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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8343324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0-07-20
책 소개
목차
다시 만난 세계
마뉴팍투라 군단
오, 나의 시벨
운전의 기술
모두의 아이돌
(언)니가 뭔데
강 언니
동생은 어려워
태초에 언니가 있었다
엄마의 언니
조심히 가
살아남은 언니들에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입교 첫날, 강당에 모인 우리는 한 명씩 앞으로 나가 지금껏 살아온 이야기를 짧게나마 나누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들어온 사람, 명문대를 다니다 온 사람, 중소기업을 전전하다 온 사람, 아기 엄마, 소녀 가장, 단편영화 감독, 국가대표 운동선수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여성들이 자기 이야기를 수줍게 그러나 거침없이 쏟아냈다. 한 명씩 발표를 마칠 때마다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성도 저렇게 다채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고향도, 나이도, 경력도, 성격도 모두 제각각인 여성들이 경찰 동기라는 이유 하나로 똘똘 뭉치는 모습은 얼마나 큰 울림을 주던지! ‘개인’이던 여성이 하나의 공통점으로 ‘우리’가 되자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팽창하기 시작했다. _「다시 만난 세계」
사랑하는 언니들과 동유럽의 작은 식당에서 저녁으로 닭고기와 맥주를 먹으며 웃고 떠드는 일 같은 건 비루하기만 했던 내 인생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을,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에피소드인 줄 알았다.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이라는 노래 제목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살아 있길 잘했다. 죽지 않아서 다행이다. 죽고 싶던 숱한 날이 떠올랐다 스치듯 사라졌다. 내 방 깊숙한 곳에 처박아둔 오래된 유서가 남의 것처럼 느껴졌다. 처박아둬서 다행이다.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게 내가 버티고 있어서, 그래서 너무나 다행이다. _「마뉴팍투라 군단」
남성 비율이 90퍼센트 가까이 차지하는 경찰 조직 내에서도 유독 성비 불균형이 심한 부서가(사실 어디든 그렇지만) 형사팀과 과학수사팀이다. 그 안에서 단순히 개인적인 친분을 넘어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 동료로서도 언니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 보다 더 거칠고 궂은 일 많은 형사팀 내에서 고군분투하며 여기저기 쓸리고 상처 입고 있는 언니가 지지 않았으면. 늘 그랬듯 호탕하게 웃으며 멋진 해답을 도출했으면. _「오, 나의 시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