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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756675
· 쪽수 : 119쪽
· 출판일 : 2020-06-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골절 – 11
굴드의 허밍 – 12
소서 – 14
언어의 기원 – 16
목성공포증 – 18
장복(臟卜) - 20
역언법 – 22
봄밤 – 23
밤의 도플러 – 24
수색 – 26
유리체 – 28
나의 채광창 – 30
가위 – 32
제2부
행성운동 4법칙 – 35
총상화서 – 36
회 – 38
산천어 – 40
공벌레처럼 걷기 – 41
절리 – 42
잠복기 – 44
강릉 – 46
글로뷸 – 48
검은 물 – 50
설기(洩氣) - 52
카마이타치 – 54
HAFE 현상 – 56
제3부
도선사 – 59
상 – 60
오월 – 62
배시스케이프 – 64
등화관제 – 65
애초 걸었던 길 – 66
섬모충 – 68
월면 채굴기(採掘記) - 70
틀니 – 72
거룩한 노랑 – 73
담낭암 – 74
서른의 방학 – 75
기일 – 77
졸업 – 79
제4부
공작왕 – 83
최초의 교환 – 84
푸주의 강 – 85
신천옹 – 86
까마귀 – 88
화장 – 90
사생대회 – 92
비문증 – 94
염 – 95
늘, 특수청소부 – 96
스페이스 할머니 – 98
옥수수 – 99
이장 – 101
보이저 1호에게 – 102
청참 – 104
해설
조대한 보이저 1호가 우리에게 남긴 것 – 10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글로뷸
등줄기에 겨울 금성이 외롭게 고인다 저게 행성이라니, 너의 엎드린 피오르드 사이에서 한 방울도 자유롭기 싫고 아무리 짙푸른 밤도 방뇨의 혐의를 따라 흐르는
얄팍한 대기권 아래서
나는 네 위에 쏟아진 산광성운이었다
조금 비리면 어때 저 높은 항로의 하늘은 누가 보아도 정지해 있고 우리는 그럴 리 없는 쪽에 누워 있는데, 우주풍이 네 허리를 구긴다
빛도 빨아들이는 천체가 있대
질식한 별들을 고향에 보내는 날
다시 만나러 가는 길과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길이 같은 종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내 과학은 너의 종교였지만 내 병든 종교에 상응할 너의 과학은 없었다
그럴 리 없기를, 꺼진 제례에 서로의 몸을 떨고 차라리 널 위해 몸을 녹일 수 있는 대기권에 참 오래도 누워 있었으니
빛도 물도 없는 곳까지
식별되지 않는 너를 더듬어 보면서
방전된 배터리를 심우주에 버린다
종점이 없는 역에서
나는 오래 서 있고 싶었다 ***
보이저 1호에게
물통 속에 밤이 퍼진다
내 붓은 차갑게 씻기고
안부라는 건
대개 꿈풍선일 뿐, 눈부신
우주 방사선 속에서
버릴 꿈이 없어서, 널 닮은
연체동물을 그렸다 저 외행성 출신의
물기 없는 입을, 활짝 핀
중력 없는 팔들의 짙푸른 기별을
축하한다
악수하는 법도 몰랐으면서
우리는 늘 몽상이라는 교신 위에서
지구에서의 너를 그렸으니
한때 색색 풍선보다 더 필요했던
날숨을, 더운 붓을 휘갈겨 본다
화장실 창밖이 밝아 오고
벌어진 해바라기가 그려져 있다
그 금빛 껄끄러움 또한
교신,이라 생각했던 물음을 안고
나는 지금 태양권의 어디쯤을
쫓아가고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