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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드리 노니다가

밤드리 노니다가

(라종일의 탐미야담, 1983년 어느 가을밤, 젊은 정치학자 마음에 깃든 옛이야기)

라종일 (지은이), 김철 (옮긴이)
헤르츠나인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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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드리 노니다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밤드리 노니다가 (라종일의 탐미야담, 1983년 어느 가을밤, 젊은 정치학자 마음에 깃든 옛이야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고전문학론
· ISBN : 9791186963692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4-10-09

책 소개

라종일의 탐미야담(耽美夜譚) 《밤드리 노니다가》는 라종일 교수가 40여 년 전인 1983년, 천년 넘게 전해져 온 우리 옛이야기인 헌화가 처용가 지귀설화 등 고전시가를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다시 써 외국계 잡지사에 영어로 기고했던 원고를 국문학자 김철 교수가 우리말로 유려하게 번역하여 엮은 책이다.

목차

들어가며

1장 용(龍) 과 미녀 | 헌화가(獻花歌)와 구지가(龜旨歌)
가질 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2장 오쟁이 진 남자 | 처용가(處容歌)
배신으로부터 깨달은 구원

3장 사람이 되기 위하여 | 여우 설화
동물의 마성(魔性)에 관한 순수한 슬픔

4장 아버지를 찾아서 | 주몽(朱蒙)과 유리(琉璃) 설화
결핍과 신비를 품은 칼의 반쪽

5장 빛 없는 불 | 지귀((志鬼) 설화
단 한번 눈길에 부서진 영혼

역자후기

저자소개

라종일 (옮긴이)    정보 더보기
정치학자. 외교안보전문가. 동국대 석좌교수.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미국의 스탠퍼드대, 미시간대, 남가주대, 프랑스의 소르본대 등 해외 유수의 대학교에서 연구 및 교환 교수,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펠로를 역임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 국가정보원 해외 담당 차장,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 보좌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주영 대사와 주일 대사를 두루 지냈다. 우석대학교 총장을 거쳐 가천대학교와 국방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동국대 석좌교수, 푸단대학교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하노이의 길』, 『장성택의 길』, 『낙동강』, 『세계의 발견』, 『사람과 정치』, 『끝나지 않은 전쟁』, 『현대 서구정치론』 등이 있으며, 공저로는 『청년을 위한 정치는 없다』, 『한국의 발견』, 『한국의 불행한 대통령들』 그리고 번역서로는 『정치와 소설』(폴 돌란 저), 『정치학』(아리스토텔레스 저) 등이 있다. 또한 젊은 여성작가인 김현진과의 서신을 엮어 발간한 『가장 사소한 구원』에서 문학적 감성을 선보인 바 있다. 『밤드리 노니다가』는 40여 년 전 젊은 날의 그가 품었던 뜨거운 열정과 문학적 감수성을 ‘우리 옛이야기’ 속에 녹여 신선한 시선과 사유로 풀어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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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 (지은이)    정보 더보기
연세대학교 국문과 명예교수. 『국문학을 넘어서』, 『‘국민’이라는 노예』, 『복화술사들』, 『바로잡은 《무정》』, 『식민지를 안고서』, 『우리를 지키는 더러운 것들』 등의 책을 썼고, 『Reading Colonial Korea through Fiction: The Ventriloquists』, 『抵抗と絶望: 植民地朝鮮の記憶を問う』, 『植民地の腹話術師たち』 등이 번역되었다. 『문학 속의 파시즘』,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등을 공저했으며, 『언더우드 부인의 조선 견문록(Fifteen Years Among The Top-Knots)』, 『조선인 강제연행(朝鮮人强制連行)』, 『비구니 승가 설립의 역사(The Foundation History of the Nuns’ Order)』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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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장 용과 미녀

아름다움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를 끝없이 끌어당기는 힘이기 때문이지요.
아름다움이란 아마 근본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자질일지도 모르겠어요.
그것은 내면적인 어떤 우아한 힘-사람들을 지배하는 힘이지요.
하지만 아름다움이 일으키는 가장 중요하고 큰 힘은 그것이 우리에게 상상력을 부여한다는 점이지요.
아름다움은 우리 자신에 대해, 우리 존재의 본질에 대해,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이 세계의 본질에 대해 상상하게 해준답니다.

오히려 그는, 인간의 나약함, 보잘것없는 욕망, 초라한 소원, 허영, 속임수, 배신 등등, 인간의 특성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것들을 다 포함해서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경멸했어요.
그러나 용은 자기 앞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두 눈으로 직접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어요.
아름다운 여인을 찬양한다는 같은 목적으로 뭉치고, 그럼으로써 예전에는 몰랐던 꿈을 꾸고, 그 꿈을 따라 현실 너머로 자신을 끌어올리고, 기어이 자신의 존재를 뛰어넘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는 사람들 -그들이야말로 지상의 주인이요 중심이었던 거지요.
용이 본 것은 바로 그것이었어요.

