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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0216364
· 쪽수 : 528쪽
책 소개
목차
서문 7
들어가며 12
마치면서 15
처음부터 진실되거나, 아예 진실되지 않거나 45
대화에 나온 작품들 519
감사의 말 525
책속에서
제가 보기에 글 쓰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과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각인시키려는 욕구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요. 뭔가에 관해 글을 쓰려는 행위조차 엄청난 오만함이에요. 하물며 누군가가 돈을 주고 그 글을 사 읽으리라고 기대하는 행위는 말할 것도 없죠. 그러니까 결론은… 제 생각에 소심해하지 않는 과시형 인간은 결국 연기자예요. 다른 사람들이 빤히 보는 앞에서 자기 할 일을 다 하는 셈인 거죠.
그러니까 소설이 우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어떤 마법 같은 것이 있다는 게 제 말의 요지예요. 그런 마법 같은 일은 열세 가지나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그중 어떤 것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다만 그중 한 가지는 세상이 우리에게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포착하는 감각과 관련이 있어요. 그래서 독자가 “나와 같은 또 다른 감성이 존재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죠. 무언가가 내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독자는 외로움을 달랠 수 있고요.
작가는 독자가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똑똑하다는 사실을 독자에게 가르쳐요. TV가 은밀하게 주는 교훈 중 하나는 시청자가 아둔하다는 메타적인 교훈이에요. 시청자가 할 수 있는 건 그게 다예요. 그건 쉬운 일이고, 시청자는 그저 의자에 앉아서 편안하게 있길 원하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실은 그보다 훨씬 더 큰 야심을 품은 측면도 우리 안에 있어요. 제 생각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 물론 제가 그걸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건 아니지만 ? 우리가 똑똑하다는 걸 다시금 가르칠 수 있는, 진지한 예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