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7036746
· 쪽수 : 287쪽
· 출판일 : 2019-06-13
책 소개
목차
엽기의 말로 9
전편: 엽기의 말로 9
후편: 흰박쥐 129
또 하나의 결말 255
작가의 말 269
옮긴이의 말 275
작가 연보 281
리뷰
책속에서
요컨대 노인의 ‘인간개조술’은 개별 원리로는 그다지 창의적이지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아무도 손대지 않았던 종합의술을 창시한 셈이다. 성형외과와 안과, 치과, 이비인후과, 미안술, 화장술 등의 최신 기술을 한 차례 더 고안하고 조직화하여 용모개조 기술을 종합적으로 완성시켰다. 이처럼 기존 의술을 총망라해서 단지 용모개조를 위해 종합적으로 이용한 것은 아직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각각 떨어져 있으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각종 의술이지만 하나의 목적을 위해 집중시킬 때 이토록 훌륭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실재하는 인간을 모델로 그와 똑같은 용모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모델과 비슷한 신장, 골격, 용모를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한다. 노인은 지문 연구가가 지문의 형태를 분류하듯 인간의 두부 및 안면 형태를 백여 개의 표준형으로 분류했다. 모조인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델과 재료가 동일 표준형에 속할 필요가 있다. 한 인물의 가짜를 만들려면 우선 그 인물과 동일 표준형의 다른 사람을 찾아낸다. 그리고 노인이 직접 모델에게 접근해 마치 화가가 모델을 바라보듯 관찰한 후 실험실로 돌아와 모델 사진을 여러 장 앞에 두고 가짜를 만드는 수술에 착수한다. 소위 인간묘사술이었다.
아이노스케는 노인의 장광설을 듣는 동안 당연히 짚이는 바가 있었다.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 힘들어 그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시나가와 시로가 두 명이 있다는 거네요. 제2의 시나가와 시로를 만들어낸 사람이 당신이었습니까?”
“이름을 말하는 건 금물이야. 나는 자네 이름도 알고 싶지 않아. 이름이건 신분이건 아무것도 묻지 않고 의뢰에 응하는 것이 내 영업방침이거든. 나는 물론 시나가와 시로 같은 사람은 모르지.”
“아, 그러신가요? 그러시군요. 그래야겠네요.”
아이노스케는 어이가 없다는 듯 몇 번이나 말했다.
이케부쿠로의 집, 그게 클라이맥스였어. 그냥 빈집이었을 뿐이야. 그 집을 내가 잠시 빌려서 여기저기 손본 거지. 자네가 죽인 남자? 그것도 바로 나지. 드디어 자네가 염원하던 살인을 하게 해준 거잖아. 자네에게 최고의 스릴을 맛보게 해줄 생각이었거든. 하하하하하, 망연자실해졌군. 믿을 수 없나 보지? 그 권총에는 총알이 없었어. 내 와이셔츠 가슴에 가짜 피를 넣은 고무주머니를 숨기고 있었거든. 자네가 발포하면 그 고무주머니가 터져서 피가 분출하게끔 해놓은 거지. 그런 애들 장난 같은 속임수가 성공한 건 전부 분위기 탓이야. 일루전을 만들어낸 내 기막힌 솜씨지. 잘난 척 좀 해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