 설계한 포항종합제철소의 계획에 대해서 놀라게 된다. (4. 꿈이 현실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