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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999052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취향에 맞는 카페
샤틀레, 어느 카페에서 | 남은 것 | 가장자리 사람 | 생 미셸, 어느 카페에서 | 아메리카노를 아메리카노라 부를 때 | 엑스프레소(EXPRESSO) | 생제르맹 데프레, 어느 카페에서 | 카페 그리고 담배 | 여름 카페 | 베르시, 어느 카페에서 | 빨래방 맞은편 카페 | 쇼콜라쇼의 맛 | 마레, 어느 카페에서 | 거기는 조금 다른 맛일까? | 파스타 먹고 갈래 | 바스티유, 어느 카페에서 | 노트르 카페, 우리의 카페 | 카페라 부를 수 있는 곳 | 오 보 도도 카페가 아니라 카페 화장실 | 바다가 보이던 카페 | 생마르탱, 어느 카페에서 | 바다를 등진 카페 | 겨울 카페 | 몽파르나스, 어느 카페에서 | 가지 않은 카페 | 날씨를 물어요 | 우리를 아는 사람도 없고 우리가 아는 사람도 없는 | 파시, 어느 카페에서 | 헤어지는 사람들 | 파리에 처음 왔던 날 | 파리는 아주 오래된 도시였고 우리는 젊었으며 | 장 조레스 거리의 어느 카페에서 | 조금 웃기고, 조금 슬픈 | 혼자가 아닌 일요일 | 몽마르트르의 어느 카페에서 | 멀리 있는 카페
에필로그 :카페에 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좋은 카페에 가고 싶지만, 어떤 카페가 좋은 카페인지 생각해본 적은 없다. 너무 화려하고 예쁜 카페는 불편하고, 유명한 카페는 지나치게 붐비고, 촌스러운 카페는 속상하다. 다만 카페를 고를 때 커피 맛보다 더 중요한 것을 꼽자면, 그건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파묻히지도 않는 적당한 쿠션감의 의자다. 말하자면 화목한 가정집에 놓인 식탁 의자 같은 것.
단골 카페는 만들지 못했지만, 딱 한 번 취향에 맞는 카페를 만난 적은 있다. 주택가의 골목 귀퉁이에 숨어 있던 '소박하게'라는 이름의 카페였다. 이름처럼 소박하게 테이블 세 개가 전부였는데, 무엇보다 몸과 시간을 마음 놓고 내맡길 수 있을 만큼 편안한 의자가 있었다. 나는 그곳에 앉아 해가 저물고 여름이 물러나는 것을 봤다. 가로등이 켜졌고, 고양이 한 마리가 총총걸음으로 계단을 올랐다. 내가 봤던 그때 그 모습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이렇게 제목을 붙일 것이다.'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남은 것들.'
그렇게 수많은 이유를 붙여 가며 담배를 피웠던 내가 담배를 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의미 상실'이었을 것이다. 어느 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일이 너무 귀찮아졌다. 담배를 피우고 돌아오면 내 몸에서 나는 식은 담배 냄새가 고약해졌다. 장 그르니에의 말처럼 "담배는 담배 그 자체일 뿐, 즉 타고 있는 풀 이외에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축소돼버렸다. 마침내 금연에 성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