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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불안을 철학하다](/img_thumb2/9791191742251.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91742251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4-11-12
책 소개
목차
언제나 불안한 시대
항상 불안한 존재
무아의 불안
불안할 자유
트라우마와 불안
불안 사회
불안과 더불어 산다는 것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에서
일찍부터 철학자들은 정신적·도덕적·인식적 고통을 불안의 종류로 묘사해왔다. 불안은 당혹감이나 경외심이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표현들과도 어우러져 있었다. 더욱이 불안은 ‘철학적 탐구 주제’인 동시에 ‘철학자 자신들’의 문제이기도 했다. 철학자들은 불안을 향해 날카로운 형이상학적·도덕적·인식론적 질문을 던지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다름 아닌 ‘불안’을 느꼈다. 그렇게 불안은 그 자체로 철학이 됐다.
---「언제나 불안한 시대」 중에서
내 불안은 단순한 두려움보다 더 교활했다. 그것은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고통이자 열병이자 생활이었고, 내 경험에 고유한 색을 넣어 세상의 다른 모습을 보게 하는 렌즈였다. 일찍이 붓다는 세상의 근본적이고도 형이상학적 특징, 즉 우리가 경험하고 알게 되는 모든 것은 ‘공동 의존적’으로 발현된다고 말했다. 그 어느 것도 그렇게 되는 모든 것에 독립해서 존재하지 않는다. 불안도 마찬가지다. 불안한 개인은 자기 자신의 개별적이고 특별한 불안으로 윤곽이 잡히고 색이 칠해진 세상에 사는 듯하지만, 그 세계 역시 고통받는 다른 사람들과 그들의 불안이 공동으로 형성한 세상이다. 우리는 혼자라서 불안하고 혼자가 아니라서 불안하다.
---「항상 불안한 존재」 중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실존적 괴로움은 “우리 자신이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부터 생기는 좌절감, 소외감, 절망감”에서 기인한다. 우리는 인생의 프로젝트를 근본적으로 완료할 수 없고 영원히 그 보상을 거둘 수 없음을 알기에 좌절감을 느낀다. 삶에서 느끼는 모든 즐거움은 ‘상실’의 두려움이 섞인 ‘시간’의 제약으로 상쇄된다. 우리는 행복과 기쁨을 만끽하는 상황에서도 이 상황이 곧 끝나리라는 생각, 지금은 좋아도 앞으로는 나쁠 수 있다는 예감을 피할 수 없고, 심지어 아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에 대해서도 부정적 기시감에 시달린다. 봄과 가을의 따스한 햇살처럼 아름다운 날들이 빨리 끝나버릴까 봐 두렵고, 뭔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에 초조하고, 지난 시간은 더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에 허망해한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불안하다.
---「무아의 불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