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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90526807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2-05-27
책 소개
목차
부친의 방문
금척이라는 사물
조 대비의 꿈
마포나루
송동용이라는 사내
무예의 길
마포나루의 도고꾼들
반계 선생의 자취를 찾아서
전주의 경기전
진안의 마이산행
죽헌 어른을 만나다
무학대사의 꿈
지리산으로 향하는 일가족
경주의 금척리로 향하다
제2부 청나라로 향하다
벽란도행
개성상인 장 좌수
홍경래의 난과 부친
인삼 밀수선을 타다
황해 바다와 조기
폭풍우를 만나다
무인도에 표류하다
남해의 꽃밭, 주산군도
장보고와 금척
저자소개
책속에서
순탄한 항해를 하면서도 마음속에 가시지 않고 있던 불안은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7일째 되는 날 서쪽 하늘부터 구름이 끼고 컴컴해지더니 바람이 무서운 기세로 몰려왔다. 저녁 무렵에는 파도가 언덕배기처럼 몰려들어 또다시 우리 배를 숫제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었다.
배 안은 또다시 절망감이 감돌았다. 물건들은 죄다 넘어져 나뒹굴었고, 벽에 단단히 고정시켜 놨던 죽통도 배와 함께 기울어지면서 속에 있던 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그러나 이전에 되게 당해본 덕분인지 동용과 나는 비교적 여유가 생겼다.
동용과 나는 말머리를 돌려 경주 도처에 산재한 유적들을 다시 한번 둘러본 후 한양으로 향했다. 이제 중국행을 준비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 낯선 이역에서 어떤 경우를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철저히, 그리고 단단히 준비를 해야만 한다.
집사람은 부친께서 이미 운을 띄우셨는지 짐작하고 있었다. 다만 몸 성히 무사하게 다녀오라고 얘기할 뿐이었다. 나는 그동안에도 책을 보네, 암자에 들어가네 하면서 번번이 집안 살림을 떠맡긴 데다, 이번에는 아예 중국행까지 감행해서 미안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래서 어느 때 보다 힘차게 안아주며, 돌아와서는 필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집안 살림에도 신경 쓰겠다고 다짐해 주었다.
친구들에게는 고산자 김정호, 오주 이규경 등 가까운 친구들 몇에게만 책을 사러 간다고 알릴 생각이다. 그것도 남들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야뇌 백동수!
조선 젊은이들에게 이 얼마나 가슴 뛰는 이름입니까. 당대 창검의 제1인자, 다시 못 볼 호쾌한 남아, 무로서 문을 이룬 진정한 무사…. 종사관님께 무예도보통지 책을 받아들었을 때 표지에 백동수라는 이름이 있는 것만 보고서도 저는 그날 밤 흥분되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제가 같은 세월을 함께 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고,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이 바로 야뇌 어른이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