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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0566957
· 쪽수 : 255쪽
· 출판일 : 2024-08-20
책 소개
목차
용의자 A의 칼에 대한 참고인 K의 진술서 9
아담 47
민의 순간 81
으르렁을 찾아서 113
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 141
검은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나 169
그는 집으로 돌아와 발을 씻는다 195
해설 | 문사(文士)의 전통을 잇는 문학_이경재 221
작가의 말 | 곧, 그 밤이 또 온다 24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날따라 저의 어머니는 저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돌아가고 형들과 저만 남은 겁니다. 이제는 무엇을 하고 놀자고 할지 저는 기대에 찬 눈으로 형들을 보았습니다. 이런 놀이 저런 놀이를 하자며 이야기하던 중 공터의 구석을 돌던 한 형이 개구리를 잡아왔습니다. 개구리를 잡아 멀리 뛰기 시합을 하자고 했지요. 그런데 다른 형들의 반응이 별로였습니다. 실망한 그 형이 잡은 개구리를 놓아주려 할 때 누군가 잠깐만, 이라고 했습니다. 1동의 대장 형이었습니다. 대장 형은 주머니에서 폭음탄을 꺼냈습니다. 딱콩, 폭음탄이런 것들이 유행이던 시절이었거든요. 대장 형은 개구리를 땅바닥에 놓고 제게 도망가지 못하게 잡으라 했습니다. 그러고는 개구리의 입에 폭음탄을 물렸습니다. 폭음탄에 불을 붙였고 우리는 개구리를 두고 멀찍이 물러섰고.
- 「용의자 A의 칼에 대한 참고인 K의 진술서」
그가 나에게 말했다. 언젠가 내가 다시 자기를 찾아왔을 때 부재의 형태가 어떠하든, 언제부터였는지 알 수 없다 하더라도 한 줄 문장으로 부고를 남겨 달라 했다. 산을 내려오며 언제쯤 그를 만나러 와야 할지 잠깐 고민했다. 삶이 그의 몫이기는 하지만 그를 알아버린 내게도 그의 삶에 대한 책임 중 일부가 주어진 것 같았다. 하지만 아주 잠깐 이상의 고민은 하지 않았다. 그의 말을 온전히 믿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수용되어 있을 것이라 여겼다. 아니면 여전하거나.
- 「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