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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그때 나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이서린 (지은이)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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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그때 나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756866
· 쪽수 : 113쪽
· 출판일 : 2020-12-07

책 소개

파란시선 73권. 이서린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이다. 슬픔을 오직 언어의 힘으로 견뎌 내려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시가 만들어지고 시가 단단해진다. 이서린 시인의 <그때 나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의 시들에서 우리는 바로 그런 시의 힘을 발견한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저, 새 - 11
그러나, 꽃 - 12
젖은 발목으로 날아가는 새 - 14
스위치아웃 - 16
자작나무처럼 - 18
곰팡이 - 20
거룩한 계보 - 23
저녁이 온다는 것 - 24
아버지의 꽃 - 26
그대가 나에게 올 때 - 28
북면 - 30
죽음의 기록 - 32
밤이 손금을 읽으면 - 34
왜, 그럴 때 있잖아 지긋지긋해서 슬픈 - 36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에 의한 변주 - 38
울음의 두께 - 42

제2부
즐거운 오독 - 47
꼬리 - 48
존재를 켜 두고 있는 중입니다 - 49
노을의 이쪽 - 50
귀에 남은 그대 목소리 - 52
두둥실, 입술 - 54
에인다는 것 - 55
불그림자 - 56
손암일기(巽菴日記) - 57
곤포 사일리지 - 58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을 듣는 날 - 60
불타는 짬뽕 - 61
엄마와 장미 - 62
수돗가에 뜬 달 - 64
뭉클한 나무 - 66
오월 편지 - 68
남겨진 길 - 70

제3부
뻘뻘 - 73
벼락을 피하는 방법 - 74
한낮의 독서 - 76
목욕탕과 눈사람 - 78
저녁의 노래 - 80
그 남자 - 82
종아리 - 84
그래, 눈사람 - 86
여(與) - 87
오동꽃 저고리에 관한 어떤 기록 - 88
피습 - 90
만곡(彎曲) - 92
소사동 팽나무 - 94
그때 나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 96
저녁의 얼굴 - 98

해설 황정산 일몰 그러나 아직 기억은 남아 있다 - 99

저자소개

이서린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남 마산 출생. 1995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07년 김달진창원문학상 수상. 시집 『저녁의 내부』(2016년 세종 우수도서 문학 나눔 선정), 『그때 나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날라리인문학 <돗귀>·<시시콜콜>회원. 경남문협·창원문협·경남시협 이사, (사)시사랑문화인협의회 부회장. 문학치료·소통·청소년 인성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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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러나, 꽃

수백 개의 입술이

아니, 가늘고 보드라운 수만 개의 입술이

속살대며 떨리는 촉촉한 키스처럼
가만가만 이마에 하나 둘 닿더니
어느새 발등에 미친 듯이 퍼붓고

제발 좀 보라는 듯
나 여기 있다는 듯 애타는 연분홍 사태
소리 없이 펑펑 쏟아지는 눈물 같은
저 고요한 설움을 차마 어찌 밟고 가나요

작별쯤이야

큰소리치던 날들은 벌써 잊었군요
무성한 기약 뒤엔 조그만 혓바닥이 슬프다는 걸
변하는 건 사랑이 아니고 사람이라는 걸
연인들은 종종 늦게 깨닫는다지요

도무지 거절하기 힘든 따스한 숨이라면요
덧없는 맹세인 줄 알면서도 피우느라 지우느라
밤새 뒤척이는 격정의 봄밤이라면요

숨 한 번 돌릴 사이 사라지더라도
함성처럼 피다 소나기처럼 끝난다 하여도
사랑은요
벚꽃은요
서러움 뒤에 오는 허무라 해도

그러나, 꽃이잖아요 ***


젖은 발목으로 날아가는 새
―섬진강에서

강이 보였다. 목 잘린 산 그림자가 어룽거렸다. 붉은 흙덩이 쏟아 낸 건너편 비탈. 바람이 일으킨 파문에 산산조각 부서지는 물살들. 물에서도 소리가 날 것 같은

서서히 핏물 번지는 하늘. 어린나무를 옆으로 눕히며 바람은 불고 나는 맨발로 모래밭을 걸었다. 발가락 사이사이 파고드는 차가운 모래 알갱이. 푸르스름한 발등을 흘러내리는 부드러운 모래의 기척. 디딜 때마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지구의 단호함에 몰입하면서 성글게 핀 풀들의 의지를 보았다.

걷다가 주저앉아 바라본 강물이 눈높이에서 헤적일 때 아주 잠깐, 강물에 발목을 적신 새와 마주쳤다. 우울한 인간쯤이야, 새는 당황하지도 도망가지도 않았다. 저렇게 작은 몸으로 낯선 공포와 마주하기까지의 시간을 짐작만 할 뿐 나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까만 콩 같은 눈동자. 흔들림 없던 엄마의 마지막 눈빛이 저러했을까

몹시 여린 발목으로 몇 발자국 옮기다 날개를 펼치는 새. 한마디의 울음을 남기며 새는 날아가고 나는 추운 줄도 모르고 오래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신기루처럼 사라진 새의 잔상. 만약 계속 삶이 이어진다면 생이란

이런 순간일 것이다. 나무가 바람에 몸을 굽히고, 강물은 눈높이에서 흐르고, 발가락 사이 느껴지는 차고 부드러운 모래, 잠깐이지만 마주친 작은 새의 눈망울과 젖은 발목, 잊을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얼굴과 체온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채 견뎌야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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