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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1193428
· 쪽수 : 604쪽
목차
막간4 · 343
5장 · 347
에필로그 · 569
일러두기 · 576
참고문헌 · 582
작가의 말 · 586
프로듀서의 말 · 595
저자소개
책속에서
직지 작전의 마지막 단계는 신시왕경을 새긴 철판을 적당한 장소에 위치시키는 것이었다. 이 경문은 수천, 수만 년 뒤의 미래를 위한 것. 지리가 달라지고 도시가 흩어져 파묻히더라도 최대한 발견되기 좋은 곳에 위치시킬 필요가 있었다. 인공적으로 개척되어 자연의 침식이 덜하면서도 사방에 높은 건축물이 적어 붕괴에 휘말릴 걱정을 덜 수 있는 곳. 그러면서도 이동 거리상 서울 구도심에서 멀리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래요. 어서 와요. 오늘 기술적인 이야기를 좀 하게 될 거 같았는데 강수현 씨가 못 내려온다고 그러지 뭐에요. 그런데 그 분이 왔어도 아마 전문가를 불러 오라고 시켰을 것 같네요. 혹시 전공이?”
“천문학 박사과정 밟고 있었어요.”
“세상에, 어쩌다가 그렇게 끔찍한 선택을 했담?”
자학적인 농담에 호연은 떨떠름하게 웃었다. 최 박사가 종교적으로든 과학적으로든 엄청나게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일 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첫 인사 교환에서부터 자신이 제대로 믿어 온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먼저 중동권은 이슬람 문화권이므로 베어링 박사의 말처럼 기독교 사후세계관과 통합해서 기록할 예정이라고 했다. 호연은 이게 무슬림들에 대해 부당한 처사임은 물론 중동에서 명맥을 유지했을 여러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결정이라고 느꼈다.
유럽에서는 북유럽 신화의 발할라, 아일랜드 신화 속 티르나 노이, 그리스 로마 신화 속 하데스가 다스리는 명계 등이 기록될 예정이고, 엘리시움 도서관의 자료가 동원될 것이라고 했다.
호연은 당신들이 유럽인이어서 익숙하게 기록을 남겨 놓았을 뿐 아니냐고 되묻고 싶었다. 특히 아프리카와 중남미에 대해서는, 호연이 듣기에 정말 뻔뻔하다고 여겨지는 발언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