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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중국철학
· ISBN : 9791189898526
· 쪽수 : 478쪽
· 출판일 : 2021-06-22
책 소개
목차
ㅣ해제ㅣ 유교국가의 정통성과 『대의각미록』...9
제1권
상유: 청 왕조의 정통성과 정당성의 근거에 관하여...71
상유: 증정의 역서에 담긴 황제와 황실을 둘러싼 각종 유언비어 및 이민족 왕조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논리에 대한 옹정제의 응답...87
성지를 받들어 신문하고 증정이 진술한 13건...135
제2권
성지를 받들어 신문하고 증정이 진술한 24건...183
제3권
항혁록 등이 신문하고 증정이 진술한 5건...287
옹정 7년 6월 2일 내각에서 받든 상유...311
악종기의 주접에 주비한 유지 수십 건을 항혁록 등이 공손히 받들어 증정, 장희에게 보이자 증정, 장희가 진술한 내용 2건...315
항혁록 등이 성지를 따라 『대례기주』를 공손히 받들어 증정에게 알려서 보여주고 증정이 꿇어앉아 읽고
진술한 내용 1건...331
항혁록 등이 성지를 따라 황상께서 각 성의 독무와 관원의 주접에 주비한 유지 수백 건을 공손히 받들어 증정에게
알려서 보여주니, 증정이 꿇어앉아 읽고 진술한 내용 1건...341
내각 구경 등이 성지를 좇아 다시금 증정을 신문하고 아울러 사형을 청한다는 주본을 올려, 형부 등 아문이 성지를 좇아 다시 추가 신문한 일을 주문하다...351
증정사건 관련 처리와 관련된 세 편의 상유...357
여러 왕과 대신 등이 증정을 죽이도록 재차 소청하는 제본...383
제4권
상유: 청조 및 강희제를 비방한 여유량의 글에 대한 옹정제의 반론...389
항혁록 등에게 여유량에 관한 사안에 대해 증정ㆍ장희ㆍ유지형 등을 조사하라는 상유가 내려옴에 따라, 증정 등이 올린 두 건의 진술서...411
상유: 청조의 재이 등을 기록한 엄홍규의 글에 대한 옹정제의 반론...425
상유: 「귀인설」을 첨부하는 이유 ...435
증정의 귀인설...437
ㅣ옮긴이 후기ㅣ...475
책속에서
정사에 사건 발생과 처리 사실에 관해 불과 한두 줄의 기사로 남았을 사안이 황제와 역모 죄인 사이에 벌어진 미증유의 신문 기록으로 남겨진 데에는 분명 우연―순전히 개인의 개성적인 요소로 돌릴 수 있는 역사적 우연―이 작용했다. 우선 증정의 역모는 당시 만주족 정권에 불만을 지닌 일부 한인 지식인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일 테지만, 그가 역모를 위한 어떠한 실제적인 노력도 없이 부정확한 정보들에 대한 순진한 낙관만으로 정말 역모를 실행에 옮겼다는 점은 개인의 심리 문제로 남길 수밖에 없는 미스테리다. 또한 옹정제라는 전제군주가 강박증 내지 편집증적 경향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모든 이를 의심해야 했던 황위투쟁 과정은 그의 자리를 위협하는 가상의 적들에 대한 의심과 불신을 강화시켰다. 그것은 공적으로는 황제 재임 시기 만사를 자기가 완벽히 통제하려는 성향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그는 ‘유교’ 전제군주였다. 주접을 통해 관료들의 모든 정책에까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개입하며 논쟁하길 즐겼던 옹정제는 언제나 자신의 행위와 처결이 모두 천하 공론의 도덕적 지지를 얻을 수 있길 바랐다. 유교적 성군상에 집착했던 것이다. -(<해제, 유교국가의 정통성과 대의각미록>)
아마 종래 화·이 구분에 관한 학설은 진과 송 등 여섯 왕조가 [남북으로] 일부 영토만을 차지하고 있던 시대에 비로소 생겨난 것으로, [당시 육조는] 피차 땅의 크기와 덕이 비슷하여 서로를 넘어설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북방인은 남방을 도이(섬나라 오랑캐)라고 비난하였고, 남방인은 북방을 삭로(변발한 오랑캐)라고 질책했는데, 당시 사람들은 덕을 닦고 인을 행하는 데 힘쓰지 않고 입만 가지고 서로를 헐뜯기를 일삼으면서 지극히 비루한 견해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지금 역적 무리는 천하가 일통되고 화·이가 일가를 이루게 된 시대임에도, 함부로 중·외를 구분하고 사리에 맞지 않는 분노를 조장했다. 천리를 거역하며 아버지도 없고 군주도 없으니, 벌과 개미만도 못한 금수들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천지의 기수를 근거로 말하자면, 명대 가정 이후로 군주와 신하가 덕을 잃어 도적 떼가 사방에서 일었고, 생민은 도탄에 빠졌으며, 변경은 편안할 날이 없었는데, 당시 천지간에 기수가 꽉 막혀 있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본조가 건립된 이래, 도적 떼를 쓸어내어 환우가 평안하고, 정치와 교화가 구축되어 문명은 날로 성대해지고 만민은 즐겁게 생업에 종사하며, 중외가 안락하여 어린아이에서 백발노인이 되기까지 일생토록 전쟁을 겪지 않았다. -(<제1권, 상유: 청 왕조의 정통성과 정당성의 근거에 관하여>)
짐의 형제 가운데, 아기나·새사흑 등은 오랫동안 사악한 음모를 꾸미며 저위를 바라왔었다. [황위를] 주고받을 때, 황고께서 짐에게 [왕업의] 위대한 토대를 맡기겠다고 한 유조를 이들이 직접 받들지 않았다면, 어찌 순순히 수긍하면서 한마디 말도 없이 짐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신하로 복종하였겠는가? 그런데도 역적은 뜬금없이 짐에게 아버지를 모해했다는 누명을 씌웠다. 이는 짐이, 사람들의 무고와 비방이 여기까지 이르리라 꿈에서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
또한 역서에서는 짐에게 어미를 핍박했다는 누명을 씌우고 있다. 삼가 생각건대, 모후의 성품이 인후하고 자상하였음은 궁중 노인이든 어린이든 모두가 잘 안다. 짐은 [모후로부터] 양육과 큰 은혜를 받았고, 40여 년 동안 효성을 다해 극진히 봉양하여, 모후의 기쁨을 듬뿍 받았으니, 짐이 정말 성심을 다해 잘 봉양한다고 하셨다. 그리하여 궁중의 여러 비빈들도 모두 모후께서 이런 효순한 자식을 둔 것을 칭송하고 모후께 축하를 드렸다. 이는 현재 궁 안의 내인들이 다 아는 사실이다. -(<제1권, 상유: 정통성 부정에 대한 옹정제의 응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