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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5346325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5-03-23
책 소개
목차
책을내며 프로듀서의 변:내 이름은 리온 컴포스키, 낫 마이클 잭슨_ 임유진
PART 1 그렇습니다, 자소서입니다
1. 나는 옥상화가입니다_ 김미경
2. 퀴즈로 하는 자기소개, 풀어봅시다!_ 권오성
3. 나의 영웅담_ 김미라
4. 역사적 자소서의 탄생_ 이정상
5. 시작_ 데이비드 립스키 / 김영지 옮김
PART 2 다시 쓰는 자기소개, 나라는 사람
6. 나의 공백소개서 : 무인도로가시오_ 조소영
7. 헤어진 애인들에게 보내는 자기소개서_ 박지원
8. 서른 다섯, 어떤 예감_ 임수민
9. 이것은 내가 아는 자소서가 아니다_ 박은경
인터뷰 자소서 읽는 마음을 탐구_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저자소개
책속에서
조너선 라슨의 유년시절은 당신이 기대했던 것과 다를 것이다. 또 당신이 읽었던 기사와도 다를 것이다. 대중매체는 그가 죽고 난 후의 성공을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예기치 않은 일로 보도했지만 존은 성공을 위해 훈련을 받았고 준비도 했다. 그의 인생에서 놀라운 일은 그의 성공이 아니라 바로 14년 동안의 고군분투였다.
일은 하고 싶은데 아니 안 할 수 없는데, 왜 일은 회사에서 해야 되는 걸까, 아니 난 왜 회사에서 해야 되는 일
을 하고 만 걸까, 왜 회사를 사랑해야 하는 걸까. 열정적이어야 하는 걸까, 문득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를 천년만년 다닐 수 없는 이상, 난 언젠가(가까운 미래일 듯하나) 또 자소서를 써야 할 것이다. 노동, 밥줄이 달려 있는 자소서를 쓰는 게 즐거웠던 기억은 먼 옛일이 되고 말았다. 좋아하는 일, 호감 있던 회사의 공고가 난다고 해도 난 물론 최선을 다해 자소서를 써보겠지만, ‘자아실현’이고 ‘능력의 발현’이고 이전에 난 거절의 공포를 견디고, ‘회사원’이라는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피로를 생각하며 시작도 전에 몇 년은 다닌 것 같은 막막함이 먼저 덮쳐올 것 같다. 난 지금 자소서를 써야 하지만, 쓰고 싶지 않다. 지금도 난 ‘공백’의 연장 속에 있다.
어쩌면 인사담당자가 혹할 만한 소재, 즉 인상적인 경력이 부재했는지도 모르겠다. 내 스토리보드를 보고 애플
에서 연락이 왔었는데 그때 좀 바빠서 거절했었지 하는 뭔가 눈이 휘둥그레해질 만한 ‘섹시한 것’ 말이다. 하지만 이런 ‘구라’가 먹힐 리가 없고 이렇게 해서 회사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배짱 좋게 행세할 재간도 부족한 나로서는 소심하고 완곡하게 자랑질을 할 수밖에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애플에서 연락이 와서 모셔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내 삶을 주욱 적으면서는 나름 ‘나 열심히 살았구나’ 싶은 스스로가 대견스러운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