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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0187268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2-11-30
책 소개
목차
1. 나의 아름다운 정원 Ⅰ
2. 그 번개
3. 론더링(Laundering)
4. 형의 여자친구
5. 나의 아름다운 정원 Ⅱ
리뷰
책속에서
자명종이 울렸다.
한여름의 기름매미 같은 엄청난 소리였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창가에 둬서, 1분 정도 무시했다가 결국 못 견디고 몸을 일으켰다. 가능하면 아침엔 여름철 피서지인 가루이자와에 놀러간 것처럼 작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뜨고 싶다. 하지만 내 늦잠 자는 버릇 때문에 매일 아침 고생하던 도리가 자명종은 원래 용도에 중점을 두고 고르라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
연휴가 끝난 다음날, 병원은 바쁘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일하느라 수고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퇴근길에 역 앞 복권판매점에서 서머 점보를 연속 번호로 샀다.
“이번엔 꼭 당첨됐으면 좋겠네.”
제법 친숙해진 판매점 여자가 말을 건넸다.
종합병원에서 의료 사무직으로 일한 지 십 수 년, 어느새 직원들 사이에서는 거북한 안방마님 신세가 되었다. 기분이 가라앉거나 피곤할 때는 복권을 사서 1억 엔에 당첨되면 뭘할까 몽상에 빠지는 게 유일한 힐링이다.
내가 사는 맨션 옥상에는 인연을 끊어 주는 신령님이 모셔져 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절연 맨션이라 부른다. 그 맨션 옥상에 있는 신사에서 친한 친구가 구지를 맡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 오컬트나 영적인 것을 좋아하는 손님들은 꽤 흥미로워
한다. 맘껏 분위기를 띄우고 나서는 그런 데 살아서인지 4년 동안이나 남친이 안 생겼다는 자학으로 끝맺기 때문에 마무리까지 완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