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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일본 단편 동화집](/img_thumb2/9791191467079.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1467079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1-07-19
책 소개
목차
쌀자루의 왕
혀가 잘린 참새
낚시꾼 청년
농부와 오소리
킨타로의 모험
하세 공주 이야기
영원히 살고 싶은 남자
나무꾼과 달빛공주
마츠야마의 거울
아다치가하라의 도깨비
야마토 왕자
복숭아소년 모모타로
라쇼몬 도깨비
오색 바위와 황후 조크와
책속에서
아주 먼 옛날 일본에 타와라 토다라고 알려진 아주 용감한 병사 한 명이 살고 있었다. 그는 ‘쌀자루의 왕’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실제 이름은 후지와라 히데사토였다. 지금부터 왜 그의 이름이 바뀌었는지에 관해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어느 날 그는 재미있는 일이 없나 하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뼛속까지 병사 기질을 가지고 있어 가만히 있는 것을 못 견뎌하는 성격이었다. 허리춤에는 검을 차고 손에는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활을 쥐고 등에는 화살 통을 메고는 본격적으로 길을 나섰다. 얼마 가지 않아 아름다운 비와 호수 위에 놓인 세타노카라시 다리가 나왔다.
다리 위에 발을 디디는 순간 그의 눈앞에 거대한 구렁이 한 마리가 보였다. 소나무 몸통만한 덩치 때문에 다리 전체가 그의 몸에 덮일 정도였다. 그 거대한 괴물은 다리 한 쪽 난간에는 날카로운 발톱을, 다른 쪽 난간에는 꼬리를 걸친 채 잠들어 있었다. 숨을 쉴 때마다 뜨거운 불길과 연기가 콧구멍으로 뿜어져 나왔다.
처음에 히데사토는 자신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끔찍한 구렁이의 모습에 당황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저 구렁이의 몸을 밟고 지나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주 용감한 사나이였다. 금세 두려움을 떨쳐내고는 대담하게 한발 한발 내딛었다. 으드득! 으드득! 히데사토가 구렁이의 몸을 밟고 지나가는 소리였다. 그는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구렁이의 몸통 위를 건너가고 있었다.
맞은 편 다리 끝까지 몇 발짝 남지 않은 순간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다보니 구렁이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대신 그 자리에는 특이한 모습의 남자 하나가 서있는 것이었다. 그는 땅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굽히며 히데사토에게 예의를 표하며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