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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무학대사전](/img_thumb2/9791191694031.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91694031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21-09-20
책 소개
목차
명심의 이야기
옥동의 이야기
자초의 이야기
해설 「무학대사전」을 읽는 세 개의 키워드
원문
저자소개
책속에서
“옛적에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조그마한 물건이며 티끌만 한 물건이라도 주인이 주는 것이 아니한 것을 가져오면 죄라고 말씀하신 일이 있는데 주막집 주인 모르게 내 짚신에 지푸라기 하나가 붙어 왔으니 이것도 주인장 모르게 가져옴이라 하나의 죄가 되는 것이 당연함에 나는 이를 알고도 그대로 있을 수가 있으리오.” 하며 삼십 리나 걸어온 길을 다시 돌아가려 하였더라. 명심은 총각을 보고 “그까짓 지푸라기가 무슨 죄가 되냐”며 여러 번 말렸더라. 총각은 명심의 말을 듣지 아니하며 도리어 명심에게 훈계하였더라. 총각은 신 바닥에 붙은 지푸라기를 떼어 주인에게 전해주러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더라.
개미이며 모든 벌레가 바닥 가운데에 가득 차서 기어가는지라 그런 축생들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함부로 걸음을 걸어가면 모든 벌레가 나의 걸음이 걸어가는 대로 밟혀 죽을 것이오. 그러므로 걸음을 함부로 걷지 못하고 벌레가 없는 곳을 가려서 삼가 걷는 것이오. 그러니 자연히 갈지자 걸음이 되오. 하루에 단 십 리도 못 가게 되는 것이라.
“불초여식(不肖女息)은 살아야 하루라도 더 부모님께 근심만 끼칠 따름입니다. 다른 도리는 없사오니 제가 세상에 살아 있을 까닭이 없습니다. 살면 하루라도 더 부모의 얼굴에 똥칠만 하는 셈이니 두 분 부모께서는 불초여식을 생각하지 마시고 죽어서 무주공산(無主空山)에 묻어 주신 양 생각하옵소서. 저는 조그만 허물도 없고 오이 한 개를 먹은 죄밖에 없습니다. 이 누명을 어느 곳에 나가서 호소할 수 있겠는지요.” 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