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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0885331
· 쪽수 : 564쪽
· 출판일 : 2020-09-29
책 소개
목차
쌍둥이 자매
페루지노 포츠 씨의 인생길
미치광이 몽크턴
아주 기묘한 침대
가브리엘의 결혼
꿈속의 여인
앤 로드웨이
가족의 비밀
죽은 자의 손
얼어붙은 땅
옮긴이의 말 근대 미스터리 소설의 창시자, 윌키 콜린스
윌키 콜린스 연보
리뷰
책속에서
로마에 온 지 막 일주일이 됐는데 나는 일기를 쓰기로 결심했다. 나와 같은 입장에 처한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이 ‘영원의 도시’의 유물들에 대해 쓰는 것으로 이 결심을 실행할 것이다. 나는 그런 건 쓰지 않겠다. 나는 그보다 더 흥미로운 주제인 나 자신에 대해 쓰겠다.
내 생각이 틀릴지도 모르지만, 역사화를 그리는 화가로서 가까운 장래에 내 전기가 나올 것 같은데 그때 나에 대한 개인적이고 상세한 정보가 필요할 것이다. 나는 그림도 그리니, 내 성격 묘사도 못 할 것이 없지 않은가?
나는 요람에 있을 때부터 예술가가 될 운명이었다. 내 아버님은 대단히 탁월한 감정가이자 위대한 수집가였다. 아버님은 당신이 좋아하는 회화 대가의 이름을 따서 내 이름을 ‘페루지노’라고 지어 주고 유산으로 연 수입 500파운드를 남기면서, 임종하는 자리에서 위대한 화가가 되어 왕립 미술원에 들어가거나, 적어도 그러려고 시도하다 죽으라는 유언을 남기셨다. 나는 아버님의 말씀을 따르겠다고 결심했지만, 아직까지 왕립 미술원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미 세상을 떠난 부모님이 말씀하신 대안에 따라 죽을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다. 차라리 왕립 미술원이 먼저 파멸하기를 바라고 말지! 나는 그 형편없이 운영되는 조직인 왕립 미술원의 판단이 틀렸다는 점을 증명하겠다는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최대한 오래 살 작정이다.
_ 「페루지노 포츠 씨의 인생길」
“저기서 거무스름한 피부의 남자가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서 있는 모습이 보여. 아직까지 권총을 쥔 한 손은 허리 옆에 힘없이 축 처져 있지. 또 한 손은 피투성이 손수건을 입에 대고 누르고 있어. 죽음의 고통스러운 경련이 일어나 얼굴이 뒤틀려 있어. 하지만 나는 저 얼굴이 어렸을 때 윈코트 수도원에서 날 높이 안아 올려서 두 번이나 놀라게 한 바로 그 남자의 얼굴이란 걸 알아. 마치 산 사람처럼 저기 서 있는 그가 이제 자네 옆에 서 있어. 그는 크고 검은 눈으로 죽일 것처럼 나를 노려보고 있지. (…) 가지 말게! 제발, 제발 가지 마. 내가 자네를 불안하게 만들었나? 내 말을 믿지 않나? 이 불빛들 때문에 눈이 아픈가? 내가 자네를 이토록 밝은 촛불 빛 속에 앉힌 이유는 유령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보는 게 참을 수 없어서였어. 해가 질 때 어둠 속에 있으면 항상 유령에게서 빛이 뿜어져 나오지. 제발 가지 말게. 아직은 날 두고 가지 말아 줘!”
_ 「미치광이 몽크턴」
“하얀 여자들! 하얀 여자들이 왔어! 문을 열어라, 가브리엘! 서쪽을 봐 봐. 거기에 썰물이 빠지고 모래가 말랐을 거야. 거기서 어둠 속에서도 환하게 빛나는 그들, 천사처럼 키가 크고 힘이 센 그들이 길고 흰 옷자락으로 바다 위를 바람처럼 쓸면서, 흰머리를 뒤로 길게 늘어뜨리며 가고 있을 거야. 문을 열어라, 가브리엘! 그들이 네 아비와 동생이 물에 빠져 죽은 자리에 멈춰서 맴도는 모습이 보일 거야. 그들이 모래 위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가는 모습이 보일 거다. 거기서 그들은 맨발로 모래를 파고 미친 듯이 날뛰는 바다에게 죽은 자들을 내놓으라고 손짓하는 모습이 보일 거다.”
_ 「가브리엘의 결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