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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282554
· 쪽수 : 704쪽
· 출판일 : 2023-11-06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7
《김완하 자선시 30편》
1. 나의 별은 내가 볼 수 없구나
별1 31
별2 33
별3 34
별4 35
별들의 고향 36
그리움 없인 저 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한다 37
허공이 키우는 나무 39
눈발 40
동백꽃 42
노루귀 44
2. 우리 집은 언제나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버지가 되어 46
엄마 47
마정리 집 48
새벽 신문을 펼치며 49
칡덩굴 51
집 우물 52
입동 53
섬 54
물소리 55
썰물 56
3. 꽃은 제 이름을 온몸으로 쓰고 있다
발자국 57
외로워하지 마라 58
석공 60
그늘 속의 그늘 61
매미의 무덤 62
생의 온기 63
뻐꾹새 한 마리 산을 깨울 때 65
절정 67
하회강에 가서 68
꽃과 상징 70
《사이꽃 시 모음》
강안나 단추 외 2편 72
강은미 자벌레 보폭으로 외 2편 75
강학희 어느 좀비의 시작법 외 2편 78
고명자 귀뚜라미가 늑골 아래에서 운다는 십이월의 밤 외 2편 83
곽은희 우리 교회 외 2편 89
구지혜 물멍 외 2편 92
권기림 봄 외 2편 98
권용관 축일逐日 외 2편 101
권주원 시집간 누이에게 외 2편 106
길상호 고양이와 커피 외 2편 110
김경숙 택배 외 2편 114
김공호 빙떡꽃 외 2편 118
김규나 사과의 꿈 외 2편 122
김나원 뒷북 외 2편 126
김난수 누가 그러더군 악연은 성스럽게 온다고 외 2편 130
김다은 하얀 공룡 외 2편 135
김도경 아들의 가방을 메고 외 2편 139
김동준 달빛 침상 외 2편 144
김동호 검은 친구 외 2편 148
김선환 물의 꽃 외 2편 151
김승필 허공 한 채 외 2편 155
김시도 붕어찜 외 2편 159
김은순 장담기외 2편 165
김재광 정류장의 시간 외 2편 170
김정순 가연佳緣 외 2편 173
김종덕 겨울 벽화 외 2편 177
김주희 비로소 외 2편 182
김지숙 데드플라이 외 2편 187
김태익 전설의 가치 외 2편 191
김혜윤 자화상 외 2편 196
김화순 꿈 외 2편 201
남연우 응달집 외 2편 205
남원근 겨울 외 2편 211
남정화 행성 외 2편 215
노금선 만 원의 행복 외 2편 220
노수승 스노우볼 외 2편 226
류경동 어떤 연대기 외 2편 230
민재명 안락사 외 2편 236
박광영 밥과 별과 시 외 2편 240
박득희 가시 외 2편 244
박미숙 북회귀선 외 2편 247
박세아 사막기도 외 2편 251
박소연 숨 한 모금 외 2편 255
박송이 소심한 책방 외 2편 259
박유하 막차 외 2편 264
박인정 우렁이 색시 외 2편 269
박일우 흰 두루마기 외 2편 272
박종영 발골작업 외 2편 276
박한송 소금 아빠 외 2편 281
박희준 종이의 무덤 외 2편 284
백명자 억새 외 2편 289
백혜옥 저녁강 외 2편 293
변선우 복도 외 2편 296
빈명숙 고향바다 외 2편 300
빙현희 여름 외 2편 304
서지석 맛있는 홍대와 베이커리 음악들 외 2편 308
서희경 수박 외 2편 314
성은주 코끝의 도시 외 2편 320
손경선 어머니 외 2편 325
손 미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외 2편 328
손상아 조각보 외 2편 334
손혁건 최고의 높이란 외 2편 338
송계헌 위대한 얼룩 외 2편 341
신규철 나의 강으로 외 2편 345
신영목 새해 외 2편 350
신영연 가자 외 2편 353
신현자 일탈 외 2편 358
심송무 하얀 볼 외 2편 363
아 은 오독 외 2편 367
안성덕 섬 외 2편 371
안창현 콘크리트 샤워 외 2편 375
안후영 남향 고을 외 2편 379
양안나 호미 놓고 기역 외 2편 383
양희순 대숲 돌그릇 외 2편 389
엄경옥 혼밥존 외 2편 395
엄태지 스며드는 자전거들 외 2편 401
여진숙 못은 비밀을 무는 버릇이 있고 외 2편 406
오영미 접시꽃 외 2편 411
우종숙 태양 하나를 낳았다 외 2편 415
원양희 다듬는 일 외 2편 420
유선영 파주 외 2편 425
유인선 잠이 안와요 외 2편 429
육근철 바늘과 실 외 2편 435
윤선아 꽃밭 외 2편 439
윤진모 변방의 별 외 2편 444
이경희 시손님 외 2편 448
이근석 시계의 마음 외 2편 452
이덕비 왕십리의 봄 외 2편 457
이명식 입춘첩을 내걸다 외 2편 461
이미화 달을 캔다 외 2편 464
이봉직 나의 선언 외 2편 468
이비단모래 상사화에 체해 외 2편 471
이성숙 봄에는 프리지아 외 2편 476
