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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가
· ISBN : 9791189716318
· 쪽수 : 464쪽
책 소개
목차
서문
도입 성모 마리아가 도착하다
1 - 무대 마련
2 - ‘일어나라, 감각의 빛이여’
3 - 왜 교향곡인가?
간주곡 무대 뒤편: 알마와 그로피우스 _ 1910년 8월~9월
4 - 하느님인가, 악마인가?
5 - 표현할 수 없는 것에 다가가다: 말러의 〈교향곡 8번〉의 가사와 음악
6 - 정체성에 관한 문제들
7 - 그림자가 내리다
8 - ‘당신을 위해 살고, 당신을 위해 죽으리’
코다 1910년 9월 14일~1911년 5월 18일
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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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정녕 중요한 사실은, 말러가 자신이 속한 시대의 문화적·정치적 기류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부유하던 ‘정신’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이 속한 시대와 장소의 산물이었다. 그가 자신이 몸담은 시대 및 장소와 맺은 관계가 제아무리 복잡했을지언정 이는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말러가 존경한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규정한, 자신의 시대가 남긴 흔적을 그대로 받아내 열린 상처처럼 떠안고 사는 창조적 유형의 전형이 바로 말러였다고 해도 하나 틀린 말이 아니다. 이 책이 독자의 이해를 돕길 희망하는 대목도 바로 이 지점이다. _ (서문)
마침내 나는 말러의 〈교향곡 8번〉과 〈교향곡 10번〉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독창적인 정신에 관한 이야기의 일부일 뿐 아니라 그 정신을 가능하게 한 시대에 관한 이야기의 한 조각이기도 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러한 개안開眼은 작품 해석의 선택지를 좁히기는커녕 오히려 활짝 열어젖히는 계기가 되었다. 눈을 뜬 자들은 이들 작품의 결정적 해석을 단 하나로 제한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무의미하며 갑갑한 시각인지도 알게 되리라(고 나는 희망한다). 문학 평론가 및 철학 비평가들은 말러가 우상으로 섬긴 도스토옙스키와 니체의 걸작들에 대해서 역시 오랫동안 이와 같은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바, 말러의 음악이라고 해서 어찌 달라야 한단 말인가? _ (서문)
〈교향곡 8번〉 연주에 투입되는 인력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지휘자가 사용하는 총보總譜의 편성 페이지를 펼쳐보면, 독창자 여덟 명, 대규모 혼성 합창단 둘, 소년 합창단 외에도 목관악기가 스물둘, 금관악기가 열일곱, 트럼펫 네 대와 트롬본 세 대로 구성된 무대 밖 브라스 밴드(그러니까 금관악기 연주자가 모두 합해 스물네 명 필요한 셈이 된다), 타악기 아홉, 첼레스타, 피아노, 풍금, 오르간, 하프 둘, 만돌린에 현악 5부가 적혀 있다. 게다가 현악 5부 역시 현실적으로 규모를 대폭 증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요컨대 목관악기 아홉, 금관악기 열 정도면 결판이 나는 브람스나 차이콥스키 교향곡이 아닌 것이다. 그게 다가 아니다. 말러는 하프와 만돌린은 숫자를 넉넉히 잡을 것을 권했고, “대규모 합창단과 현악군이 사용될 경우”(가 아닌 경우를 이 곡에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에는 “주요 목관악기를 두 배로 증강할 것을 추천한다”고 따로 명기해 두었다. 말러는 대단히 현실적인 음악가이자 30년 동안 능력과 크기가 제각각인 여러 오케스트라를 경험한 노련한 지휘자였다. 종잇장 위에서는 과대망상증 환자의 음악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그가 염두에 둔 음향과 질감을 실현하는 대단히 타당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_ (1. 무대 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