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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944038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20-09-04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나의 경험을 말하는 것에 대해서
Part 1. 나는 트로피를 획득한다
① 공을 던지는 최초의 기억으로부터
② 계집애 던지기
③ 여성의 농구에는 이유가 필요한가
④ 여성의 기록은 아직 한계에 다다르지 않았다
⑤ #농구하는여자
⑥ 익숙한 차별을 각오하지 않고서야
Part 2. 온전히 나로서 승리하고 패배하기
① 가슴의 무/쓸모
② 땡볕의 주체성을 획득하기
③ ‘죽인 자’들만 활보하는 거리에서
④ 코트의 가장자리에는 누가 있는가
⑤ 선수의 자격, 코트의 규칙
⑥ 승리 없이도 ‘즐농’할 수 있을까
Part 3. 농구를 하면서 알게 된 것들
① 공정과 배제 사이
② 여성-퀴어-스포츠
③ 트랜스젠더의 신체로부터의 가능성들 Ⅰ
④ 트랜스젠더의 신체로부터의 가능성들 Ⅱ
⑤ 불확실성의 윤리 너머
나가며. 실패한 여자아이는 자라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대부분의 스포츠 공간에서 여성들은 침입자로 여겨진다. 코트의 ‘주인’들은 침입자인 나에게 “왜 농구를 시작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만, 나는 침입자로서 대답하기보다 코트의 주인으로서 대답하곤 했다. “여기는 내 홈코트인데?” “너 몇 기냐?” 따위의 대답으로 질문을 조롱하는 것은 피곤한 감이 있어도 대체로 재밌기 때문이다. “왜?”라는 질문이 순진무구한 것은, 질문자가 평소 행실 바른 착한 청년이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이 스포츠에서 배제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기 때문이다. 평온했던 일상의 리듬을 깬 침입자에게 향하는 질문은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저 무감각의 언어이다.
우리는 이런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좋은 대답이 가능하긴 할까?”
“농구를 하며 새삼 알게 되는 것은 농구 하는 여자는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을 굳이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모두가 알지만 그럼에도 종종, 자연스럽게 없는 취급을 하기 때문이다. ‘농구 하는 여자’가 새삼스러운 것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들 ‘농구 하는 여자’들은 ‘농구 하는 남자’를 기준으로 정체성을 증명해야 하는 압박에 시달린다. 물론 각자가 겪는 압박의 강도에는 차이가 있다. 그것은 누구와 함께 있는가, 어떤 공간에 속해 있는가, 어떠한 경험을 자신의 타임라인 안에 주요하게 배치하고 기억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므로 나처럼 끊임없이 저항을 느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압박에 익숙해지고 그것을 스스로 내면화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