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혼자

1장. 처음부터 알고 있던 끝이었지만, 9
2장. 춥다. 추운 서울이다. 33
3장. 돌아오는 길엔 울 것만 같다. 81
4장. 커피를 마시며 턱을 괸다. 143
덧붙여, 181
새로 내며, 187

원칙

너의 원칙이 또 나를 할퀴었다. 내 전화를 받으면 안 된다는 것, 나와 마주앉아 술을 마실 수 없다는 것, 마주치면 눈길을 피해야 한다는 것. '더이상 그러면 안되는 사이야'라는 원칙은, 네 그 원칙은 왜 내게만 이리도 철저한지. 왜 난 너의 것을 지켜야만 했고 내 것은 지킬 수 없었는지.

독립

너의 것과 나의 것이 혼재된 나에게서 나의 것들만을 독립시키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네가 좋아하던 색과 내가 좋아하는 색을 구분 하는 일도, 네 말투를 내게서 덜어내는 일도, 모두 너라는 존재를 부릅뜬 눈으로 응시해야만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