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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56626244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3-02-28
책 소개
목차
1. 가질 수 있는 것들을 가질 것이다
2. 노송老松 아래 아무것도 없었다
3. 찰 영盈에 돌아볼 권眷 길 영永에 권세 권權
4. 마이걸
5. 올림퍼스의 노예들
6. 그 길밖엔 없어
7. 바닥에는 검은 진흙이
8. 누구나 마땅한 일을 하는 겁니다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 교수, 매사에 확실한 것은 내가 인정하지. 수술 받은 횟수로 치면 나도 전문가라면 전문가인데 말이야. 그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원칙대로 설명해주는 것, 나는 그게 좋아. 아무렴, 그래야지. 고마워요. 덕분에 한 삼사십 년 더 살게 되었어.”
만식은 베개 밑에서 봉투를 꺼냈다. 이 교수에게 건넸고 이 교수는 손사래를 쳤다.
“아닙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만식은 봉투를 접어 이 교수의 가운 주머니 속으로 넣었다.
“누구나 마땅한 일을 하는 거야. 이 교수는 이 교수가 할 일을 하고 나는 내가 할 일을 하고 그러면 되는 거지. 간호사 선생님들, 코디 선생님들하고 맛난 것 사드시라고 주는 거야. 큰돈 아니야. 촌스러워 보이겠지만 감사의 표시는 옛날 방식이 더 나아. 정겹잖아.”
“갑자기 기계가 멈추고 그런 일은 없겠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제품이라 신경 쓰이는데.”
코디네이터는 인공 폐를 개발한 회사에서 파견 나온 직원이었다.
“그럼요.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환자가 다른 이유로 사망하는 일이 생겨도 인공 폐는 혼자 숨 쉬고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아무튼, 지독한 노인네야. 그렇지 않아? 저 밑에서 일하지 않는 게 다행이지.”
이 교수는 만식의 몸에서 작동하고 있을 인공 심장과 인공 간, 인공 폐 그리고 인공 신장을 떠올렸다. 쉽게 죽지는 않겠어. 이 교수는 혼잣말을 했다.
만식은 영원히 살기로 마음먹은 사람 같았다. 그것도 건강하게. 그는 건강에 관한 모든 것을 직접 챙겼고 수명 연장과 관계된 새로운 것들을 찾아다녔다. 만식이 기댔던 것은 의학 기술이었다. 새로운 기술과 신소재를 앞세운 인공 장기 업체들은 고가의 상품을 사용할 수 있는 돈 많고 절실한 소비자가 필요했고 만식은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술을 원했다. 새로운 기술과 소재들은 만식이 지불한 금액만큼 효과가 있었다. 만식이 여든이 되었을 때 만식의 심장과 만식의 콩팥 중 하나와 만식의 간, 그리고 관절의 일부는 만식이 태어날 때 가지고 왔던 그것들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