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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859317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2-09-06
책 소개
목차
금요일들│집안에서도 발끝을 들고 걷는다 — 11
토요일들│내가 나의 타인이다 — 51
일요일들│아픈 몸이 꼽는 건 날짜가 아니라 요일이에요 — 93
월요일들│화를 따뜻하게 내는 사람이고 싶어 — 137
화요일들│사람은 사람에게 왜 그렇게까지 할까요? — 177
수요일들│가장 무구한 존재는 지워진 여자야 — 221
목요일들│눈을 뜨면 당신이 거기 있어라 — 261
작가의 말 — 30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항암 후유증으로 오는 갱년기 증상일 뿐 갱년기는 아니라는, 이 년 전 의사의 말도 아직까지 아리송하다. 얼마 전 이사한 동네에서 처음 찾은 산부인과 의사도 비슷한 말을 한다. 그 진단명의 증상은 있지만 그것으로 부를 순 없다. 증상이 곧 이름이 아니고 무엇인가. 내가 나라는 증상 외에 무엇으로 나를 설명해야 하나. 그나마 내가 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건 그런 증상뿐인데.
화가 나요.
증상이 그렇죠.
그런데 갱년기가 아니란 거잖아요.
네, 호르몬 수치가 그렇게 보여요.
그럼 지금을 뭐라고 불러야 해요? 이름을 갖지 못하는 증상 같은 시간의 나는 또 뭐라고 해야… …
의사는 이해 못한 얼굴이다. _「Friday 1」 중에서
왜 그렇게 열심히 웃느냐고 지적한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오랜만에 눈치챈 사람이었다. 웃음이 감정 표현이 아니라 어색함과 불편함의 방어적 반응일 때, 그런 웃음을 남성에게 지적받았을 때 얼굴을 가격당한 듯 일순 관자놀이 맥이 내달리는 건 내가 여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웃음과 여성은 이중구속 관계다. _「Friday 4」 중에서
그만큼 살고 또 다치고도 주고받는 일에 열심인 사람들이 떠오른다. 가까이에 엄마가 있다. 마음을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몸을 쓰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엄마를 보면 알게 된다. 가난하면 몸을 더 써야 한다는 것도. 그래서 엄마가 전보다 눈에 띄게 몸을 쓰는 게 싫었다. 지금처럼 가난하지 않았을 때에도 엄마는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었지만 그게 당연하지는 않았다. 어떤 일이 당연해지거나 어쩔 수 없어지거나 해서 포기가 느는 게 가난이기도 하니까 싫었다. 엄마가 자꾸 부지런해지는 게.
“도움과 폐만 상상하니까 그렇지. 둘 사이에 길을 많이 만들면 다른 것도 오고가.” _「Friday 12」 중에서