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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천문학 > 우주과학
· ISBN : 9791187980421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8-01-08
책 소개
목차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주에는 우리만 있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왜 여기 있는가?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가?
책을 맺으며
책속에서
인간이란 무엇일까? 냉정하게 말해, 하찮은 존재일 뿐이다. 무한한 공간 속의 티끌로서 영원 속의 한순간을 살고 간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은하들을 거느린 우주에서 인간은 한갓 원자들의 작은 덩어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질문이 존재하려면 인간이 필요하다. 어떤 질문이든 우주에 질문이 존재한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경이로운 일이다. 질문은 마음을 필요로 하며, 마음은 의미를 동반한다. 의미란 무엇일까? 나도 모른다. 다만 우주 전체 그리고 이 우주 속의 티끌 같은 존재들이 저마다 내게 나름의 의미로 다가온다는 것 말고는. 놀라워라! 하나의 원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리고 우리 문명이 진리의 길에 도도한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이. 어째서 그런지는 모른다. 누군들 알겠냐만, 그래도 나는 미소 짓는다. 이 책은 우리의 기원, 운명 그리고 우주 안에서 우리의 위치를 묻는다. 답을 기대한다는 것은 우리로선 과분하다. 어쩌면 묻는 것조차 과분하다. 《인간의 우주》는 인류에게 부치는 최초의 연서戀書이자,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엄청난 행운에 바치는 축사다. 나는 이 러브레터를 과학의 언어로 쓰기로 했다. 과학이 쌓아 올린 지식의 금자탑보다 더 확실하게 인간을 티끌로부터 만물의 영장으로 찬란히 끌어올린 것은 어디에도 없으므로. 200만 년 전에 우리는 원인猿人이었다. 이제는 우주인이 되었다. 우리가 알기에 다른 어디에서도 그런 일은 없었다. 축하할 만하지 않은가!
지구는 평범한 한 항성 주위를 타원 궤도로 도는 아홉(지금은 수정되어 여덟) 행성들 가운데 하나임을 알았다. 수성과 금성은 지구보다 안쪽에서 돌고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과 해왕성은 지구보다 바깥에서 돈다는 사실도. 태양은 우리 은하(은하수) 내의 4,000억 개 별들 가운데 하나이며, 우리 은하 자체도 관측 가능한 우주 내의 3,500억 개 은하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나중에 대학에서 배우고 보니, 물리적 실재는 900억 광년의 보이는 구球를 훌쩍 뛰어넘어 (비록 내가 46년 평생 동안 섭렵한 인류 문명의 종합적 지식을 바탕으로 추측한 것이긴 하지만) 무한으로까지 확장된다.
이 길은 무의미를 향해 올라가는 나의 여정이다. 많은 이들이 이미 지나갔지만 정작 가고 있는 개개인한테는 굉장히 사적인 길이다. 점점 커지는 인간의 지식을 따라 우리가 걷는 길들은 혼란스럽다. 책을 읽다가 막히면 번번이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듯이 평생토록 걷고 또 걸을지 모른다. 하지만 각자 자신의 길을 가는 우리의 지적 여행들에는 공통의 주제가 있다. 현대 천문학의 발전은 우리 인간을 어김없이 중앙무대의 변방으로 좌천시키고 말았지만, 또 한편으로 우리의 공통 경험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분명히 말하건대, 창조의 중심으로부터 한낱 티끌로 향하는 우리의 여정은 오르막길이다. 가장 영광스러운 지성의 오르막길인 것이다. 물론 이처럼 어지러울 정도의 지위 격하에 힘겨워했던, 그리고 지금도 힘겨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답을 알게 되면 엄청난 문화적 파장을 일으킬 질문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우리의 고독에 관한 질문이다. 우주에 우리만 있는가? 답은 예 아니면 아니오일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난감하다. 확정적으로 대답하기가 불가능하니까. 심지어 원리적으로도 우리는 우주 전체를 탐험할 수가 없다. 우주는 관측 가능한 460억 광년 거리의 지평선 너머로 뻗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확실히 예라고 답할 수가 없는 질문이다. 그런데 만약 우주의 크기가 무한하다면, 답이 나온다! 즉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자연의 법칙은 명백히 생명이 존재하도록 허용하며, 아무리 가능성이 낮은 듯해도 생명은 무한히 긴 시간 속에서 틀림없이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