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86757277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8-08-20
책 소개
목차
‣ 숲을 탐사하다
‣ 겨울 _ winter
1월. 고요의 소리
2월. 빛이 돌아오다
3월. 야생의 꿈
‣ 봄 _ spring
4월. 숲의 평온
5월. 문명 속의 불만
6월. 자연의 비밀
‣ 여름 _ summer
7월. 야외 생활
8월. 유산
9월. 숲속 야영지
‣ 가을 _ Autumn
10월. 두 계절 이론
11월. 지상의 마지막 인간
12월. 끝과 시작
‣ 책상머리 샌님이 알아야 할 야생 정보
‣ 참고한 책들
‣ 감사의 글
리뷰
책속에서
이제 나는 어른이 되었다. 어린 시절과 달리 숲에 들어갈 일도 거의 없다. 숲을 아예 잊고 산 시간도 길었다. 늘 숲보다 더 중요한 것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직장 때문만이 아니었다. 사람이나 물건을 데려가고 데려오고, 생일과 회의와 파티와 봉사 활동을 챙기고, 물건을 정리하고 계획을 세우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식사를 함께 했다. 최근 7-8년 동안은 아예 집에서 일을 하거나 육아 휴직을 했다. 글 쓰는 일과 집안일에 치여 다산의 여신 같은 몸매로 부풀어 올라서 부엌을 휘저었고 전화를 하고 빨래를 하고 아이들을 안아 재웠다. 정말로 아름답고 멋진 시간이었다. 행복했고 적성에도 맞았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숲은 과거의 공간으로 밀려나버렸다.
자연을 조화와 평온의 원천으로 보는 관점은 아마 문명 자체만큼이나 오래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사실 진부하기 이를 데 없는 생각이다. 고요한 숲을 그리워하려면 먼저 자연과 우리의 결별을 몸으로 느껴야 한다. 자연이 우리와 다르며 우리가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고 느껴야 한다.
우리는 숲 나들이를 고통의 치료제로 내미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숲의 치유 효과를 믿고, 숲이 우리를 처음으로 돌려놓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나도 평생 숲에서 혼자 살면 정말 좋을 것이라는 낭만적 생각에 푹 빠져 살았다. 그러나 몇 번 안 되는 실제 경험은 너무 달랐다. 놀랄 정도로 불편했고, 뭐 하러 이런 짓을 하나 싶을 정도로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 적도 여러 번이었다. 그런데도 숲을 향한 낭만적 동경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자연에 있지도 않은 특성을 억지로 끼워 맞춘다. 왜 그럴까? 그래서 뭐가 좋을까? 자연의 본성이란 대체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