이성심 오래된 밥상 외 2편 482
이성혜 고요한 작업 외 2편 487
이윤소 돌의 족보를 누설하다 외 2편 491
이윤지 하품 외 2편 496
이 정 시계의 마음 외 2편 501
이정희 사십 계단을 울먹이며 오르는 이에게 외 2편 505
이태진 뒤에 서는 아이 외 2편 513
이현명 아버지와 리어카 외 2편 517
이혜경 과속 카메라외 2편 520
이희수 벌판서 안부를 묻다외 2편 525
임남희 저수지외 2편 528
임서령 타고 오르는 것의 본능 외 2편 531
장진숙 가을산 외 2편 536
전건호 달팽이의 산책 외 2편 540
전동진 수화 외 2편 546
전병국 회색 마을 외 2편 550
전희진 로사네 집의 내력 외 2편 553
정국희 로스엔젤레스, 천사의 땅을 거처로 삼았다 외 2편 558
정대중 마법의 비 외 2편 563
정용재 빵 굽는 시간 외 2편 566
정우석 끝날 줄 모르는 외 2편 570
정은이 아버지의 지게 외 2편 575
정정숙 가을행 버스 외 2편 579
조경숙 행운木 외 2편 585
조남명 콩바심 외 2편 588
조명희 자두나무 아래 너를 부르면 외 2편 591
조옥동 천사의 도시인가 L.A는 외 2편 597
조재숙 늙은 호박 외 2편 600
지연경 배고픈 햇살 외 2편 603
진종한 두더지 외 2편 607
차유진 人,큐베이터 외 2편 611
최태랑 철쭉꽃 외 2편 617
하미숙 문門 외 2편 621
하희경 매미의 수다 외 2편 627
한재선 가을 하숙집 외 2편 632
한정근 휘묻이 외 2편1 638
현택훈 우리말 사전 외 2편 641
황인학 구름의 뿌리는 어디일까 외 2편 645
김완하金完河 주요 연보(1958 ~ 현재) 649
저자소개
책속에서
별 · 1 - 김완하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거리를
빛으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허리가 휘어 언덕을 오르는
사람들 발 아래로 구르는 별빛,
어둠의 순간 제 빛을 남김없이 뿌려
사람들은 고개를
꺾어 올려 하늘을 살핀다
같이 걷는 이웃에게 손을 내민다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의 빛 속으로
스스로를 파묻기 때문이다
한밤의 잠이 고단해
문득, 깨어난 사람들이
새벽을 질러가는 별을 본다
창밖으로 환하게 피어 있는
별꽃을 꺾어
부서지는 별빛에 누워
들판을 건너간다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새벽이면 모두 제 빛을 거두어
지상의 가장 낮은 골목으로
눕기 때문이다
코끝의 도시 - 성은주
창가에 놓인 화분처럼 앉아서 우린 구부러진 골목을 바라봤지요
이삿짐 트럭 옆으로 배달 오토바이 옆으로 가로등이 켜지고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우리 여기서 살 수 있을까요
살아남은 책장 한 모퉁이에 널어놓은 빨래가 다 마를 때까지
거기 누구 없나요
외쳐도
열리지 않는 이웃집 대문이 있어요
꾹 눌러놓은 빨래집게 같은 사람들
내 것이 아닌데 내 것처럼 보이는 열쇠를 쥐고
고층으로 올라가 구멍 찾는 흉내라도 내야죠
한쪽으로 휩쓸려 가더라도 겁내지 말고 옆에 앉아요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 손 미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밤을 두드린다. 나무 문이 삐걱댔다. 문을 열면 아무도 없다. 가축을 깨무는 이빨을 자판처럼 박으며 나는 쓰고 있었다. 먹고 사는 것에 대해 이 장례가 끝나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뼛가루를 빗자루로 쓸고 있는데 내가 거기서 나왔는데 식도에 호스를 꽂지 않아 사람이 죽었는데 너와 마주 앉아 밥을 먹어도 될까. 사람은 껍질이 되었다. 헝겊이 되었다. 연기가 되었다. 비명이 되었다 다시 사람이 되는 비극. 다시 사람이 되는 것. 다시 사람이어도 될까.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을 생각하지 않아도 될까. 케이크에 초를 꽂아도 될까. 너를 사랑해도 될까. 외로워서 못 살겠다 말하던 그 사람이 죽었는데 안 울어도 될까. 상복을 입고 너의 침대에 엎드려 있을 때 밤을 두드리는 건 내 손톱을 먹고 자란 짐승. 사람이 죽었는데 변기에 앉고 방을 닦으면서 다시 사람이 될까 무서워. 그런 고백을 해도 될까. 사람이 죽었는데 계속 사람이어도 될까.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라고 묻는 사람이어도 될까.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나무 문을 두드리는 울음을 모른 척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