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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86665404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16-11-1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900킬로미터 250만 걸음의 시작
첫 번째 코스: 고통은 어떻게 환희가 되는가_에피쿠로스
존오그로츠를 출발하다 | 행복해지는 비결 | 작은 치즈 한 덩어리의 향연 | 한 인간의 성격을 정의하는 최고의 방법 | 삶에서 진정 행복한 순간 | 좋은 시절도, 나쁜 시절도 언젠가는 지나간다 | 스코틀랜드의 끝에서
두 번째 코스: 소박하고 원시적인 기쁨_버트런드 러셀
단순하고 거대한 기쁨 | 발에 대한 생각 | 충분함을 안다는 것 | 쉬는 날의 참맛
세 번째 코스: 걷기가 주는 위로_키르케고르
장거리 산책자 | 걷기의 위로 | 사람들이 산책을 하는 이유 | 인생에서 가장 숭고한 순간들 | 산책 중독자들의 창조성 | 필수 불가결한 불편 덩어리
네 번째 코스: 처음으로 아름다움을 만나는 순간_플라톤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 | 완전하고 자연스러운 몰입 | 처음 아름다움을 만난 순간 | 가슴속에서 문이 열리는 숭고한 느낌 | 유쾌한 동행
다섯 번째 코스: 그 순간에도 삶은 지속된다_빅터 프랑클
플라톤식 아름다움 | 길고 험한 길 | 때로는 위로하고 때로는 흔드는 즐거움 | 작고 이유 없는 행복 | 조글이 인생에 관해 알려 준 것 | 페나인웨이의 명소 | 나에게 의미 있는 행위 | 황야에서 마주친 경고 | 폭풍의 언덕에서 | 페나인웨이에서 가장 지루한 길
여섯 번째 코스: 행복의 근원을 찾아서_셰익스피어
저녁에는 울음이, 아침에는 기쁨이 | 덤으로 얻는 행복 | 고요하고 담백한 충족감 | 갈아엎은 들판의 아름다움 | 보는 것에 집중하는 이유 | 단순한 욕구를 충족한다는 것의 의미 | 걷기가 그것이다
일곱 번째 코스: 나는 자연이로소이다_헨리 데이비드 소로
미지의 땅으로 몇 백만 걸음 | 자연의 일부라는 느낌 | 완전히 다른 나 | 영국에서 가장 으스스한 곳 | 무심함 연습 | 황홀한 풍경
여덟 번째 코스: 우리의 삶이 아름다운 이유_장 자크 루소
그날이 왜 그토록 특별했을까 | 행복의 최고 경지 | 삶이 아름다운 이유 | 영원함과 무상함 사이에서 | 랜즈엔드에서 느낀 감정
에필로그: 제일 좋은 곳은 없다
리뷰
책속에서
아름다운 7월 중순의 오후다. 점점 가까워지는 저 아래, 북해의 푸른 물결과 북동부 하이랜드Highlands의 초록빛 무어랜드moorland가 펼쳐져 있다. 프로펠러가 달린 경비행기가 흔들흔들 하늘을 날며 왱왱거린다. 흔들흔들 왱왱에 신경을 끄려고 속으로 셈을 해 본다. 1.6킬로미터에 2,000걸음이야. 그러니까 1,600킬로미터에는 200만 걸음이고. 하지만 우리는 1,900킬로미터도 넘게 걸어야 하지. 어디보자, 200만 하고도 50만 걸음이네, 젠장.
곧 우리는 윅Wick에 착륙한다. 거기서 존오그로츠John o’Groats까지 버스를 타고 갈 거고. 그러면 내일부터는 랜즈엔드Land’s End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웬디는 내 옆에 앉아 행복하고 태평하다.
“250만 걸음이나 걸어야 한다는 거, 알아?”
내가 묻는다. 웬디는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씩 웃으며 대답한다.
“끝내주네!”
나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내가 무슨 얼어 죽을 고생을 사서 하기로 한 것인지 곱씹는다.
-6쪽, ‘1,900킬로미터 250만 걸음의 시작’ 중에서
아픈 발과 지친 몸을 이끌고 57킬로미터에 달하는 뜨겁고 먼지 날리는 도로를 행군하고 나서 맥주 한 잔을 들이켜 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맥주 맛이 얼마나 좋은지 짐작조차 못한다. 그 한 잔이 내 갈증을 풀어 주었다. 몸에 자양분을 채워 주고, 기력을 되찾아 주고, 영혼을 북돋워 주었다.
그냥 맥주 한 잔이 아니었다. 위로였고 용기였다. 희망이었다.
이 위로, 용기, 희망은 곧이어 나온 감자칩과 스테이크앤에일 파이, 트레이드 윈즈가 반 잔 더 들어가면서 더욱 그득하게 채워졌다. 그러고는 한 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나는 지난 이틀간의 시련과 고난을 즐겁고 뿌듯하게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몸을 혹사시켰던 그 긴 도로가 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그런 고생과 땀과 고통이 없었다면 훌륭한 에일 한 잔의 참맛을 만끽할 수 있었겠느냐고 생각하면서.
-25쪽, ‘작은 치즈 한 덩어리의 향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