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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1576696
· 쪽수 : 205쪽
· 출판일 : 2021-09-15
목차
이상한 관계 · 9
인연 · 81
살인 · 111
새로운 날들 · 127
조직 · 172
저자소개
책속에서
모텔에 들어갔다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은 사실 불안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이 일을 마치고 나와서 차에 올라타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이 되기도 했다.
밤중에 길가에 차를 세워 놓고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만약 경찰에서 매매춘 일제단속이라도 있어서 급습을 받게 되면, 모텔에서 일을 마치고 나온 여자애와 차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같이 걸려 들어가게 돼 있었다.
일단 모든 열쇠는 보도방이 쥐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보도방을 하면서 걸리지만 않는다면
여자애들을 통해서 떼돈을 벌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한 번 걸렸다 하면 경찰서에서 돈을 왕창 쓰고 빠져나오거나, 아니면 꼼짝없이 구속을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형민은 감방 안에서 매매춘이라는 죄명으로 구속돼 있으면서 창피할 수밖에 없었다. 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때에도 검사가 매매춘에 대한 공소장을 낭독할 때는 방청객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뒤통수를 쳐다보는 것 같기도 했고, 판사가 검사의 공소 사실을 들으면서 속으로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나 감방 안에서는 누구나 다 보도방의 일에 대해서 관심거리였다.
처음에 교도소에 들어갔을 때는 매매춘이라는 죄명 하나만으로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었다. 매매춘을 알선하다가 들어온 놈은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기 쉬웠다.
"야, 매매춘! 저쪽에 가서 꿇어앉아 있어!'
처음 신입으로 들어갔을 때, 방장이라는 놈은 그런 식으로 나왔다. 화장실인 뼁끼통 바로 옆에 가서 꿇어앉아 있으라는 말은 인간 같지 않다는 뜻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