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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533294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3-04-18
책 소개
목차
서문 ―8
너는, ― 14
그 밤, 우리가 말했던 언어 ― 28
커트 코베인에 대해 배웠던 모든 것 ― 42
루앙시 ― 56
우리의 그림자를 덮은 밤 ― 68
나는 지난밤을 삼켰다 ― 80
록키 ― 94
시차 ― 108
에리송의 밤 ― 124
여름, 크리스마스, 로베르 ― 140
흔적 ― 152
바다라고 부르는 것들 ― 166
당신은슬픕니까? ― 180
여름의 끝 ― 198
파리는 축제다 ― 210
2012년 6월 26일, 파리에서 ― 226
슬픔의 박물관 ― 238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글을 쓰는 것이 현실로부터 달아나는 유일한 방법인 줄 알고 시작했다. 대단한 오해였던 것 같다. 글은 달아나는 나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와 앉혔다. 어느 날은 내 발로 순순히 따라오기도 했고, 또 어느 날은 개처럼 끌려오기도 했다.
다른 곳은 없다고 한다.
그러니 여기, 이 보잘것없는 세계가 나의 것이니 이제는 이 황무지를 내 것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한다.
손에 곡괭이 한 자루를 들고 아침을 기다린다. 도주에 실패한 나는 이제 밭을 갈 것이다. 꽃밭이 될지, 채소밭이 될지, 영원히 황무지로 남을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그저 갈아야 한다.
말을 아끼니 실수가 적어졌다. 피로한 일이 줄었고, 대신 사람도 줄었다. 그러나 나쁘지 않다. 나는 이것이 편한 것 같다. 다만 가끔 너를 생각한다. 열정적으로 너의 삶에 끼어들고자 했던 나를 생각한다. 그럴 때면 삶에 커다란 무언가가 이미 끝나 버린 느낌이다. 내가 잃었던 밤처럼 혹시 나는 너를 그렇게 잃었던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드는 날, 내게 찾아오는 감정은 후회가 아니라 절망이다.
나는 내가 잃은 것들에 절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