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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173116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5-11-03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4
아프리카를 떠나 고향집으로 10 /
익숙한 듯 낯선 한국적응기 16 /
한국의 역문화 충격 20 /
세월의 냄새가 스며있는 도서관 24 /
나의 첫 직장, 사회복지 공무원 29 /
등짝이 불타오르네 33 /
삐뚤어져 버릴 테야 38 /
엄마를 통해 나를 보다 43 /
죽을 까봐 죽을 것 같은 공황증상 48 /
엄마의 달라진 일상생활 55 /
나의 만학도 제자 62 /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 69 /
패밀리 미팅하던 날 75 /
내 인생의 멘토였던 언니 81 /
행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88 /
100점 짜리 엄마 93 /
뜻밖의 선물 102 /
빨간 스마일 저금통 107 /
내 안의 어린아이를 만나다 115 /
나의 만만한 실험대상자 118 /
누구나 묵묵히 버텨야 하는 때가 온다 125 /
다시 찾은 추억의 교회 131 /
혼자 묶여 있는 작은 새 137 /
노마드와 정착민 148 /
나를 치유한 구호현장 152 /
내가 가면, 그게 길이 된다 158 /
괜찮아, 이건 문제도 아니야 166 /
피눈물 나는 미용사 도전기 172 /
낡아질수록 새로워지는 것 들 181 /
우리 요양보호사 선생님 185 /
딸기 생크림 케이크와 국밥 192 /
마지막을 어떻게 풀어낼지 소망을 가져라 198 /
잃고 나서야 깨닫는 것들 204 /
미용봉사 하는 날 209 /
감동을 주는 뜻밖의 친절 214 /
기억은 과거를 왜곡한다 219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하던 날 225 /
따뜻한 말 한마디가 옳은 말을 이긴다 230 /
러닝(Running)을 하니 러닝(Learning)이 된다 236 /
엄마의 오래된 발톱무좀 241 /
나의 카리스마 요가 선생님 245 /
개발협력 프리랜서 253 /
일상은 생각보다 다채롭다 258
감사하며 26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집에 도착하니, 엄마는 약 후유증으로 그동안 죽으로만 끼니를 떼우며 누워 있었다. 알츠하이머 약은 속이 메스꺼워지거나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적응시간이 필요하다. 다음 날 의사에게 증상을 말했더니 가장 낮은 단계의 약으로 바꾸어 주었다.
“엄마의 증세는 하루아침에 나타난 게 아닙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진행된 것일텐데 가족이 함께 있지 않아서 몰랐던 것이지요.”
모니터를 쳐다보면서 의사가 덧붙여 말했다.
사실 빨래를 태우기 전부터 엄마는 은행 카드를 자주 잃어버렸고, 같은 물건을 반복해서 사오는 일도 잦았다. 앨범 세 권에 들어있던 사진을, 몇 장만 남기고는 전부 찢어버린 일도 있었다. 그토록 사진을 좋아했던 엄마의 달라진 모습에 우리 삼남매는 기겁을 했다. 사진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존재를 증명해주는 추억의 선물이다. 엄마는 더이상 추억하고 싶지 않은 걸까?
술 취하면 사무실로 찾아와 의자를 던지며 행패 부리던 수급자 아저씨와 맞짱 뜨기도 했다. 맞으면 뼈도 못 추릴 거구의 아저씨였는데, 쪼그만 내가 겁대가리 없이 덤벼들었다. 그 일 후로 아저씨는 내 앞에서만은 온순해졌다.
어느 날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아줌마가 빈집에서 출산했단 소식을 들었다. 정의감에 불탄 나는 갓난아기를 들쳐 업고, 그녀의 시댁으로 쳐들어가 시어머니와 대판 싸우기도 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쫓아낸 바람에, 아줌마는 인근의 폐가에서 두 딸과 함께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있었던 것이다. 그 아기는 지금 성인이 되었을 것이다. 당시는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말할 수 없이 따스하고 그리운 날들이었다.
공무원 사회에서 면장, 과장, 실장은 그야말로 가장 높은 지위다. 발령 동기들은 지금 그 ‘탑 포지션’을 찍고 있다. 그 말은 오래 일해서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만약 내가 사직하지 않았다면 나도 그들 속에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부럽거나 후회되지는 않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