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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7036777
· 쪽수 : 365쪽
· 출판일 : 2022-11-10
책 소개
목차
흡혈귀 9
작가의 말 353
옮긴이의 말 357
작가 연보 359
책속에서
“드디어 깨달았군. 어떻게 될지. 흐흐흐흐흐흐흐, 발버둥 쳐봐야 소용없어.”
참을 수 없는 압박감, 귓가에 폭풍처럼 울리는 숨소리, 뜨거운 입김.
그 순간, 시즈코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만 몹시 혼란스러웠다. 지금 위에서 그녀를 누르고 있는 괴물의 체취가 어렴풋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이자는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 아니다. 그뿐 아니라 언젠가 아주 가깝게 지내던 남자다.’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더 오싹했다. 당장이라도 기억이 떠오를 것 같다가도 좀처럼 생각나지 않는 상태가 몹시 불쾌했다.
“모두 까닭을 알 수 없는 일투성이죠. 가는 곳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요술 같은 건 믿지 않지만, 모두 요술이 아니라면 해석이 안 되는 일들입니다.”
미타니는 아연실색하며 말했다.
“교묘한 범죄는 언제나 요술처럼 보입니다.”
시종일관 기묘한 미소를 지으며 미타니의 이야기를 듣던 아케치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 입술 없는 남자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전혀 짐작이 안 가십니까?”
아케치는 상대방의 마음속 깊이 잠재한 것을 꿰뚫어 보듯 물었다.
“아, 혹시 그걸 눈치채셨습니까?”
조사가 끝난 후 방으로 돌아가서 시게루와 울고 있는데 사람들 눈을 피해 미타니 청년이 들어왔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물끄러미 바라본 채 잠시 침묵했다. 청년은 연인 곁에 다가가 얼굴을 바짝 대고는 비록 나지막한 목소리였지만 강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믿을 수 없어요. 당신이 한 행동이라고는 결코 믿을 수 없어요.”
“난 어떻게 하죠? 어쩌면 좋아요.”
연인 미타니의 배려 어린 말에 시즈코는 치밀어 오르는 슬픔을 감출 수 없었다.
“정신 차리세요. 희망을 놓으면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