소식이 퍼지자, 온 나라에서 몰려온 군중으로 바닷가는 갑자기 아름다운 여인을 잃은 슬픔으로 비통해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북적거리기 시작했어요.
엄청난 소란이 일어났어요.
어떤 사람들은 용을 달래고, 또 누군가는 애먼 바다를 향해 욕하고 협박하기도 했어요.
게다가 즉석에서 노래를 지어서는 거의 광란 상태에 가까운 절망적인 심정으로 노래를 불러대는 사람까지 있었답니다.
이 노래는 매우 불손하기 짝이 없는 것이어서 예전에는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것이었어요.
용은 이제 용이 아니라 미천한 거북이가 되었고 숭상과 아첨 혹은 기복의 대상이 아니라 무시무시한 협박까지 당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미녀를 돌려보내지 않으면 ‘너를 잡아서 구워 먹겠다’는 말까지 감히 나왔어요.
이 소동은 가라앉을 줄을 몰랐어요.

여인이 존재했을 때 그랬던 것 이상으로, 그녀는 사라짐으로써 아름다움을 더 아프게 느끼게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을 모이게 했어요.
게다가 이제는 아주 구체적인 목표를 향해 사람들을 단결하게 만들었어요.
그들의 의지를 자발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사람들의 진정한 공동체가 나타난 것이지요.


2장 오쟁이 진 남자

이제 곧 설명할 그 중대 사건이 벌어지기 이전에도, 그의 결혼 생활에 전혀 갈등이 없었던 건 아니라는 증거가 있어요.
이 갈등이란 흔히 말하는 부부 사이의 사랑싸움이나 성격 차이 같은 게 아니라, 어떤 내적인 번뇌, 즉 처용 자신의 내면에 있는 어떤 정신적 위기나 문제를 가리키는 것이었어요.

처용은 때로 몹시 외로워 보였어요.
그의 외로움은 혼자 살 때보다 더 두드러지는 것 같았어요.
아내를 안고 있는 거친 숨결의 감미로운 순간에도 왜 그리 마음이 괴로운지 그는 알 수가 없었어요.
겉보기에는 행복한 결혼 생활 중에도 가끔 혼자 우울한 상태에 빠져 있거나 일없이 거리를 방황하는 걸 보았다는 이야기들도 나왔어요.
어떤 사람들은 그가 혼자서 중얼거리는 걸 우연히 듣기도 했답니다.
무슨 말인지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가 자기한테 뭔가를 묻는 걸 들었다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사랑이란 뭘까?”
“가족이란 뭔가?”
처용의 이런 좀 유별난 행동이 그 뒤에 일어나는 그들 부부 사이의 갈등과 관계가 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가 없었어요. 그들 부부의 관계가 정확히 언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는지도 알 수 없었어요. 하지만

자기를 괴롭히던 의심이 바로 눈앞에서 사실로 확인될 때 그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그가 마주친 광경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육욕의 현장과 그로부터 생겨난 고통은 처용에게는 오히려 깨달음의 계기가 되었답니다.
번쩍하는 한순간, 그는 그토록 알고자 했던 모든 것을 알게 되었고, 너무나 오래 마음을 괴롭히던 모든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인간사를 짓누르고 있는 비참한 거짓과 무지를 꿰뚫어 보았던 거예요.
사랑이니 가족이니 하는 이름으로 우리 스스로 만들어 우리 자신에게 불러온 고통들, 그 감옥으로부터 탈출한 것이지요.
우리의 이기적인 집착이 어떻게 우리를 속이고 고통스럽게 하는지를 보았어요.
인간이 서로 사랑한다는 건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노는 것과 같다는 것, 우리는 남을 사랑함으로써 사랑에 실패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사랑에는 이미 배신이 깊이 뿌리박혀 있다는 사실을 그는 깨달았어요.
내면의 빛과 함께 해방이 찾아왔어요.


3장 사람이 되기 위하여

전통적인 대가족 아래서는 보통 삼대가 함께 사는 데다,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친척들도 있고, 아예 들러붙어 사는 군식구들까지 있었지요.
게다가 수없이 많은 역할들이 있었어요.
이를테면, 효성스러운 며느리이면서 손주며느리인 데다, 사랑스럽고 품위 있는 아내이면서 집안 살림을 꾸리는 훌륭한 주부의 역할까지 - 여우가 사람이 되려면 이 모든 걸 해내야 했고,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따뜻한 엄마이면서 자애로운 올케여야 했고, 찾아오는 모든 손님에게는 친절한 안주인이어야 했으며, 착한 이모, 고모, 기타 등등이어야 했어요.
그녀가 해내야 할 역할의 목록은 한도 끝도 없었어요.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은, 자신의 동물적 감정과 행동을 억누르고 정숙한 부인처럼 행동해야 하는 마지막 시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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