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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 ISBN : 9791189346317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2-01-28
책 소개
목차
편집자의 말
망자의 학교
꿈의 학교
뿌리의 학교
옮긴이의 말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저의 첫 책은 아버지의 무덤에서 솟아났습니다. 저도 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가난하고 경험 없던 그때 제가 써야 했던 유일한 것, 유일한 자산이 아버지의 죽음이었기 때문이겠지요. 저를 살게 했고, 제가 살았고, 저를 시험에 들게 했고, 저를 완전히 무너뜨렸기 때문에 제가 느낄 수 있었던 유일한 것. 그것은 이상하고 기괴한 저의 보물이었습니다. 그때는 이런 것들을 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생각했다면 글을 쓰지 않았겠지요. 저는 오랫동안 반전된 동화 속에 있는 듯이 더없는 상실감과 어린애 같은 슬픔에 젖어 아버지의 죽음을 견디며 살았습니다. 아,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는 다른 멋진 이야기들을 지어내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세상의 색깔이 달라지고 크게 애를 쓰지 않아도 다른 장면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_망자의 학교
도스토옙스키가 사형 선고를 받고 맞닥뜨린 곳, 가장 소중한 곳, 가장 살아 있는 곳, 여러분이 도끼의 일격을 받으리라고 혼잣말을 하는 곳, 그리고 그 도끼의 빛으로 카프카가 모세의 입을 빌려 말한, “그 추악함 속에서도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발견할 곳, 우리를 그곳으로 보내주는 것이 공포입니다. 블랑쇼가 말하듯이, ‘우리가 빛을 보는’ 때가 바로 이런 때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태어나는 때, 아직 어린 친척을 잃는 것과 같은 위험하고 장엄하고 잔인한 경험을 하는 동안에 일어날 수 있는 이상한 일들을 즐기는 때가 바로 이런 순간입니다. 말도 못 할 정도로 무서운 일이지만, 우리는 극도로 기묘한 뭔가를 느낍니다. 한편에는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 느끼는 것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큰 상실감이 있고, 다른 편에는 고백할 수 없는 기쁨, 지각하기는 어렵지만, 그저 살아 있음에서 오는 기쁨이 있습니다.
_꿈의 학교
이제 강의를 끝내고자 합니다. 자료가 거의 막장에 이르고, 세 번째 수업이 끝나가는 시점에, 저는 갑자기 제 여정에 ‘결말’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제 손과 같이 건너고 있는 이 종잇장들이 ‘강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쓰기에서는 어떤 ‘결말’도 찾을 수 없고…
_뿌리의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