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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6340301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5-07-02
책 소개
목차
1부
딱정벌레차
그래, 넌 죄가 없어!
나우칼판
페드로와 페페
찰리
신고식
독방
주기도문 한 줄
내 변호인, 세르히오
2부
타예르
산드라
옴
헌 못은 새 못으로 뺀다
탈옥 아닌 탈출
소나무와 애니깽
데린저
썩은 오미자 뒷맛
3부
망고나무 아래 노파
마르코스
산타로사
포도나무 한 그루
산드리타
웨딩드레스
예광탄
4부
케찰
MUM
하시신
마지막 조명
지상에서 영원으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몸 좋네, 자식……!”
뒤에서 또 다른 놈이 수작을 걸어왔다. 헤수스였다. 컴컴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손에 뭔가를 들고 있는 게 분명했다. 놈은 그 뭔가로 내 옆구리를 찌르더니 허리를 굽히려 들었다. 순간 돌려차기를 해버릴까 하다가 참았다. 근데 이 촉감은? 뒤돌아보니 놈이 물건을 꺼내서 내 엉덩이에 박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이곳저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난 놈의 샅을 쥐었다. 한주먹이었다. 놈은 죽는다고 비명을 질렀다. 그때였다. 앞뒤에서 날아드는 발길질. 최소한 네댓 명은 됐을 것이다. 상체를 낮춘 뒤 발목 후려치기로 원을 그리며 쳐나갔다. 녀석들이 낫에 볏단 베어지듯 나가떨어졌다. 상체를 일으켜 바지를 올리려는 순간, 머리 위로 모포 몇 장이 날아들었다. 다시 엄청난 발들이 날아들고 모포에 감긴 채 난, 쓰러지고 말았다.
죽도록 달려왔건만 막차가 떠나버린 느낌. 아니, 숫제 있지도 않을 차를 타기 위해 숨이 끊어져라 달려온 느낌. 난, 비어 있는 판사석을 향해 밤새 외운 문장들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죄가 없다! 자백하지 않았다! 내 변호인, 세르히오는 어디에 있느냐!”
이렇게 힘들 땐, 당신 뱃속으로 돌아가고 싶다.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내 손이 약손이다, 그 약손 살다 보면 못 살게도 그리워, 많은 순간 캥거루 새끼처럼 폴짝 뛰어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