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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87886471
· 쪽수 : 212쪽
책 소개
목차
오직 밤뿐인 009
<영혼의 정글> 낸시 가드너 윌리엄스와의 인터뷰 198
리뷰
책속에서
금이 간 파란색 접시에서 달걀이 마치 모든 것을 다 아는 듯한 사악한 눈길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 환상에 매료되었다. 하지만 더 오래 응시하고 노란색 눈알이 그를 맞받아 볼수록 몹시 불편해졌다. 재빨리 눈을 깜빡였다. 미끈대는 흰색 구체에서 노란색 눈동자가 아직도 그를 무심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타바스코 소스 병에 손을 뻗어, 타는 듯한 붉은 액체를 그 눈에 부었다. 갑자기 참을성을 모두 잃고 짜증을 내는 것마냥, 그 주변의 흰자는 놀라울 정도로 핏발이 선 채 액체처럼 움직이는 혈관의 연결망이 되어, 빈 공간을 거의 섬뜩한 무언가로 바꾸어 놓았다.
“시집을 출판한다고?”
“당연하지. 모든 작업을 나 혼자 힘으로 할 생각이야. 편집, 디자인, 타이핑 준비, 모든 일을. 최고의 시만 출판할 거야. 좋은 시와 나쁜 시를 구별할 수 있어. 잘될 거야. 문제없어.”
아서는 스태포드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그를 거칠게 붙잡고 흔들면서, 아이를 야단치듯 꾸짖고 싶었다. 하지만 움직이지도 입을 열지도 않았다. (중략) “인쇄나 인쇄기에 대해 네가 뭘 알아? 출판은 얼마나 알고… 맙소사. 인쇄
기를 본 적이나 있어?”
스태포드는 고개를 저었다. “배우면 돼. 약간의 머리와 눈치만 있으면 충분해. 오늘 오후에 공공도서관에 갈 생각이야. 거기에 관련 서적들이….”
아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그에게 소리 질렀다. “미쳤군!”
“우린 둘 다 기다리고 있어. 시간과 내가. 너도 알다시피 이건 게임이야. 누가 상대방을 더 기다리게 만들 수 있느냐는 경주. 그리고 끝났을 땐 둘 다 패자야. 그게 최종 결과지. 우리 둘 중 누구도 이기지 못했다는 게.” 아서는 눈을 감았다. 아버지의 말을 끊을 힘이 없었다. 그저 앉아서 그 단조롭고 무기력한 목소리를 들으며 본의 아니게 얼어붙고 홀려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가끔은 멈춰야 한다고, 그만둬야 한다고, 전부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냥 한동안 가만히 서 있자고. 하지만 소용없어. 한번 시도해 봤다. 시작하지 않았다면 달라졌겠지. 하지만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