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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지리학/지정학 > 지리학
· ISBN : 9791189898397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0-11-05
책 소개
목차
이 책을 펴내며 5
_제1부
방배동은 과천 등 쪽에 있는 마을-가꿀고개‧뱅도래미‧장아뜰 17
가리봉은 갈라진 지형의 이름-가리미‧가래골‧가락동 24
중랑천인가 중량천인가-가운뎃들‧청량천‧한내 31
서교동 동교동 잔다리-잔다리‧널다리‧쪽다리 39
합정동 절두산은 덜머리-들머리‧누에머리 45
‘가서 찾은 동네’ 왕십리-왕심촌‧왕심평‧왕심이 52
수유리는 무너미-무네미‧무너미마을‧무너미고개 62
서울시내에 웬 바다? 도봉구 해등촌-바라골‧바래미‧꿈바대 69
우리말 절 이름 암사동 바위절-꽃절‧논절‧누에절‧기쁜절 76
자하문 밖 능금마을-능금나무골‧사과마을‧멋질 83
북아현동 굴레방다리-굴에‧구레 90
꿈 몽 자를 쓴 몽촌토성-꿈마을‧곰말‧굼말 98
강동구 상일동 게내마을-해치‧게재‧게너미고개 105
강남구 신사동은 사평나루-모래말‧모래벌‧모래들 112
_제2부
평양은 평평한 땅-벌나‧부루나‧펴라 121
용암의 땅 철원-새벌‧쇠벌‧쇠둘레 129
고흥의 옛이름은 고양이-괴섬‧괴바우‧괭이부리말 136
아산은 어금니 지명-엄술‧엄뫼‧엄지산 142
일산 백석동은 흰돌마을-흰돌메‧흰돌이‧흔바위 150
태조 이성계가 태어난 흑석리-검은돌‧감은돌‧옻돌 156
기뻐 춤춘 산 춤달-무리룡산‧무의도‧무수단 162
홈-홈실‧홈골‧홈통골 169
산태극 수태극 물돌이마을-회룡포‧수도리‧하회리 175
섬진강 두꺼비- 두텁바우‧은섬포‧섬강 182
봉암 봉곡 봉산은 부엉이 지명-부엉바위‧부엉골‧부엉산 190
동해 바다 울릉도 독도-울뫼‧우르메‧돌섬 197
제주도를 특징짓는 이름들-오름‧올레‧곶자왈 207
_제3부
바둑돌 바둑판-바둑개‧바돌개‧바둑바위 217
숲에 대한 오랜 기억-수풀이‧수푸루지‧숲실 225
우리말로 쓴 족보-내앞 김씨‧닭실 권씨‧날새 오씨 232
꾀꼬리 앵 자 앵봉산-꾀꼴봉‧꾀꼴산‧고깔봉 239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고래불‧고래등‧고래주은골 246
청라 언덕 위의 백합-파렴‧청라동‧댕댕이 254
도구머리의 여러 모습-들머리‧돌머리‧독우물이 262
개미실에는 개미가 살지 않는다-개미목‧개미허리‧개미마을 268
달밭골에 봄이 오면-달밭‧다락밭‧다라치 274
나무 1바리가 쌀 1말 값-섶밭‧말림갓‧까끔 280
까치가 짖어대는 사연-까치내‧가지내‧아치고개 287
새우등처럼 굽은 고개-새우개‧새고개‧새비골 294
나비야 나비야 너 어디 가니-나부실‧나붓등‧나배섬 300
저자소개
책속에서
‘잔다리페스타’라는 것이 있다. 서울 홍대 앞 일대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인디음악 축제이다.
2018년의 경우 록, 펑크, 얼터너티브,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국내 밴드 63팀과 영국, 프랑스, 헝가리, 인도네시아 등 외국 밴드 43팀이 참여했다고 한다. 가히 글로벌 축제라고 할만도 하다. 축제 포스터에는 ‘ZANDARI FESTA’라 쓰여 있다. 페스타는 페스티벌 곧 축제 정도의 뜻으로 읽을 수 있는데 ‘잔다리’는 도대체 무슨 말인가? 우리말인지 외국어인지조차 헷갈리는데 어감은 좋다. 잔다리? Zandari?
