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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999021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나는 핑클을 좋아한다
나는 술을 따라놓고 마시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캄보디아의 해변에 가본 적은 없다
나는 금강산 관광단지 특산품 전시장에 비밀을 두고 왔다
나는 나의 새엄마다
나는 당신의 입장에 건배한다
나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나는 강남역 하바나몽키에서 유학생이 되었다
나는 핸드백을 만났다
나는 스피크이지를 찾아갔다
나는 하행선 너는 상행선이다
나는 빈 잔을 마셨다
나는 계속 걸을 작정이다
나는 얼굴이 빨개진다
나는 내 팔을 드립니다
나는 유리잔에 홀렸다
나는 유리잔을 모았다
나는 유리잔이 미웠다
나는 체리샴푸 맛을 보았다
나는 헨리에 대한 스무 가지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벽화가 될 뻔했다
나는 흰긴수염고래를 생각한다
나는 아빠의 와인잔을 채운다
나는 그냥 알고 지낸다
나는 결혼식 경력이 충분하다
나는 단골 바가 없었다
나는 어깨춤을 추고 있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지금도 술을 따라놓고 마시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잔을 끝까지 비우는 데 아무런 의무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나의 술친구들은 알고 있다. 술을 따르지도 않고 그냥 병째 놓고 굴비처럼 보기만 하는 것은 더더욱 좋아한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집에는 스카치, 버번, 진, 보드카, 캄파리, 피노 누아르, 보르도, 포 메로, 리즐링, 샤도네이, 그리고 IPA가 있지만 손님 없이 혼자 마셔본 적은 없다. 술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덜 마시게 되고, 사놓고 안 마시면 안 마실수록 술이 좋아진다. 이건 나의 오래된 술 좋아하는 방식이다.
벌칙에 걸린 이의 의무는 이 노래의 리듬에 맞춰 빨리 술잔을 비워내는 것입니다. 쭈뼛거리다가 제때 못 마시면 여기 모인 이 귀한 사람들이 계속 어깨춤을 춰야만 합니다. 그러니 빨리 행동하십시오. 좋은 말할 때 원샷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이 테이블에 상기된 얼굴을 하고 앉아 있는 이웃들이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힘들게 어깨춤을 추고 있는 상태로 두시겠습니까?
잠깐 어디에 살았다는 경험, 누군가에게 주워들었을 뿐인 견해, 철저하게 주입된 취향. 고작 그런 것들로 나보다 조금 어린 사람의 하트 뿅뿅한 눈빛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처음에는 횡재처럼 느껴졌지만, 금방 죄책감과 지루함이 밀려왔다. 뭘 가르치려 드는 사람이 싫었던 만큼 뭘 자꾸 가르치게 되는 것도 즐겁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점점 만나는 날이 신나지 않아졌고, 연락은 뜸해졌고, 78킬로미터는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