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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89534561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4-10-25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어쩌다 우연히
여름나무와 베짱이뽀의 작은 책방 집수리
1장 인연, 봉황동 290번지
봉황동 290번지
버선 모양 터에 놓인 이상한 집
좋은 대지와 마당 정원의 변화
파파고는 읽을 수 없는 등기권리증
이 집의 신들에게 밤 막걸리를 올렸다
집수리가 시작되었다
카프카의 안전모와 집을 짓는 재료들
겁이 나서 견적을 의뢰했다
2장 먼지의 시간
철거가 파괴라면 해체는 사랑이다
솜털처럼 가벼워진 고양이
먼지폭탄이 터졌다
쉽게 할 일을 어렵게 하고 사고 치며 배우는 우리
왜 공부를 안 해?
전기가 들어오자 노동 시간이 길어졌다
여름나무의 고집
무릎은 굽히고 팔은 펴고
계단보강
갈고 닦고 칠하고
배윤슬 씨, 도와줘요!
3장 멈췄던 게 돌아가고 미웠던 게 예뻐지고
조적과 미장, 죽을 것만 같다
한 뼘 창을 내다
다시 쓰인 나무들
춥고 거칠어지면 무뎌지는 법
화장실을 시공할 줄 알면 집을 지을 수 있다
배관공사와 타인의 시선
‘그럼 그렇지! 한 번에 되면 이상하지!’
미심쩍었으나 그냥 넘긴 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콘센트타이머
그런데 사무실이 없다
4장 집수리 몸수리
두 번째 봄
집수리 몸수리
가만히 짐작하면 알게 된다
집수리와 유튜브 그리고 나의 욕망
일하고 싶지 않아
사람은 9L의 먼지만 먹으면 되는데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
마감을 해야 마감이 된다
마지막 저항
내 몸에도 ‘뜸씨’가 살아있을까?
5장 쉼의 옹호
아침 산이 문턱까지 다가와있었다
어떤 책방을 열어가야 할까?
팥과 귀리 그리고 전호
마음에 걸리는 그것
슈베르트와 케테 콜비츠
선생님들의 우정
조금씩 변하는 집
공태수 씨 이야기
삶의 방식이 비슷한 이웃 사람
힘들 거예요. 그래도 잘해보세요
쉬어야 낫는다
벽돌을 쌓으며
19세기 앤이 좋아
닫는 글
언니들이 곁에 있었다
집수리를 하면서 곁에 둔 책들
리뷰
책속에서
공주시 봉황동으로 옮긴 후, 1년은 쉬고 1년은 집수리를 했다. 코로나 시기와 겹쳤던 이 기간은 침잠하여 생각도 가다듬고 우리 몸도 점검하는 시기였다. 텅 빈 공간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형성되어있는 사고방식과 형상을 해체하고 다시 정립하는 시간이었다.
도면을 그리지는 않았으나 우리가 원하는 형태의 집을 마음에 새기고 찾아나섰다. 집은 작아도 마당은 넓었으면 했다. 마당에는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쯤 있으면 좋겠고 빨간 벽돌 이층 건물에 반지하실이 있으면 좋겠어! 반지하는 책방 겸 서원을 하고 1층은 우리 밀로 빵을 굽는 식탁을 만들고 2층은 게스트하우스를 하는 거지! 그리고 대문쯤에 옛 화장실이 남아있다면 거기를 한뼘미술관의 시작점으로 하자고 했다.
우리가 하는 이 행위는 철거라기보다는 해체에 좀 더 가까웠다. 철거가 부숴서 없애버리는 것이라면 해체는 지금 그대로를 지속할 수 없어서 다시 세우기 위한 작업이고, 그런 작업이 되어야 하니까. 즉, 다른 모습으로 가기 위한 해체였고 재구성을 위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해체를 이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