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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7036760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1-02-05
책 소개
목차
황금가면 9
작가의 말 273
옮긴이의 말 277
작가 연보 281
리뷰
책속에서
후작도 마찬가지로 두려움에 시달렸다. 그는 황금불상 앞에 천천히 얼굴을 들이대고 날 선 눈초리로 뚫어질 듯 노려보더니 부리나케 손을 내밀어 불상의 팔을 힘껏 움켜쥐었다. 살아 있는 사람처럼 온기나 부드러운 감촉이 있는지 확인한 것이다. “아하하하.” 르젤 백작은 후작의 생각을 알아채고 웃었다. “그러고 보니 ‘황금가면’이라는 도적은 아직 체포되지 않았군요. 그자의 얼굴이 이 불상과 닮았나요? 그런가 보네요, 후작.” 그 말에 후작은 자신의 소심한 행동이 부끄러워 얼른 손을 거뒀다. 그때였다. 갑자기 요시코의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허를 찔린 듯 당황했다. 눈이 휘둥그레진 요시코는 금불상 뒤쪽의 작은 창문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백작은 일부러 커다란 홀을 피해 기묘하게 장식한 일곱 개의 방을 무도회장으로 택했다. 일곱 개의 방은 이전 주인의 수수께끼 같은 취미가 만들어낸 장소로, 방들이 몹시 불규칙하게 배열된 탓에 한 번에 방 하나만 보였다.(…) 특히 서쪽 별채 쪽의 검정 벨벳 방은 등잔불의 그림자가 핏빛 명주 천을 투과해 벽면의 검은 융단에 드리워지는 바람에 소름 끼칠 정도로 기괴한 느낌을 자아냈다. 거기 들어가면 사람의 얼굴이 이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섬뜩한 색으로 보이는데, 방문한 손님 중 선뜻 그 방에 발을 들여놓을 만큼 대담한 사람은 드물었다. (…) “참 교묘한 설정이네요. 백작님, 이건 완전히 에드거 앨런 포의 『적사병의 가면』이잖습니까.”
마침내 황금가면은 벗겨졌다. 가면 아래 드러난 얼굴은 뜻밖에도 르젤 백작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던 일본인 비서관 우치세 시치로浦?七?였다. (…) ‘황금가면이 F국 대사 통역관이었군. 범인이 치외법권에 숨어 있었으니 알아차리지 못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군, 이제 앞뒤가 맞는군. 와시오 후작의 도난사건도 이자의 소행이라면 수긍이 간다. 그때 그가 르젤 백작의 수행원으로 미술관에 들어갔으니까.’(…) 아, 역시 이 사람이다. 저 시커먼 악마의 입에서 억지로 참고 있던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왜 그러십니까. 뭐가 그렇게 우습죠?” 나미코시 경부가 화를 내듯 물었다. “미안합니다. 사람들이 소동 피우는 모습이 너무 우습지 뭡니까.” 메피스토는 확실히 일본인이었다. “소동이라니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당신은 이게 소동 같아 보입니까? ……대체 누구십니까. 복면을 벗어주세요.” “아르센 뤼팽은 이런 사람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