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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91191384918
· 쪽수 : 520쪽
· 출판일 : 2024-05-23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 5
1부. 모글리 신드롬
모글리 신드롬 ・ 17
정재학, 황병승, 김행숙, 박상수, 김승일의 시
마이너스 벡터의 시와 줄어드는 주체들 ・ 36
이준규, 박지혜, 송승언, 임솔아의 시
나는 매번 시 쓰기가 재밌다는, 그런 친구들 ・ 63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움직이는 시에 대하여 ・ 86
박주택, 황인찬의 시
행복한 질문하기 ・ 109
미래가 보이지 않는 동안에만 미래 ・ 122
황인찬, 김승일, 박희수의 시
아직 다 부르지 못한 이름들 ・ 141
황인찬, 김승일, 박준의 시
마이너스 벡터의 시와 줄어드는 주체들2 ・ 160
박상수, 최정진, 이우성의 시
나는 그 돌연변이 모두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 179
이제니, 이준규, 황인찬, 송승언의 시
감당할 수 없는 나는 ・ 200
유계영, 김소형, 황유원의 시
2부. 빛의 가면과 확장
빛을 체험하고 포기하는 몇 가지 방식 ・ 225
안태운, 유이우, 백상웅의 시
비우지 않고, 확장하는, 증산되는 ・ 236
정다연, 한인준, 최정진의 시
이상한 나라에서 결코 또, 이상한 비전에 관한 소고 ・・・250
윤성아, 배수연, 임솔아의 시
나의 친구를 불러보는 방식 ・ 263
성동혁, 정영효, 민구, 김승일의 시
가면쓰고 살아가기 ・ 276
박희수, 김은지, 김유미, 서윤후의 시
3부. 안녕, 나의 페르소나
말놀이⊂말 ・ 295
오은의 시
제로에서 함기석 찾기 ・ 307
함기석의 시
미끄러지는 아브젝시옹 ・ 316
이장욱의 시
미지로 보내는 편지 ・ 327
장이지의 시
‘완전한 정신적 자유’를 위하여 ・ 341
이윤학의 시
혼잣말을 하고 있을 나의 많은 술래들 ・ 354
하재연의 시
자폐에 동참하는 발가락‘얼굴 만들기’로 만든 얼굴 ・ 361
조혜은, 김성대의 시
사랑의 종말에서, 종합으로 ・ 373
박해람의 시
신성(神聖)이라 불러도 좋을까 ・ 382
김은상의 시
제로에서 플러스로 율동하는 시 ・ 393
이진양의 시
4부. 싸가지에 대한 단상
혐오, 모르고 지나가고 싶은 ・ 405
윤동주, 한하운의 시
박인환의 종로 시절 ・ 424
마리서사와 「거리」
‘싸가지’에 대한 단상 ・ 439
김승일의 세대론에 답하여
5부. 삶에 대한 이른 각서
느낌의 질량감, 꿈에 낀 백태(白態)를 찾아서 ・ 453
이성복 시집 『래여애반다라』
여름, 증발된 대상으로의 초대 ・ 464
황인찬 시집 『구관조 씻기기』
외재하는 주체 내재하는 관람객 ・ 469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찰나에서 영원까지 ・ 477
박판식 시집 『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대책없이, 모르는 날씨에게 ・ 482
김이듬 시집, 『히스테리아』
주머니 속에서 악수를 한다 ・ 486
김지녀 시집 『양들의 사회학』
얼굴에서 발견한‘얼’과‘굴’의 거리 ・ 491
정영 시집 『화류』
시적 인품과 수평 ・ 495
복효근 시집 『따뜻한 외면』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 500
권혁웅 시집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삶에 대한 이른 각서 ・ 505
이성복 시집『어둠속의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 내 기분을 묻는 일이 문학이었고, 내 부끄러움과 수치를 쓰는 게 문학이었으며 그런 절박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쓰고, 울고, 또 그랬던 것이 문학이었다. 내 슬픔을 담보 삼아 시를 쓰면서, 좀 더 슬픈 쪽으로 기울어진 삶에 대해 자랑해가면서, 나는 늘 지금보다 조금은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다가 평론까지 쓰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나는 정말 “대체로 비기고 싶었다.” 곁에 있는 모든 것들이 끝끝내 멀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시를 쓰는 주변 동료들이 너무 좋아서, 엉겁결에 시작한 평론이었다. ‘이렇게 멋진 시인들을 왜 알아주지 않지?’와 같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서는, 종국에는 세대론적 인정 투쟁을 해보기도 했고, 내가 봐도 좀처럼 논증적이지 않은 평문을 들고서 선배 평론가들을 공격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좋았다. 슬픔을 거름 삼아 나의 시, 나의 말을 쓰는 두려움이 지속될수록, 그냥 읽으면서도 문학 안에서 갇힐 수 있는 평론 쓰는 일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시를 견주어 볼 수 있는 동료들이 지속해서 곁에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하지만 내가 사랑했던 이 많은 시인들의 시편들은 누추하지 않다. 늘 발견하고 싶은 ‘다른 시’였고 그토록 들춰보고 싶은 미래의 목소리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비기고 싶은 나’를 만났다고 고백해 본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전부가 고작 ‘슬픔’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그래서 내가 사랑했던 그 모든 당신들을 나의 얼굴이라 부르기로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