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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1467932
· 쪽수 : 393쪽
· 출판일 : 2025-07-25
책 소개
목차
가슴속의 비밀 , 7
그리운 명절 , 30
기상나팔 , 64
반가운 손님 , 84
불개미와 같이 , 123
새로운 출발 , 166
쌍두취 행진곡 , 199
이별 , 241
이역의 하늘 , 278
일적천금(一滴千金) , 299
제3의 고향 , 320
천사의 임종 , 346
최후의 일인 , 363
해당화 필 때 , 380
저자소개
책속에서
“건살포라뇨?”
영신이도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고목이 된 대추나무가 얼크러진 큰마을 편을 바라본다. 옥색 저고리를 입은 호리호리한 사나이가 안경을 번쩍거리며 기다란 살포를 지팡이삼아 짚고 언덕길을 어슬렁거리고 내려온다.
“살포는 감농이래두 헐 줄 아는 사람이 물꼬나 보러 댕기는 데 쓰는 건데요, 저 사람은 일년 감이 열린 걸 보구 ‘거 감자 탐스럽게 열렸군’ 허던 출신이 살포를 건성 휘두르며 댕겨서 건살포라구 별명을 지었어요.” 입바른 소리 잘 하는 동화의 대답이다.
“저 사람이 누군데요?”
영신은 새신랑처럼 옥색 저고리를 입은 인물에게 호기심을 일으키며 물었다.
“성님헌테 들으셨겠지만, 저 강도사 집의 둘째아들 기만(基萬)이에요. 동경 가서 어느 대학엘 댕기다가 무슨 공부를 그렇게 지독허게 했는지 신경쇠약이 걸려 나왔다나요.”
“네, 그래요? 그럼 이 근처선 제일 공부를 많이 헌 청년이로군요.”
“그런 셈이지요. 헌데 자제가 아주 노새예요.”
“아아니, 노새가 뭐야요?” 하고 영신이가 채쳐 묻는 말에 동화는 무심결에 그런 말을 입 밖에 내놓고는 말대답을 얼른 못 하고 픽픽 웃기만 한다. 노새는 말과 당나귀 사이에 난 튀기인 것은 알고 있으나, 그 물건이 명색만 달렸지 생식은 못 하는 동물이라는 것까지는 영신이가 모르고 있었다. 이동리 청년들끼리 엇먹는 수작으로 허울만 좋지그려, 아무짝에 소용이 닿지 않는 인물을 암시하는 말이었다. 영신은 어렴풋이 ‘기만’ 이란 사람을 놀리는 말이거니 하고 더 묻지를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