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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9128463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19-07-17
책 소개
목차
1. 치킨과 차가운 귀신
2. 멍든 별
3. 손가락에 감긴 머리카락
4. 천국이란 이름의 편의점
5. 소설가가 꾸는 꿈
6. 에일리언의 청소부
7. 금순, LG, 로자
8. 나는 행복합니다
9. 책방의 좀비(1)
10. 치킨과 뜨거운 귀신
11. 책방의 좀비(2)
12. 복원작업
13. 책방의 좀비(3)
14. 홋의 로맨스
15. 간
16. 화성증후군
<대담> 박생강 X 오한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다음 날 잠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식탁에 엎드려 있었다. 일주일 후 나는 친구의 소개로 은행에서 일하는 두 살 연하의 여성을 소개받았다. 그녀에게서 나는 아무 설레는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그제야 나는 멍청해 보이는 차가운 귀신이 내게 무엇을 빼앗아갔는지 알 수 있었다. 언제나 추운 영혼인 그는 인간의 고통스러운 감정의 열기를 땔감 삼아 겨우 버텨가는 악귀에 불과했다. 이제 내게 더는 사랑이 없다.
-「치킨과 차가운 귀신」 중에서
X는 Y별에 사는 존재로 그의 왼쪽 볼기에는 푸른 반점이 있었다. Y별의 사람들은 그것을 몽고반점이라는 명칭으로 불렀다. 반점이란 단어는 Y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였다. 대개는 불길한 의미를 띠는 경우가 많았다. 존재에게 반점이 생긴다는 것은, 그의 삶에 그늘이 진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혹은 사랑하는 존재에게 반점이 퍼졌다는 뜻은 이미 그 사랑의 말로가 보인다는 뜻이었다. (중략)
“지구는 멍든 별입니다. 그리고 내 아들이 바로 멍든 별에서 태어난 인류요. 지구의 멍을 이 조용한 별로 이주시킨 존재가 과연 나였던가에 대해서는 무어라 말을 못하겠소.”
-「멍든 별」 중에서
남편은 승낙을 받았으니 좀비에게 책방의 문을 개방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잠시 후 좀비가 버티고 씨의 목덜미를 깨물었을 때, 버티고 씨가 한 생각은 이러했다. 이 감촉은 호러의 감촉일까, 스릴러의 감촉일까? 아니면 판타지일까? 좀비의 이빨은 생각보다 푹신했다. 스펀지로 만든 작은 칼날이 자신의 살 속으로 은은하지만 푹 들어오는 것만 같았다. 이 세상에서 느낄 수 없는 저세상의 감촉이긴 했다.
-「책방의 좀비(1)」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