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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푸른 수염의 방](/img_thumb2/9791191029758.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1029758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3-06-20
책 소개
목차
푸른 수염의 방
G선상의 아리아
연모
최고의 인생 모토
자라지 않는 아이
작품 해설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연수는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잠시 고민해봤다. 하지만 그건 너무 가벼운 응징이었다. 이 정도 재력과 능력을 갖춘 놈이라면 어쩌면 비싼 변호사 하나 사서 빠져나갈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쉽게 끝내게 할 순 없었다. 놈에게도 똑같이 되갚아줘야 했다.
연수는 은수와 다른 여성들이 겪었던 죽음에 대한 공포를 놈도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더 지독하게 느끼도록 만들고 싶었다.
_<푸른 수염의 방> 중
약을 먹게 된 건 조현병(調絃病) 때문이다.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만 해도 정신분열증이란 이름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명칭이 바뀌어서 요즘은 저렇게 부른다. 현악기의 줄을 조절해 음의 높이를 맞추는 것처럼 사람들은 정신의 줄을 연주하는데, 나는 그게 잘 안 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프다고, 병에 걸렸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모르겠다. 난 아픈 곳이 없다. 내 정신이 여러 갈래로 갈라졌고 내가 그 줄을 제대로 연주하지 못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나는 키가 작고 몸이 좀 왜소한 것 말고는 다른 사람들보다 똑똑하고 이해도 빠른 편이다.
_<G선상의 아리아> 중
하지만 여학생은 거기에 더해 서늘한 무언가도 가지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했겠지만, 나에겐 보였다. 숙명과도 같은 외로움. 특별한 존재이기에 벗어날 수도, 떼어버릴 수도 없는 고독감이.
여학생은 무심하게 손을 뻗어 창가에 놓인 생수병을 집어들었다. 그대로 뚜껑을 열고 입을 대지 않은 채 물을 흘려 넣었다.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던 햇살이 여학생의 얼굴에 쏟아졌다. 입술에 남은 물기에 빛이 닿았다. 반짝. 그 순간, 묵직한 무언가가 내 명치를 때렸다.
_<연모>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