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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87252016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6-05-31
책 소개
목차
선고
변신
시골 의사
변신 깊이읽기
_해설편
_토론·논술 문제편
책속에서
아버지는 연민 어린 표정을 지으며 지나가는 말처럼 중얼거렸다. “너는 아마 그 말을 진작부터 하고 싶었겠지.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말이야.”
그러고는 더 큰 소리로 말했다. “이제 너는 너 말고도 세상에 뭐가 있는지 알았겠지. 여태까지 너는 너 자신밖에 몰랐다. 너는 원래 순진한 아이였어.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악마 같은 인간이었지. ― 그러니 이것만은 알아라, 내가 너에게 물에 빠져 죽을 것을 선고하노라!”
- <선고>
-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레고르 잠자는 침대 속에서 자신이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갑옷처럼 단단한 등을 대고 누워 있었는데, 머리를 약간 들어 보니 배가 활 모양의 딱딱한 갈색 마디들로 갈라져 불룩하게 솟아 있었다. 이불은 금방이라도 미끄러져 내릴 것처럼 배 위에 간신히 걸쳐져 있었다. 몸뚱이에 비해 가여울 정도로 가느다란 다리 여러 개가 눈앞에서 무기력하게 떨고 있었다.
- 곧이어 두 번째 사과가 날아왔다. 그레고르는 놀라서 멈춰 섰다. 더 이상 달아나 봐야 소용없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무차별로 사과 폭탄을 날릴 작정이었다. 그는 주방의 작은 탁자 위에 있던 과일 접시에서 사과를 꺼내 주머니 가득 채우더니, 제대로 겨냥하지도 않은 채 잡히는 대로 그레고르를 향해 연거푸 던졌다. 작고 빨간 사과들은 마치 전류가 흐르듯 바닥으로 구르면서 서로 부딪쳤다. 약하게 던진 사과 하나가 그레고르의 등을 살짝 스쳤지만, 상처를 입히지는 않고 아래로 미끄러졌다. 그런데 곧이어 날아온 사과 하나가 그레고르의 등에 제대로 박히고 말았다. 자리를 옮겨 보면 불시에 당한 이 엄청난 고통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레고르는 몸을 질질 끌어 움직여 보려 했다. 그렇지만 마치 못에 박힌 듯 꼼짝도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니, 모든 감각이 갈피를 잃어버리며 마침내 그는 완전히 뻗어 버리고 말았다.
- “엄마, 아빠!” 여동생은 말의 시작을 알리려는 듯 손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더 이상은 이렇게 못 살겠어요. 엄마, 아빠는 아마 잘 모르겠지만, 전 알겠어요. 전 이 괴물 앞에서 오빠라는 이름을 부르고 싶지 않아요. 다만 말하고 싶은 건 우리가 저것에게서 벗어나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는 저것을 돌봐 주고 참아 내기 위해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했어요. 그러니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비난을 퍼부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 <변신>
구름이 달을 가리고, 침구가 나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으며, 창구멍에는 말 대가리가 그림자처럼 어른거린다. “아세요?” 소년이 내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을 듣는다. “저는 당신을 그다지 믿지 않아요. 당신도 어디선가 여기로 내던져진 거잖아요. 제 발로 이리로 오신 게 아니잖아요. 도와주기는커녕 제가 죽을 자리만 비좁게 만드시는군요. 정말 당신 눈을 후벼 파고 싶네요.” “맞네.” 나는 말한다. “이건 치욕이네. 하지만 나는 의사라네. 내가 무얼 하겠나? 믿어 주게. 내게도 쉬운 일이 아니라네.”
- <시골 의사>
1883년 체코 프라하(Praha)에서 유대인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을 가족 및 시대와 화합하지 못하고 국외자로 살아간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그는 작품 속에서 초현실적인 상황을 설정하여 현대인의 소외 문제를 끊임없이 성찰한 실존주의 소설가이다. 그의 소설은 다분히 우화적이고 낯설며,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을 법한 사건을 다룬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현대 사회의 구조적 병폐를 꼬집으며 그 안에서 시시포스처럼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공포와 불안, 소외를 ‘그로테스크하게’ 해부한다.
- 본문 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