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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

좋은 말

전영관 (지은이)
청색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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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좋은 말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9176006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18-04-30

책 소개

청색종이 산문선 2권. 전영관 시인의 산문집. 문장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새로운 세상을 지어 올리며 다른 것들을 받아들이고자 한 흔적으로 가득하다. 가족과 직장과 이 세상 속에 놓인 한 남자의 말은 고요하지만 날카롭게 스며든다.

목차

INTRO

1부
어느 편에 서야
한지처럼
막내와의 하루
감정의 기술
괜찮아, 괜찮아
한 걸음 먼저 돌아가는
버림받지 않으려면
냉장고
아무 일 없는 하루
먼 곳의 친구에게
어른께 길을 묻다
20년 만의 해후
순환과 일방통행
시간이라는 섬유질
자식이라는 뻐근함
겸상
부계의 멍울들
배터리
거리와 간극
진공상태
고백
감정의 이산

2부
청산도로 갈까
보리굴비와의 대화
익숙해서 낯선
숨어있는 경계들
와온에서
아직 살아계십니까
남해출행
미황사
돌아보니 모두가 어제
27년 만의 퇴근
낯선 월요일
보이지만 않을 뿐
임대 혹은 무단점용
울긋불긋
멜랑콜리아
하고 싶고, 해야 하고
세 번째 세상
후회
노가다라는 직업

3부
우중산조
뜨거운 얼음
목신의 오후
중문
11월을 맞으며
금빛 물결
긍긍
angel-in-us
연기
능소화
직전

4부
당신의 저녁은 안녕하십니까
그대도 아름다운 이유
셔터가 열렸다 닫히는 사이
나의 분노를 당신들이 입증하라
공작나비의 선택
신이 존재한다면 나는 지나치기를
회전하는 봄
우연한 불행
다르다는 기준에 관한 눈물들
서글픈 착각이 부른 비극들
고장 난 달
8월에도 차가운 바다
눈물 속에 핀 꽃, 배려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
배만 부르고
송년보다 송인
개들의 하루
만두와 노동자
처음부터 제자리

책속에서

연어가 누워 있다. 투명한 칠성판을 베고 북극해의 무늬들을 헤아린다. 유빙은 흰 이마로 침묵하고 연어는 시린 아랫도리를 살핀다. 등으로 문지르며 다녀갔음을, 처음이자 마지막임을 새긴다. 자잘한 조각 말고 커다란 얼음에서 녹아내리는 비린내의 주인은 연어인 셈이다. 연어가 토막으로 누워 있다. 장도를 오가는 족속들의 특질인 붉음 하나만으로도 연어임을 증명한다. 왠지 연어의 심장은 작을 것만 같다. 근육이 많을 것만 같다. 목적지가 멀다는 것은 그리움이 오래 쌓인다는 뜻이다. 그리움은 전신에 번지면서 마비를 일으킨다. 누대의 유전으로 연어는 심장이 작고 박동 또한 희미할 것 같다. 견딤의 방식이다. 내성이 생기지 않는 그리움과 당혹에 대한 처방이다. 연어가 붉은 단면으로 백색 빙하를 떠오르게 한다. 달려갈 방법도 없는데 냉기로 유혹한다.
― 「냉장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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