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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바빌론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

허수경 (지은이)
난다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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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바빌론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8862245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18-11-20

책 소개

허수경 시인의 산문집. '바빌론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지난 2005년 9월 출간된 바 있는 저자의 책 <모래도시를 찾아서>의 개정판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3일 독일 뮌스터에서 세상을 뜬 시인이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던 책이다.

목차

작가의 말 │7
개정판 작가의 말 │ 10

바빌론 │16
글쓰기, 라는 것의 시작 │31
애거사 크리스티와 고고학 │46
‘그들’과‘ 신들’, 그리고…… │59
그러나, 뿌리를 위하여 │73
몇 개의 순간들 │84
타인의 얼굴 │97
방앗잎, 그리고 해골에게 말 걸기 │109
서재 안의 흰고래 │121
늘어진 시계, 20센티미터의 여신 │135
기억과 기역, 미음과 미음 │149
바다 바깥 │162
발견의 편견 혹은 편견의 발견 │188
존재할 권리 │201
끝이 전해지지 않는 이야기 │212
사원과 꿈 │224
니네베 혹은 황성 옛터 │236

저자소개

허수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자라고 대학 역시 그곳에서 다녔다. 오래된 도시, 그 진주가 도시에 대한 원체험이었다. 낮은 한옥들, 골목들, 그 사이사이에 있던 오래된 식당들과 주점들. 그 인간의 도시에서 새어나오던 불빛들이 내 정서의 근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밥을 벌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고 그 무렵에 시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봉천동에서 살다가 방송국 스크립터 생활을 하면서 이태원, 원당, 광화문 근처에서 셋방을 얻어 살기도 했다. 1992년 늦가을 독일로 왔다. 나에게는 집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셋방 아니면 기숙사 방이 내 삶의 거처였다. 작은 방 하나만을 지상에 얻어놓고 유랑을 하는 것처럼 독일에서 살면서 공부했고, 여름방학이면 그 방마저 독일에 두고 오리엔트로 발굴을 하러 가기도 했다. 발굴장의 숙소는 텐트이거나 여러 명이 함께 지내는 임시로 지어진 방이었다. 발굴을 하면서, 폐허가 된 옛 도시를 경험하면서, 인간의 도시들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았다. 도시뿐 아니라 우리 모두 이 지상에서 영원히 거처하지 못할 거라는 것도 사무치게 알았다. 서울에서 살 때 두 권의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을 발표했다. 두번째 시집인 『혼자 가는 먼 집』의 제목을 정할 때 그것이 어쩌면 나라는 자아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독일에서 살면서 세번째 시집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를 내었을 때 이미 나는 참 많은 폐허 도시를 보고 난 뒤였다. 나는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짐작했다. 물질이든 생명이든 유한한 주기를 살다가 사라져갈 때 그들의 영혼은 어디인 가에 남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뮌스터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학교라는 제도 속에서 공부하기를 멈추고 글쓰기로 돌아왔다. 그뒤로 시집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산문집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너 없이 걸었다』, 장편소설 『모래도시』 『아틀란티스야, 잘 가』 『박하』, 동화책 『가로미와 늘메 이야기』 『마루호리의 비밀』, 번역서 『슬픈 란돌린』 『끝없는 이야기』 『사랑하기 위한 일 곱 번의 시도』 『그림 형제 동화집』 『파울 첼란 전집』 등을 펴냈다. 동서문학상, 전숙희문학상, 이육사문학상을 수상했다. 2018년 10월 3일 뮌스터에서 생을 마감했다. 유고집으로 『가기 전에 쓰는 글들』 『오늘의 착각』 『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가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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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 글을 쓰는 시간 동안 나는 자주 정원을 어슬렁거렸다. 정원을 다녀가는 손님들을 바라보았다. 새와 민달팽이, 지렁이와 나비와 쥐며느리, 잠자리, 그리고 바람에 실려 날아다니는 가벼운 씨앗들, 그 사이사이에 이라크에서는 전쟁이 지나갔고, 새로운 전쟁이 자살 폭탄을 등에 허리에 복부에 맨 이들에 의해 일어났으며, 전쟁이 지나간 아프가니스탄의 평원 지대에서는 양귀비꽃이 마치 붉은 양탄자처럼 불길하게 피어올랐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정원을 어슬렁거리며 정원에 들른 손님들을 바라보다가 너에게 전화를 했다. 수만 리 저편의 너는 집에 없었다. 네가 집에 없었으므로 나는 기분이 좋았다. 너는 어디론가 가서 너의 현재의 시간을, 단 하나, 인간에게 주어진 살아 있는 시간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므로.


누구든 잊힌다. 공룡도 그러했거니와 인간이라는 종도 언젠가는 잊음의 세계로 들어갈 것이다. 모두가 모두에게서 잊히는 것은 어두우며, 어둠은 견디기 힘들다. 우리는 잊음이라는 불길한 딱지를 지니고 이곳 지상으로 왔으나 잊음, 혹은 잊힘에 저항하는 존재도 우리가 아닌가. 공룡들은 그들의 종의 역사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인간이라는 종은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의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잊음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역사를 기록하는 존재는 역사를 기록하지 않는 존재보다 약하다. 그 약한 존재인 나는 기록되지 않고 잊힐 폐허 도시 앞에 서 있다. 그러나 브레히트의 말대로 누가 그렇게 수없이 파괴당했던 바빌론을 다시 건설하는가.


발굴지에서 언제나 나는 냄새가 그리웠다. 코를 킁킁거리며 땅에 코를 박고 습기에 젖어 막 발굴로 거두어낸 검은 흙의 내음을 맡으면, 이 무향은 아마도 폐허를 증언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냄새라는 것은 거의 결정적으로 추억을 현재화시킨다. 냄새에 민감한 인간들이 가진 고초를 나는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은 냄새가 환기시키는 모든 영상 앞에서 우울해하거나 즐거워하거나 가가대소하거나 혹은 고즈넉하게 삶의 한 시간을 즐기기도 한다. 냄새로 사로잡힌 삶이여, 죽은 지 오래된 인간들은 자신의 모든 냄새를 지우면서 드디어 흙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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