(…) 잔다리는 원래 마포구 서교동과 동교동 지역을 일컫던 우리말 이름이다. 서교동을 아랫잔다리, 동교동을 윗잔다리로 불렀다. 『한국지명유래집』(중부편)에는 “예전에 이곳에 한강으로 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작은 다리가 있어서 잔다리라고 불렀는데, 그것이 한자화 되어 세교(細橋)가 되었다”고 되어 있다. 서교동은 잔다리 중에서도 지형이 낮은 곳에 있으므로 아랫잔다리(잔다리 아랫마을)로 불리다가 서쪽의 잔다리라 하여 서교동이 되었고, 마찬가지로 동교동은 위쪽 마을이었으므로 윗잔다리라 불리다가 동쪽의 잔다리라 하여 동교동이 된 것이다.
서울 용산구 후암동의 우리말 이름은 ‘두텁바우’이다. 『서울지명사전』에서는 두텁바우에 대해 “용산구 후암동 84번지 부근에 있던 마을로서, 동그랗고 두터운 큰 바위가 있던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되었다. 후암동·전생동·전생서·전성세·전생서동 등으로도 불렀다”고 설명하고 있다. ‘후암(厚岩)’의 ‘후’는 두터울 후 자인데, 후암은 ‘두텁바우’를 그대로 한자 표기한 지명으로 본 것이다.
(…) 그런데 이 ‘두텁바우’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서울지명사전>에서는 “둥글고 두터운 큰 바위”에서 유래를 찾지만, 이는 아무래도 ‘후암’이라는 한자 지명을 뜻 그대로 해석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두터운 바위’라는 말도 어색하지만 바위 이름이 대개 특정 사물이나 동물의 형상에 빗대어 붙여진다는 일반론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옛말에 ‘두텁’이라는 말이 ‘두꺼비’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기 때문에, ‘두텁바우’는 우선적으로 ‘두꺼비를 닮은 바위’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달밭골’은 행정적으로는 영양군 영양읍 상원리에 속한 자연마을이다. 영양군 홈페이지에서는 ‘달밭골·월전’에 대해서 “달 보기가 좋은 곳이라는 뜻에서 월전이라 했다. 월전은 달밭골을 한자로 뒤쳐 적은 것이며 땅 이름의 분포로 보아서 ‘달’은 높다는 뜻이니 달밭골은 높은 곳에 자리한 밭이란 뜻으로 새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 또 다른 ‘달밭골’은 경북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에 있는데, 소백산의 대표적인 오지마을이다.
(…) 달밭은 ‘달+밭’으로 분석할 수 있는데, ‘달’은 하늘의 달과는 관계가 없는 말이다. ‘달’은 고구려계의 말 ‘달(한자로는 흔히 ‘達(달)’로 표기됨)’에서 온 것으로, ‘산’이나 ‘높다’는 뜻을 갖는다. 따라서 달밭은 ‘높은 곳에 있는 밭’ 곧 ‘산전’을 가리키는 말이며, 달밭골은 그런 밭이 있는 골짜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이 달밭을 한자로 써서 흔히 ‘월전’이라 했는데, ‘월’은 ‘달’을 훈음차한 것이고, ‘전’은 ‘밭’을 훈차한 것이다. 거기에 골짜기를 뜻하는 한자 ‘곡(谷)’을 붙여 ‘달밭골’을 ‘월전곡’으로 표기한 것이다.
(…) 한편 ‘달밭’은 또 다른 뜻으로도 쓰여 주목된다. 국어사전에는 ‘산전’을 뜻하는 ‘달밭’은 나오지 않고, “달뿌리풀이 많이 난 곳”을 뜻하는 ‘달밭’만 나온다. (…)그렇게 보면 달뿌리풀이 많이 나서 ‘달밭’이라 부를 때 ‘달’은, ‘산’의 옛말인 ‘달’과는 어원이 영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